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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0년(2020)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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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통심정을 위한 공감과 경청

통심정을 위한 공감과 경청



연구원 김성호




  우리는 수도과정에서 매일 누군가를 만나 소통하며 살아간다. 이 만남이 친밀하고 깊이 있는 관계로 발전하려면 올바른 소통을 통해 서로의 심정(心情)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심정은 사람의 내면으로부터 일어나는 감정과 심리로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을 뜻한다. 마음으로도 불리는 심정은 깊은 바닷속 심해(深海)처럼 속마음에 내재하고 있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뿐더러 대화를 통해 진심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면 속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특성 탓에 우리는 이따금 상대방의 속마음을 알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고, 속마음을 오해하여 그것이 미움으로 변해 갈등상황을 경험하기도 한다.
  상대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서로가 자기 관점에서 이해하고 판단하면 소통의 문이 닫혀 타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속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타인의 심정을 내 마음 보듯 훤히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마음을 열고 심정을 헤아리려고 노력하면 당면한 갈등상황을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단, 이런 관계가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소원한 감정 없이 상생 관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진심으로 공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감이란 타인의 마음을 같이 느끼고 진심으로 그 심정을 헤아려주는 것이다. 일례로 일상에서 어떤 상황이나 관계문제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거나 억울함이나 외로움 등을 느낄 때 우리는 자신의 심정에 누군가가 공감하고 경청해주기를 바란다. 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 욕구이다. 그 기저에는 무엇보다 자신의 심정을 진지하게 대해주길 바라는 속마음이 있다.
  이 상황에서 누군가가 마음의 문을 열고 응어리진 심정을 진심으로 이해한다고 했을 때 상대방이 느끼고 있는 마음에 공감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마음의 문을 열고 오롯이 화자의 관점에서 같이 느끼고 지각한다는 점에서 공감은 의사소통의 마중물로도 불린다.
  만약 소통 과정에서 공감이 없으면 그것은 단편적 의사전달일 뿐이다. 따라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심 어린 공감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느끼는 생각과 감정에 정확하게 마음을 포개어 공감할 때 마음의 선이 맞닿아 서로의 심정을 이해하고 성숙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공감적 이해를 위해서는 대화 시에 순간순간 경험하는 감정을 솔직히 인정하고 수용하며 솔직하게 자신을 개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01 청자와 화자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온전히 개방하였을 때 서로의 심정이 통할 수 있는 마음의 문이 열리고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 이는 굳게 닫힌 문으로 신선한 바람이 들어오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열린 마음으로 공감이 이루어지면 상대의 심정을 동정이 아닌 인간적 가치와 긍정적 존중의 태도로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으로 불리는 이 태도는 상대방을 공감할 때 어떠한 조건도 달지 않는 긍정적 수용과 존중의 태도인데, 이는 종종 어머니의 조건없는 내리사랑에 비유된다. 예컨대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자신의 자녀가 공부를 잘하거나 말을 잘 들을 때와 같은 조건부 사랑이 아닌 이 세상에 태어난 그 자체로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는 조건없는 내리사랑이다. 공감을 위한 이 태도는 자신의 가치조건에 비추어 상대를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대하듯 인간적 가치와 존중의 태도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서로의 심정을 헤아려 상호 간의 마음과 마음이 통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심정에 충분히 공감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소통 과정에서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경청도 중요하다. 경청이란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귀담아듣는 태도로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말하려는 의도와 심정을 주의 깊게 듣는 것이다.02  공감이 의사소통의 마중물이라면 경청은 한 개인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소통의 가교 구실을 한다. 일상에서 매일 주고받는 대화에서 듣기는 어찌 보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대화 시에 전달되는 언어의 겉말에만 귀를 기울이고 속으로는 내 생각을 하거나 자신의 가치관에 빗대어 상대의 말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경청할 때는 마음을 다해 듣되 잠시 자신의 의견과 생각에 판단이나 평가는 중지하고 있는 그대로 상대방의 관점에서 들어주어야 한다. 이때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는 말의 내용과 더불어 그 밑 마음에 깔린 정서와 감정, 표정과 행동까지 귀 기울여야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이처럼 경청을 위해서는 오감을 열어 상대가 전달하는 언어적 메시지와 비언적 메시지를 온 마음을 다해 들어야 참된 소통을 실천할 수 있다.
  서로가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상대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는 일은 선·후각 간의 통심정(通心情) 도모에 중요한 요인이다. 그 까닭은 서로가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의 길이 틔어야 상호 간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고, 상대의 마음에 공감하고 경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상호 간에 대화의 길이 막혀서 소통되지 않으면 상호존중과 신뢰가 싹틀 수 없고 화합과 단결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체계 질서도 확립될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 도전님께서는 “자모지정(慈母之情)과 은사지의(恩師之義)의 심정으로 통심정이 되게 힘써라”,03 “윗사람은 모자의 정과 애휼(愛恤)의 마음으로 아랫사람에게 대하고, 대화의 길을 틔어서 수반체계를 관리하라04”라고 말씀하셨다.
  수도에서 통심정은 단순한 언어의 소통을 넘어 선·후각이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자모지정과 은사지의의 심정으로 혼연일체되어 서로의 마음과 뜻이 통하는 것이다. 이는 서로가 참된 소통으로 화합하기 위해 반드시 이행해야 할 실천사항이다. 선·후각이 모두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말에 공감하고 경청하기 위해 노력하면 대화의 길이 단절되지 않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수도과정에서 공감과 경청은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며 선·후각 간에 심정을 통하여 화합을 도모하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경청은 서로의 심정을 이해하여 마음을 통함에 있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태도를 고사에서는 이청득심(以聽得心) 즉,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고 하였다. 수도과정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잘 경청해야 서로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고, 그 심정을 이해해야 공감도 할 수 있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심복(心服) 05을 받을 수 있다.
  도전님께서도 “임원과 도인은 심정을 서로 통하여 혼연일체가 되라. 심정으로 닦은 덕(德)의 공(功)이 크니라”고 말씀하셨듯 융화단결을 위한 상호 통심정의 과정에서 서로가 고마운 마음과 위하는 경상애하의 마음으로 공감하고 경청한다면 더 큰 화합을 이루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선·후각이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과 위하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선각자의 경우 자애로운 어머니의 사랑인 자모지정의 심정으로 후각을 살피면 그 누구도 소홀할 수 없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로 인식될 것이다. 통심정을 위한 선각자의 마음가짐이 자모지정의 심정이라면, 후각은 선각자에게 은사지의의 심정을 가져야 한다. 은혜로운 스승에 대한 의리인 은사지의의 심정으로 자신을 도문에 들어오게 이끌어준 선각자에게 늘 감사하며 은의를 저버리지 않는다면 서로의 심정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01 천성문, 박명숙 외 5명 공저, 『상담심리학의 이론과 실제』 (서울: 학지사, 2010), p.163 참고.
02 김춘경, 이수연 외 3명 공저, 『상담의 이론과 실제』 (서울: 학지사, 2011), p.40.
03 『대순지침』, p.67.
04  『대순지침』, p.54.
05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성심을 다하여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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