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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0년(2020)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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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그리운 아버지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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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아버지께



자양57 방면 교감 김정순


새벽 3시 55분
소나무 숲에서 오는 시원한 바람 소리, 영대의 풍경소리, 수호견
짖는 소리, 풀벌레 소리, 드나드는 차량 없이 한적한 일주문 초
소로 들려오는 정겨운 소리에 수호의 눈을 반짝입니다.



새벽 5시 45분,
떠오르는 태양에 외수동 뒷벽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하면
수호자들 모두 모여 양위 상제님과 도전님께 인사드리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날 덥다고 챙겨주시는 수호팀장의 푸짐한 아이스바
식당에서 챙겨주신 삶은 찰옥수수
수도인들 누구나 좋아하는 박카스
수호자 회식 등은 5박 6일의 토성도장 수호를 더욱 즐겁게합니다.
전국적으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만날 땐 마치 피서객이 된 듯한 기분입니다.



무엇보다 수호초소에서 본 오래된 회보에서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딸자식의 꿈에 나타나 하신 말씀
“네가 매달 보내주는 것 잘 썼어. 그리고 병도 다 나았어”라는 글
을 보는 순간 ‘아! 어쩌면 우리 아버지 뱃속의 암 덩어리와 배에 있
는 상처도…’



1995년, 당신한테만은 그리도 어여쁜 막내딸이었기에 평범한
 삶이 아닌 수도의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 저는 평생 본 적 없는
 당신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애절한 만류에도
 도를 향한 마음에 변함이 없다며 모질게도 제 길을 걸었습니
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암 진단을 받으셨고 수술실에 들어가셨지요.
하지만 암세포의 전이가 심해 수술 못 받고 나와 계시던 중 개
복 부위가 아물지 않는다며 다시 수술, 그 수술 자국이 채 아물
기도 전에 떠나신 아버지.



당신의 마지막 그 모습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면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는데 그 수기를 읽으며 그간 제가 수도를 잘하진 못했
더라도 여태 버텨온 세월이 있으니 아버지의 병과 아물지 않았
던 배의 상처도 회복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분 좋은 기대를 해
봅니다.



작년 7월 어느 날
당신께서 뽀오얀 두루마기를 입으시고 환한 모습으로 엄마 꿈에
 나타나 “여보! 나하고 손잡고 같이 가세.” 하셨다며 엄마는 “이
 나이에 나란히 걸어가는 것도 남사스러운데 손을 잡고 어찌 같
이 가겄소.” 하시며 안가겠다고 하시니 “그래도 같이 가자”고
 하시는 당신의 손을 부끄러움 무릅쓰고  잡고 같이 가시는 꿈
을 꾸고 난 후 엄마는 “죽은 이가 나타나 함께 갔으니 내가 이제
갈 때가 됐나 보다” 하셨지만 저는 “엄마! 그런 게 아니라 아버
지가 엄마한테 도의 길로 인도하시려고 오신 것 같아”하며 입도
를 권했습니다.



그간 제가 입도를 권할 땐 매번 안 하겠다고 하시더니 당신의 한
번 꿈속 출연으로 흔쾌히 입도하시고 매달 성모시며 기도시간
이면 상제님께 심고를 드리신답니다. 자식들 건강하고 행복 하
라고 늘 백팔염주 돌리시던 엄마가 핸드폰 알람이 울리면 두 손
 모아 상제님께 심고 드리는 모습엔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당신 떠나신 지 어느새 21년.
아버지 마음 많이 아프게 하며 시작한 수도이지만
돌아보면 세월의 무게만 더한 것 같아 면목이 없습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늘 운수 마당을 향해 있답니다.
아버지~!
우리 그곳에서 얼싸안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그 날을 고대해봅
니다.



입추 지나고 시원한 비바람 들오는 밤에 당신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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