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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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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코너 : 회문산 답사 이야기

회문산 답사 이야기



배봉3 방면 교감 김정숙


▲ 깃대봉에서 바라본 회문산



  “핫 둘 핫 둘 … 허걱.”
  이 육중한 몸을 이끌고 올라간 회문산 정상. 가파른 회문산 산세에 다시 한번 다이어트를 다짐해 본다. 우리 방면 임원들은 상제님께서 공사 보신 회문산으로 답사갔다. 이곳은 풍수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와서 본다는 명당 24혈이 있는 곳이다.
  힘들게 837m 큰 지붕 정상에 올라간 탓에 도대체 무슨 명당 혈이 이런 곳에 있는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막상 정상에 올라 깃대봉, 천마봉, 삼연봉, 또 투구봉, 저 멀리 모악산까지 바라보니 ‘조선 강산 명산이라’는 구절이 절로 떠오른다. 그리고 내 눈에도 다 명당으로 보였다.
  우리 일행은 우선 주차장에 있는 안내판 앞에서 산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성곽처럼 보이는 노령문을 지나 회문산 역사관을 들렀다. 『전경』에 나오는 홍성문이 이곳에서는 성문대사로 알려져 있고, 그가 지은 회문산가(回門山歌)라는 노랫말에서 회문산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설과 조평이란 사람이 조선 인조 때 회문산 주변 땅을 하사받아 마을은 회문리로, 산은 회문산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명이 있었다.
  홍성문은 전라도 임실 사람으로 서출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자신을 해하려는 이복형제의 위협을 피해 어린 나이에 회문산으로 들어가 공부해서 득도했다고 한다. 홍성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자니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27년 헛도수 공사가 떠올랐다. “홍 성문이 회문산에서 27년 동안 공부한 것이 헛된 일이니라. 그러므로 이제부터 27년 동안 헛도수가 있으리라”(예시 53절)라는 이 구절은 나에게 와닿은 적이 없었다. 나랑 상관없는 그 시절 그들의 공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왕후장상에 대해 교화로 많이 들어와서 그런지 막연히 그런 공사를 보셨으려니 생각만 했다.
  왕후장상을 바라다가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신명들을 위해 상제님께서 차경석을 해원 두목으로 하여 공사 보신 내용(공사 2장 19절)이 있다. 상제님께서 화천하신 후 차경석이 종교 활동을 시작하여 보천교를 만들고 차천자라고 까지 불리며 27년간 왕후장상을 꿈꾸다가 갑자기 죽으니 우리는 이를 일러 27년 헛도수라고 얘기를 하곤 한다. 풍수에 능했던 홍성문이 어느 머슴에게 명당을 알려줘서 만석꾼이 되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아 도로 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또 생각해 봤다. ‘과연 왕후장상의 해원이 보천교를 통해서만 끝났을까? 지금 우리가 도통을 하기 위해 수도하고 있다지만, 임원이 되어서 권위의식에 휩싸여 혹여 다른 꿈을 꾸는 것은 아닐까?’ 시간이 흐를수록 ‘도전님 훈시대로 하지 않으면 수도한 세월이 헛공부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일어나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홍성문이 막상 통달하고 보니 이곳은 자기가 쓸 수 있는 기운도 아니고 때[時]도 아니었다고 한다. 상제님께서 행하신 공사 중에는 홍성문의 예처럼 사람을 통해서 보신 공사가 많이 있다. 또 종도에게 물으시고 그 대답으로 공사를 결정하신 일도 적지 않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고 보니 말을 삼갈 줄 알아야겠다는 경계심이 들었다. 한마디 한마디를 공사에 쓰셨고, 지금도 진행 중이니 내가 내뱉은 말이 진심이든 우스갯소리든 내 앞날에 쓰이겠다고 생각이 미치자 저절로 입이 다물어졌다. 만석꾼 일화도 결국은 마음을 잘못 쓰면 명당 기운을 거두게 되고 내 심보가 나를 헛도수로 살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여러 가지 복잡미묘한 생각이 차올랐다.
  그렇게 조용히 정상을 향해 올라가다가 우리는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가파른 산행을 했다. 나는 뒤처지기 싫어 선두에 서서 부지런히 올라가다 보니 여근목(女根木)과 천근월굴(天根月窟)을 만났다. 남자 산인 회문산 속에 여성을 상징하는 나무 여근목이 있고, 천근월굴이라는 굴이 있다. 천근월굴에 대한 안내문에서 설명하길 천근은 양(陽)인 남자를 상징하고 월굴은 음(陰)인 여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양 속엔 음이 존재하고, 음 속엔 양이 존재한다. 회문산은 음이든 양이든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연의 섭리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천근월굴 앞엔 바둑판을 연상하게 하는 줄이 그어진 넓은 바위가 있고, 천근월굴이란 단어가 소강절 선생의 시구에 나온다고 하며 소강절 선생과 관련한 일화도 잠시 듣고 우린 계속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회문산은 『전경』에 다섯 구절 나온다. 혈을 말씀하실 때도, 국운을 돌리고 정기를 뽑고 하시는 속에서도 홍성문을 통한 헛도수 공사를 보실 때도 회문산 기운으로 보셨다. 아마도 오선위기형이라는 회문산의 기운 때문이리라.
  그럼 오선위기가 무엇인가? 우리 도인들은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는 벽화를 떠올릴 것이다. 국운에 대해 교화할 때 오선위기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답사를 다니면서 내가 하나만 알지 둘은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둑의 시조 단주의 해원 도수를 회문산 오선위기혈에 붙여 조선 국운을 돌리려 함이라”(공사 2장 3절) 나는 이 문구에서 조선 국운을 돌린다는 내용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단주 해원도수는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남북한이 어떻게 될까 하는 시국적인 것에만 관심을 두는 편향적인 성격과 또다시 마주하게 되었고, 오선위기혈이 단주 해원과 후천의 지상선경을 건설하는 아주 큰 뜻이 담긴 천지공사인 줄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체감할 수 없어서 그냥 읽어 내려가기만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과거 나는 단주 해원공사에 대한 교화를 들었을 때 ‘내가 내 한(恨)의 근원을 알고 내 마음을 풀어가고 안 좋은 관습은 내 대에서 끊어내며 살면 되지, 왜 단주의 원까지 해원시켜야 하는가?’라는 반항적인 의문을 품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하나로 천지의 모든 근원에서 해원되어야 선경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그걸 해내면 너도 그걸 해낼 수 있게 도와주고 이끌어주며, 많은 사람이 해원 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회문산에 다녀오고 나니 오선위기의 기운이 발음되어 바둑판과 바둑돌이 주인에게 돌려지는 운이 펼쳐져 우리나라가 앉은 자리에서 득천하 할 그날이 기다려진다. 몸은 고됐지만, 나의 지난 수도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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