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종 : 인도(人道)의 오상(五常)
인도(人道)의 오상(五常) 대순종교문화연구소 최치봉
들어가는 글 이 글에서는 위 교법 3장 47절 중 상제님께서 종도들에게 말씀하신 오상(五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의예지신의 오상은 예부터 지금까지 흔히 사용하는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오상은 사람의 내면에 선천적으로 갖춘 덕성으로 태어날 때부터 본래 가지고 있는 이치나 도리를 말한다. 이에 오상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하는 다섯 가지의 당위법칙을 뜻하기도 한다.01 하지만 실생활에서 인의예지신은 여건과 상황 속에서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발현된다. 이러한 점에 있어 오상은 명확하게 규정짓거나 한가지 정의로 재단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측면이 있다. ● 불수편애편오왈인(不受偏愛偏惡曰仁) 편(偏)은 ‘치우치다’, ‘편향되다’, ‘편벽되다’의 뜻으로, ‘어느 한쪽만을 사랑하거나(아끼거나) 미워하지(싫어하지) 않는 것’을 인이라 설명한다. 우선 ‘불수편애’라는 것은 타인에 대한 사랑이 어느 한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침을 경계하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정인에 대한 치우친 사랑은 그 사람의 잘못된 행위를 축소하거나 옳은 행위를 과장하게 하고, 이를 통해 집단 안에서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또한 그 편애의 대상자가 되지 못한 이들이 편애의 대상자를 시기, 질투하여 그 집단의 화합을 해칠 수 있다. 그러므로 편애를 경계해야 하는 것이니, 편애하지 않는 것은 곧 인을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 불수전시전비왈의(不受全是全非曰義) 『대순지침』의 “내 경위만 옳고 남의 주장을 무시하는 데서 반발을 일으켜 서로 미워하다가 마침내 원한을 품어 척을 맺는 법이다.”04라는 구절을 전시전비하여 일어나는 불의가 곧 원한과 척이 됨을 알려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의는 자신과 다른 견해를 전적으로 옳거나 그름으로 여기는 이분법적 관점이 아닌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해야 함을 강조하신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도인들간에 ‘상호이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05 자신의 관념이나 지식체계에 한정하여 옳고 그름을 단정하는 것은 의사소통과 화합에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집단이나 단체를 바라보는 측면에서 한 집단의 생각이나 의견이 전적으로 옳다거나 그르다고 여기는 편견 역시 그 집단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위와 핵심을 놓치게 할 수 있다.
이 훈시 말씀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개개의 의견은 진리에 있어 각각의 단면을 말하는 것으로 관점과 위치에 따라 달라 보일 뿐, 그 의견들이 ‘전시전비’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다. 그 단면들이 자유롭게 수용되고 조율될 때 경위가 더 올바르게 설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옳을 의’라는 것은 옳고 그름의 이중성에 함몰되지 않고 다양성 가운데 조화로움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강(强)은 ‘강하다’, ‘굳세다’, ‘거스르다’, ‘순종하지 않다’의 뜻이다. 편(便)은 ‘편하다’, ‘아첨하다’의 뜻으로 대구의 형태를 고려할 때 강을 ‘강하다’, ‘굳세다’로 해석하면 ‘편하다’의 뜻이 자연스럽고, 강을 ‘거스르다’, ‘순종하지 않다’로 해석하면 편은 ‘아첨하다’는 해석이 자연스럽다. 이러한 자의를 바탕으로 논의해 보면 너무 강하고 굳센 태도는 사람 사이에 경직을 일으키고 인간관계를 딱딱하게 만들게 되어 소통이나 조화가 어렵게 된다. 나아가 이러한 굳셈과 강함은 화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07 이와 반대로 너무 격의 없이 편한 것을 추구하면 서로의 관계가 방자해지고 상하 간의 질서가 무너져 상대를 무시하거나 낮추어 보게 된다. 처세의 측면에 있어서도 상대방에 대하여 오롯이 강하거나 거스르는 태도로 대하거나, 또는 아첨하여 상대방의 의견에 무분별하게 동의하거나 인정해주는 것은 모두 예라고 할 수 없다. ● 불수자총자명왈지(不受恣聰恣明曰智) 총(聰)은 ‘귀 밝을 총’의 뜻으로 ‘총명함’과 ‘민첩함’을 의미한다. 이는 상대방의 뜻과 의도를 명확하게 인지하여 상대방이 요구하는 말과 행위를 함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명(明)은 ‘밝다’라는 뜻을 기본으로 하여 ‘사리에 밝음’, ‘눈이 밝음’, ‘현명함’의 뜻을 내포한다. 이는 개인의 인지나 인식능력으로 사물의 이치를 깨우쳐 무지의 어둠에서 벗어남을 말한다. 자(恣)는 ‘방자하다’, ‘방종하다’의 뜻으로 구속됨이 없이 제멋대로 행하거나, 어려워하거나 조심스러워하는 태도가 없음을 말한다. ● 불수남물남욕왈신(不受濫物濫欲曰信) 신(信)은 믿음을 말하며, 믿음은 의심 없는 굳은 신념을 뜻한다.11 수도인에게 있어 이 믿음은 도와 이 도를 주재하시는 상제님을 향한다. 『대순지침』에는 “백성이 국가를 믿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믿지 않는다면 난신적자(亂臣賊子)가 될 것이다.”12라고 되어 있는데, 난신적자란 나라를 어지럽히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을 일컫는다. 결국 믿음이라는 덕목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가정뿐만이 아니라 나라의 기반도 흔들리게 됨을 지적하신 것이다. 가정과 나라에서도 이러할진대 수도인으로서 도에 대한 믿음이 부실하고 어그러지면 어찌 되겠는가? 이는 결과적으로 난법난도를 초래한다.13 나가는 글 상제님께서 종도들에게 말씀하신 오상(五常)은 인도(人道)에서 이를 구현하는 실천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편애편오·전시전비·전강전편·자총자명·남물남욕을 받아들이거나 용납하지 않음을 인·의·예·지·신이라 이른다.”는 상제님의 말씀은 종도들을 향한 것이었고, 종도들의 일상생활에서 아주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오상에 대한 뜻을 풀어주신 것이라 여길 수 있다.
상제님께서 오상을 통해 종도들에게 가르침을 주셨듯이, 도전님께서도 지금의 수도인들에게 오상의 덕을 실생활에서 베풀 것을 훈시하셨다. 우리는 이미 훈회와 수칙을 바탕으로 실천적인 수도생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볼 때, 다변하는 사회와 복합적으로 얽히는 가치관 속에 처한 지금의 수도인들에게 오상에 대한 상제님의 가르침은 도덕적 행위의 판단과 실천에 올바른 지침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이러한 오상의 의미를 되새기며, 매 순간 이를 실천한다면 오상으로 자신의 몸을 더욱더 빛낼 수 있을 것이다. 01 양승이, 「오상(五常)에 관한 연구」, 『退溪學과 儒敎文化』 56 (2015), pp.212-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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