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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제 의료봉사 활동을 다녀와서
분당제생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선화경
6월 4일 새벽, 선선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버스에 오르면서 내심 베트남의 더위를 걱정했습니다. 평소 인천국제공항을 가게 되면 설레고 즐거운 마음이었는데, 이번에는 여행이 아닌 봉사활동이라는 생각에 내심 긴장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한 부서(치과)를 담당하게 되니 부담감이 앞섰던 거 같습니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물품과 장비를 단원들 명의로 수화물에 부치고 개인 짐은 따로 들고 타야 할 만큼 장비도 많았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도착 후 대진국제자원봉사단 선생님들과 처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함께 수화물을 찾아 버스를 타고 하노이 공항 인근 위성도시인 타이응우옌의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여장을 풀고 간단하게 쌀국수로 점심식사를 마친 후 우리 봉사단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움직였습니다. 최종운 봉사단장님, 오성한 선생님, 박영규 선생님 등은 타이응우옌 의약과대학병원으로 이동하여 학술세미나를 진행했고, 저를 비롯한 다른 그룹은 빙옌면 보건소로 이동해 접수처 및 약국, 혈액 검사, 신경외과 및 물리치료실,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와 영상의학과, 치과까지 총 6개의 부서를 구축했습니다.
치과는 2층에 진료실이 있었는데 기존의 치과 검진용 의자와 타이응우옌 의약과대학병원에서 대여한 의자가 있었으나, 둘 다 일부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진료 시작 전까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6월 5일부터 7일까지 총 3일에 걸친 봉사단 진료는 무더운 날씨로 체력을 유지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진료를 받고 기뻐하는 환자들을 보고 많은 위안을 얻었습니다. 평생 병원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주민들이었기에 진료진들은 열악한 장비와 한정된 재료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는 여러 선생님을 보면서 치과의사로서 초심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으로 옷이 흠뻑 젖는 날씨였지만 통역 선생님들은 우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심을 담아 전달하느라 고생했습니다. 치과는 특히 장비 소음과 대기실 환자 소음이 심해 통역 선생님의 목이 쉴 정도라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습니다. 3일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깊이 잠들었을 만큼 우리 봉사단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이번 봉사활동 기간에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습니다. 활동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 일행은 숙소 근처에서 간단한 뒤풀이를 했습니다. 마침 이날 축구대회 킹스컵에서 베트남 대표팀과 태국 대표팀의 라이벌 매치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텔레비전 앞에서 베트남 대표팀을 응원했습니다. 우리 일행도 베트남 대표팀을 응원했는데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경기 막판에 골이 터졌고 극적인 기쁨에 손님들 모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저는 축구에 열광하는 베트남 사람을 보면서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박항서 감독을 통해 성장하는 베트남 축구팀과 그 덕분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을 생각하며 우리의 작은 활동이 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소망했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병원 곳곳에서 근무하시는 여러 선생님과 마주하고 소통할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봉사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신 씨젠의료재단 및 대진국제자원봉사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 분당제생병원 참진료 나눔 봉사단(10명)
소아청소년과 최종운 전문의, 가정의학과 박영규 전문의, 신경외과 오성한 전문의, 치과 선화경 전문의, 영상의학과 임보라 전공의, 치과 이진실 치위생사, 재활의학과 노영우 물리치료사, 81병동 정보람 간호사, 내과계중환자실 조윤희 간호사, 사회사업팀 신재은 의료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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