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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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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원 : 작업도 수도다

작업도 수도다
 
 

편집팀

 
 
 
  얼마 전 선각으로부터 ‘작업도 수도’라는 말씀을 들었다. 작업이라고 하면 일을 하는 것인데 어떻게 수도가 된다는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힘든 걸 참아야 하는 것이라서 수도라는 말인가? 어쨌든 외동으로 태어나서 힘든 일이라고는 해본 적 없이 곱게 자란 내게 그 말씀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다.
  선각은 이 말의 의미를 직접 깨달아 보라며 도장 김장작업에 나를 추천했다. 힘들고 어려울 게 뻔한 일이라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선각의 마음을 알기에 도장으로 향했다. 3일 동안 계속되는 김장에는 꽤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첫날은 배추 뽑기와 배추를 잘라 절이는 작업이라 비교적 쉬웠다. 그러나 다음날이 되어 절여 놓은 배추를 씻고 옮기는 작업에 들어가자 체력이 한계에 부딪히며 실수가 잦았다. 등이며 어깨 손가락까지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특히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몸만 아프고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이런 작업이 무슨 수도가 될까 싶었다.
  하지만 ‘작업이 수도’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일을 그만둘 수 없어 이를 악물고 심고를 드리며 계속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몸이 서서히 풀리고 주변 분들과도 손발이 맞아갔다. 이마와 등에는 땀이 나기 시작했고 어느샌가 작업에 빠져들었다. 일하는 속도도 점점 빨라졌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한참을 그렇게 열중해서 하다 보니 어느덧 참 먹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작업을 잠시 멈추고 참을 먹으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내수 1: 우리 다들 오늘 처음 본 사람들인데 맘이 참 잘 맞는 것 같아요.
내수 2: 맞아요. 처음에는 몸이 좀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 고비를 지나고 나니까 몸 아픈 건 전혀 생각 안 나고 함께 일하시는 분들과 호흡이 척척 맞아서 정말 신기했어요.
 
  모두가 비슷한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나 또한 작업을 시작할 때는 힘들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다 들고 짜증도 올라왔었다. 그런데 한참 작업을 하다 보니 그 상념들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기도 모실 때조차도 잦아들지 않아 힘들었던 잡념이나 번뇌가 힘든 고비를 넘기며 작업에 열중하는 순간 마치 마술처럼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작업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일심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또 새로운 것을 배웠다. 전체가 잘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소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업할 때 옆에 있는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그의 움직임을 살피고 맞추다 보니 잘 맞는 톱니바퀴처럼 작업이 술술 풀려나갔다. 그러자 작업이 점점 즐거워졌고 힘든 상황임에도 그것을 극복하고 웃을 힘이 되었다.
  도장 김장을 잘하기 위해 상대를 배려해가며 작업함으로써 화합을 이뤄내고 있었다. 도전님께서 해원상생의 원리라고 하시며 훈시 말씀에서 늘 강조하신 화합이 이루어졌을 때 힘들기만 했던 일이 얼마나 수월하게 잘 되고 즐거워지는지 직접 깨닫게 되었다. 그제야 ‘작업도 수도다’라고 했던 말씀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김장작업을 통해 화합의 중요성을 알게 된 후 나의 수도생활은 이것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만 알던 이기적인 성격이 바뀌자 도우들과의 사이도 좋아졌다. 포덕사업도 잘 되어 이제는 수반들과 함께 작업에 참여하며 ‘작업도 수도’라는 말씀을 함께 체험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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