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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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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원 : 당신 덕분에 닦아나갑니다!

당신 덕분에 닦아나갑니다!



편집팀




  지금부터 30여 년 전 대학생으로서 수도를 병행할 때였다. 입도하기 전에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던 성격이라 대인관계도 별로 없었다. 4학년이 되어 졸업을 앞두다 보니 취직 후 사회생활에 자신이 없을 것 같아 덜컥 겁이 났다. 나는 이러한 성격이 퍽 마음에 내키지 않았던 차에 친구의 권유로 수도생활을 하게 되었다. 막상 수도에 뜻을 두다 보니 현실은 생각 이상으로 혹독했다. 사람을 상대하면서 모든 일에 부딪히고 감정적으로 감당하기도 버거웠다. 매사 상황이 풀리지 않고 묘하게 어긋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답답한 마음에 방면의 선사에게라도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선무 : 수도가 이렇게 힘든지 몰랐습니다.
선사 : 어떤 것이 힘들게 하던가요?
선무 : 다른 선무의 말투 때문에 닦이고, 행동 때문에 닦이고…. 그런 상황들 때문에 하려는 일도 막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도를 닦을 만한 그릇이 안 되는 걸까요?
선사 : 그 사람 덕분에 닦아나가는 것이겠죠!



  선사는 웃으면서 가볍게 말을 했지만, 그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의 답답한 심정을 받아주기는커녕 지적을 했으니! 빈정상해 서운한 감정이 들다보니 선사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선사는 그냥 계속 웃으면서 말없이 나를 빤히 바라다만 보고 있었다. ‘아! 또 닦인다’라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아 말없이 포덕소를 나와 버렸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맑은 하늘만 쳐다보았다. 눈물이 마르니 감정까지 차분해져 그때서야 선사의 말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문제의 원인이 나의 바깥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 숨어 있다는 말인데. 그래 사건을 인식할 때 나의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해석했던 거야!’
  대순진리회 수도가 사람들 속에서 하는 인산(人山) 수도이다 보니 상대와 부딪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기질이 슬며시 드러난다. 무엇보다 감춰진 부끄러운 기질이 상대에게 노출되다 보니 감정이 상하게 되고 결국 누구 때문에 ‘닦이게 된다’는 느낌이 들면서 그 상대를 책망까지 한다. 그런데 선사가 던졌던 말은 내가 인정하기 싫었던 나의 기질을 생생하게 드러내 주었다. 선사와의 대화는 짧았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나의 모습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해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대순지침』에는 모든 일에 그 목적을 달성하려는 과정에는 반드시 장애가 있으니 이것을 겁액(劫厄)이라고 하였다. 겁액은 목적을 세우는 순간부터 나를 통해 발생한다. 목적이 없으면 겁액도 없는 셈이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 때문에 닦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수도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나의 겁액이 발생하고 그것을 닦아나가는 것이다. 내 주위의 사람들은 내 겁액을 닦아나가도록 도움을 주는 소중한 인연이다.
  나의 인식이 이렇게 바뀌게 되자 수도에 임하는 자세도 조금씩 달라졌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다 보니 나의 주위에 있는 모든 수도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솟아 나왔다. 이전에는 힘들 때마다 으레 “○○때문에 닦인다”라는 말이 무심코 튀어나왔다면 이제는 ‘○○덕분에 닦아나가는구나’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그렇다! 지금까지 외부의 사건이 나를 막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내 생각이 나를 막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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