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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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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복지재단의 꽃, 조리실의 하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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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재단의 꽃, 조리실의 하루는



복지재단 조리실 실장 전안수




  올여름도 여느 해처럼 무척 더웠다. 하지만 불을 다루는 조리실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작업복이 땀으로 흠뻑 젖었어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자 여념이 없다.
  처음 복지재단에 발을 디뎠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준비해야 할 식사 수가 많이 늘었다. 조식과 석식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크게 변동이 없지만, 중식은 불규칙하다 보니 간혹 밥과 찬이 부족한 때도 있었다. 다행히 추가로 밥과 반찬을 준비하는 동안 불편한 기색 없이 기다려주시는 모든 분께 참으로 감사하다.
  우리 조리실 식구는 실장인 저를 비롯해 영양사 3명, 조리사 6명, 조리원 15명, 그리고 보조 역할을 해주시는 분 4명, 이렇게 29명으로 구성되어있다. 언뜻 생각하면 조리실에 무슨 30명이나 일을 하느냐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지만 실상 구분을 해보면 정해진 시간 안에 최소한의 인원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우리는 3개 조로 구분해서 하루 2교대를 한다. 한 조에 일할 수 있는 인원은 적게는 6명에서 많게는 8명 정도가 400~500명 정도의 한 끼 식사를 준비하고 마무리까지 한다. 하루 근무 중 휴식이 한 시간 있지만, 일하다 보면 쉬지 못하는 날도 있다. 그래도 불평불만 없이 책임을 다해주시는 직원들이 늘 고맙다.
  조리실의 일과는 새벽 3시 10분에 출근하는 취사조가 3백여 명의 밥을 하면서 시작한다. 직원들은 각자 알아서 먹지만, 어르신들은 개인 그릇에 담아야 하고 치아가 없거나 속이 불편해서 밥을 못 드시는 어르신은 죽, 죽도 못 드시는 어르신은 미음을 드리고 있다. 또 밥도 잡곡밥과 당뇨밥, 드시는 분의 식사량에 따라 그릇에 6부, 8부, 가득 담아서 내야 한다. 당뇨밥은 무게를 재야 하는 번거로움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성을 다해 잘 해내고 있다.
  조리사와 조리원은 4시에서 5시 사이에 출근한다. 김치를 포함해서 4종의 반찬을 일반식과 저염식, 당뇨식, 매운맛, 안 매운맛 등을 구분해서 조리사가 조리를 해주면 조리원들은 어르신들의 식사조건에 따라 일반식, 치아가 없어서 못 드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다지거나 갈아서 각각 1인 그릇에 세팅을 한다. 그리고 어르신께 제공해드릴 밥차에 싣는 작업까지 오전 6시 30분~40분에 마무리하는 작업이기에 영양사를 비롯해 조리사, 조리원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까다로운 조건이지만 어르신들을 이렇게 살펴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 복지재단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또 복지재단에는 요양시설이나 노인병원 이외에 낮 동안 어르신을 돌봐드리는 주간보호센터라는 시설이 있다. 여기도 중식을 제공하는데 현재 인원은 50명이 넘는다. 센터에는 단체급식으로 드리면 자체에서 세팅한다. 이렇게 조식과 중식을 제공하고 마무리 세척까지 해서 오후 3시에 퇴근하는 팀을 A조라 한다.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출근하는 조리사, 조리원, 보조 등 이분들은 당일 저녁 식사에 제공할 음식도 조리하지만, 다음날 쓸 식자재를 각 음식에 맞도록 재단하고 조리원 선생님들은 채소나 생선, 해물 등등 여러 가지의 식자재를 썰고 다듬고 씻고 삶아서 조리사한테 넘겨준다. 이런 모든 준비가 끝나면 저녁을 준비하여 어르신과 직원들한테 제공하고 남은 시간에 각자의 맡은 구역 청소를 하고 마무리 세척까지 끝나는 게 오후 8시인데 이 팀을 B조라 한다.
  청소는 시청이나 보건소에서 검열이 나왔을 때도 굳이 안에까지 들어가지 않고 모든 집기가 깔끔하게 정리정돈 되어있는 것만 보고도 더 볼 것이 없다 하고 돌아갈 정도다. 하수구 트랜스까지도 각자가 맡은 구역을 말끔하게 청소하여 항시 청결하게 유지하고 있다.
  어느 단체나 먹고 사는 것은 정말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먹기 위해 산다는 사람도 있지만 살기 위해, 일하기 위해 먹어야 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각양각색의 개성을 지닌 까다로운 입맛에 맞추기는 참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복지재단에서는 3년 전부터 도장에서 보내준 10년 이상 묵은 천일염을 볶아서 잡내를 모두 제거해서 쓴다. 음식이 짜고 씁쓸한 맛 없이 부드럽고 구수해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예전에는 어르신이나 직원들이 짜고 쓰니 음식이 맛깔스럽지 않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은 라운딩(어르신들 식사 설문조사)을 가도 불만은 간혹 몇몇 분이고, 다들 아주 맛있다고 한다.
  자고로 음식을 하는 사람들은 느긋한 성격보다 깐깐한 사람이 낫다. 음식 맛을 내도 깔끔하고 칼칼하고 색감이나 비주얼 역시 최고라 할 수 있다. 음식은 맛도 잘 내야 하지만 첫눈에 호감이 가서 젓가락이 저절로 갈 수 있게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아무리 맛있게 해도 고개가 갸우뚱할 모양이라면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사람마다 성격이나 능력도 달라서 일하는 스타일도 다르지만 같은 곳에서 일하는 만큼 화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책임자로서 믿음이 가면서 또 든든하다. 조리실 선생님들의 노고는 누가 보아도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고 격려를 아낌없이 해주고 있고 늘 부족함이 많은 저를 믿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또 조리실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일이 생기면 지체하지 않고 달려와 이곳저곳을 손봐주시는 방제실, 영상팀 선생님들께도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정성에 정성을 다하면서 서로 협력 화합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다 보면 일을 함에 수월해질 것이고 음식 맛은 더더욱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우리 조리실은 삼 년 동안 한 명의 이탈자도 없었다. 그만큼 신뢰나 일하는 환경 조건이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해마다 여름이면 무더위에 힘들고 아프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수도 있는데 잘들 견뎌주어서 너무도 감사하다.
  나는 10년 전에 갑상선 유두암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기관을 모두 절제했다. 그러니 호르몬이 불규칙하여 일 년에 몇 번은 체력 고갈로 손가락 하나도 꼼짝할 수 없는 몸 상태가 되곤 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호르몬에너지가 생성되지만, 나는 약으로 하루를 생활하니 때로는 체력이 버티질 못한다
  겪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어쩌면 꾀병 같은 현상으로 오랜 세월을 오해도 많이 받아왔고 복지재단에 일하러 처음 올 때도 그러한 이유로 혹시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망설였다. 일을 눈앞에 두고 대충하는 성격이 아니니 때로는 몸도 축나고 미련하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 또 이렇게 깐깐한 내 성격 때문에 불편했던 선생님들도 많았을 것인데 이제 이런 내 모습을 선생님들도 그러려니 하고 신경을 덜 쓰게 많은 배려를 해주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이 글이 정성 가득한 음식을 준비하느라 애를 쓰고 있는 조리실 선생님들한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선생님들 힘냅시다. 너무너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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