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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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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원 : 한마음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느니라

한마음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느니라



편집팀


  태풍 ‘루사(RUSA)’가 한반도를 강타했던 2002년의 일이다. 당시 루사는 전국적으로 사상 초유의 피해를 주었는데, 특히 강원도 강릉 지역에는 일일 강수량 870.5mm라는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강릉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던 그 날, 나는 강릉에서 차로 40여 분 거리에 있는 동해시에 있었다. 태풍의 영향으로 동해시에도 종일 많은 비가 내렸다. TV에서는 계속해서 태풍 관련 기상 특보가 보도되었다. 보도 내용 가운데 내 마음을 초조하게 만드는 소식도 있었다. 그것은 폭우 때문에 동해에서 여주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대부분 도로가 일부 유실되어 차량 통행이 금지되거나 원활치 않다는 내용이었다.
  너무나 초조했다. 그다음 날이 바로 공부 드는 날이어서 여주본부도장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공부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어떤 어려운 상황이 와도 내게 주어진 공부 자리는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와중에 내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게 또 있었다. 그것은 유·무선 전화까지도 불통이어서 회관이나 본부도장에 이곳의 상황을 알릴 방도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였다. 과연 내일 본부도장까지 제대로 갈 수 있을지를 걱정하며 하룻밤을 보냈다. 문득 동해역에서 태백을 거쳐 원주로 가는 기차 편이 생각 나서 다음 날 이른 아침 기차역으로 가보았지만, 기차 역시 운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여주로 갈 방법이 없단 말인가!’ 만감이 교차했다.
  포덕소에서 돌아와 많은 생각을 했다. 문득 ‘천지공사를 받드는 일인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상황은 안 좋았지만 포덕소에 가만히 앉아서 포기할 수만은 없어서 방면 선감께 “저를 고속도로가 유실된 지점까지만 태워다 주시면 거기서부터 강릉까지는 걸어서라도 가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방면 선감께서도 상제님께 심고 잘 드리고 해보라고 하셔서 서둘러 포덕소를 나왔다.
  출발한 지 10여 분이 되자 도로가 끊어졌다. 뉴스에 보도된 대로 도로 일부가 폭우에 휩쓸려 무너져서 차량 통행이 불가능했다. 그곳에서부터 강릉 버스터미널까지는 30km가량 더 남아 있었다. 차로는 30분 정도면 갈 거리지만, 걸어서 간다면 6시간 이상은 족히 걸릴 거리였다. 만약 강릉까지 계속해서 걸어가야 한다면 여주본부도장에 제시간에 도착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막막한 마음에 상제님께 심고를 드리며 무너진 도로를 건너서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일인가! 바로 그때 저 앞에서 마치 대기하고 있었다는 듯이 SUV 차량 한 대가 오는 것이 아닌가. 차량 기사는 도로가 끊어진 지점까지 와서 잠시 현장을 둘러보고는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다급한 마음에 차로 달려가서 강릉까지 가는데 태워 달라고 부탁하자 선뜻 차에 타라고 했다. 절로 ‘상제님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이 들며, ‘신명의 덕화’가 있음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에도 우여곡절 끝에 다른 승용차를 두 번 더 얻어타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강릉 버스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여주까지 곧바로 가는 버스 노선이 없었기에 원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강릉에서는 잔뜩 흐려있던 하늘이 대관령을 넘자 마치 다른 세상에 오기라도 한 듯이 맑게 개어있었다. 이후 원주를 거쳐 도장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때의 일은 나에게 “이제 범사에 성공이 없음은 한마음을 가진 자가 없는 까닭이라. 한마음만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무슨 일을 대하든지 한마음을 갖지 못한 것을 한할 것이로다. 안 되리라는 생각을 품지 말라.”(교법 2장 5절)라는 상제님의 말씀을 마음속 깊이 새기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노심초사하며 겪었던 이 소중한 경험은 나의 도심이 흐트러질 때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 하는 수도생활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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