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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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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상생 :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서 오는가?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서 오는가?
 
 
연구위원 최정락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질수록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오늘날 극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풍토 속에서 물질 위주의 가치관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관은 물질적 성취에 몰두한 나머지 행복의 핵심적 요소가 될 수 있는 정신적 가치를 소홀하게 여김으로써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은 이 문제들의 중요한 원인이 물질주의적 행복관이라고 말한다. 물질주의적 행복관은 돈이나 재화와 같은 물질적인 것을 인생의 중심 가치와 성공의 잣대로 여길 뿐만 아니라 행복의 주된 요소로 간주하는 가치관을 뜻한다.01 즉, 물질을 소유한 정도가 행복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질적 소유의 증가가 반드시 지속적인 행복의 증가를 담보하지는 못한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 영국, 독일의 국민은 과거 50년 전보다 두 배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증가한 수입만큼 그들의 행복이 증대되지 않았거나 심지어 감소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는 경제용어로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이라고 불린다.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은 1974년 「경제 성장이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키는가?」라는 논문에서 소득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소득의 증가가 반드시 행복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02 다시 말해서 이스털린 역설은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이 정체되는 현상으로 소득이 높아지면 어느 정도까지는 행복도가 높아지지만, 일정 시점을 지나면 행복도가 더 증가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스위스 취리히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인 브르노 프라이(Bruno Frey)가 조사한 미국인 소득변화와 행복지수와의 관계를 나타낸 아래의 표를 보자. 표에서 점선은 1945년부터 1990년까지 미국인의 1인당 실질국민소득을 나타내고 실선은 평균 행복지수를 나타낸다. 이 그래프는 국민 소득이 일정 값을 넘어가면 더는 행복지수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물질적 소유가 증가함에 따라 사회 구성원의 행복이나 삶의 질이 지속해서 높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현상은 2018년 「세계행복보고서」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57위를 차지한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04 우리나라의 2017년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195개국 중 11위로 유사 이래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가 개인의 행복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된 연구를 보면, 2017년 우리나라에서 지난 5년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였고, 자살률은 195개국 중 4위이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에서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최하위이다. 이러한 지표들은 한국인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음을 보여준다.05 경제적인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 기본적 생활이 충족되고 나면 그 이후의 소득 증가는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제님을 신앙하며 대순진리를 수행하는 우리 도인들은 어떠한 삶을 지향해야만 하는가? 이에 대한 가르침은 다음의 도전님 훈시에 잘 나타나 있다.

날로 이 물질 위주의 현세주의로 우리 생활의 풍토를 삭막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으므로 우리 도인들이 앞장서서 물질적 성장만큼 중요한 정신적 성장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욱 그 어느 때보다도 종교인의 소명의식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06 
  이 말씀의 핵심은 물질적 성장만큼 정신적 성장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가 개인의 존엄성 회복과 공동체 의식의 함양, 사회적 정의 실현, 구성원의 유대감 증대 등의 정신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물질과 정신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렇게 물질과 정신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성장을 추구하게 되면 인간의 행복도는 증가할 것이다. 예컨대 전 세계에서 2018년도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평가받은 핀란드는 사회 구성원의 자존감과 자율성을 존중하며 친구와 이웃 간의 신뢰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07 핀란드인은 국민 전체의 복지를 지향하는 사회적 기반 아래 신뢰성, 자율성, 공동체 의식, 가정 화목 등의 건전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여 개개인이 높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물질적 풍요는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인간은 적절한 수준의 물질적 기반이 갖추어졌을 때 삶에 대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물질적 성장이 지속하더라도 물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황금만능주의와 같은 문화가 만연한다면 개인의 행복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찍이 상제님께서도 재물과 이익에만 사로잡혀 멸망할 지경에 이른 인간의 세태에 대해 크게 안타까워하셨다.08 이는 물질적인 만족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말씀이다. 우리는 물질과 정신의 조화 속에서 온전한 행복이 있음을 깊이 깨닫고 정신적 가치가 실현되도록 꾸준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01 박선웅 외 3인, 「물질주의와 정신건강: 경제적 수준으로 조절되지 않는 부적 관계」, 『보건사회연구』 37 (2017), p.369 참고.
02 이민아, 송리라, 「소득, 물질주의와 행복의 관계」, 『한국인구학』 37 (2014), pp.91-92 참고.
03 알로이스 스터처, 브루노 프라이, 『경제학 행복을 말하다』, 김민주 옮김 (서울: 예문, 2008) 참고; 헤리리뷰, 「‘행복 샘물’ 말라가는 자본주의 번영」, 《한겨레21》 2016. 5. 17 참고.
04 매년 3월 20일에는 유엔(UN)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세계행복보고서」가 발표된다. 유엔 자문기관인 지속가능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는 156개국을 대상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선택의 자유, 관용, 부패의 인식 등을 바탕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조사한다. 여기서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875점으로 57위를 기록하였다.
05 박선웅 외 3인, 앞의 글 p.369 참고.
06 《대순회보》 11호, 「도전님 훈시」.
07 2017년도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평가받은 덴마크는 지난 30년간 경제 호황과 침체를 거듭하는 동안에도 행복지수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는 경제가 행복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덴마크의 1인당 국민총생산은 5만 6천 달러가 넘으며 평균 소득세율은 50%가 넘기 때문에 관대한 복지제도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덴마크에서는 다른 국가보다 가족과 공동체의 소속감이 높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도 크다. 김윤태, 「행복지수와 사회학적 접근법」, 『한국사회학회 심포지움 논문집』 (2009), p.86 참고.
08 “이제 천하 창생이 진멸할 지경에 닥쳤음에도 조금도 깨닫지 못하고 오직 재리에만 눈이 어두우니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오.”(교법 1장 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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