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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1년(2021)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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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박내수의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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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내수의 경험담



잠실37 방면 교정 박희정


  저는 올해로 10년째 도를 닦고 있는 수도인입니다. 저는 처음 도를 만났을 때 순수하게 믿지 못했습니다. 전생과 윤회조차 믿지 못하던 제가 지금처럼 도를 믿게 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여태까지 생생하게 기억하는 경험 하나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입도한지 1년 정도 되었을 때였습니다. 저는 지방에 있는 대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교화를 한동안 듣다가 기숙사로 내려갔고 방면에 행사가 있을 때만 서울로 올라오곤 했습니다.
  그날은 도장 참배 날이었습니다. 선각들이 꼭 참석해야 한다며 강조했기에 저는 일정을 조정하고 서울로 왔습니다. 참배 날 전후로 학교 일정이 너무 꽉 차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지만, 도에 맞추면 절대로 잘못되지 않는다는 선각들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당시 저는 집안의 기대가 커서 학업에 집중해야 했기에 서울에 올라와서 도의 일을 보고 학교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날도 아침 일찍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도장에 가서 교화도 잘 듣고 방면 사람들과 즐겁게 지낸 순조로운 하루였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어도 선각들 말씀을 듣길 참 잘했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뒤에 벌어졌습니다.
  참배를 마치고 서울에 도착하니 저녁 8시였습니다. 예상보다 너무 늦어진지라 저는 헐레벌떡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시간이 정확하지 않고 또 학교가 있는 지역은 교통이 매우 좋은 편이라 차표를 예약하지 않고 왔습니다. 버스가 자주 있기도 하고 자정 넘어서도 심야 버스가 많이 다녀서 당연히 버스를 탈 수 있겠거니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터미널에 도착해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버스가 한 대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심야 버스까지 차표가 매진된 것입니다. 저는 너무 당황스러워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 내일 아침 일찍부터 중요한 일정이 있는데 어떻게 하지? 지금 꼭 내려가야 하는데… 정말 큰일 났다. 도에 맞추면 다 잘 풀린다더니…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처음에는 걱정이 되다가 이내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불편한 마음에 선사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선사요. 저 지금 터미널인데 차표가 다 매진되어 버렸어요. 저 오늘 꼭 내려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죠? 저 못 가면 진짜 큰일이에요.”
  “박내수, 일단 버스 타는 곳으로 가봐요. 가면 자리가 생길 거니까.”
  선사의 말씀을 듣고 황당했지만 확고한 선사의 대답에 일단 탑승구로 갔습니다. 마음이 너무 다급했던 지라 선사의 말씀이 맞을지 틀릴지 의심할 여지조차 없었습니다. 설마 자리가 날까 하는 초조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0여 분쯤 지났을까요? 갑자기 버스 기사가 크게 소리쳤습니다.
  “두 분이요 두 분! 두 자리 비었어요! 빨리 오세요~”
  “저요, 저 탈게요! 여기 현금… 어? 어떡해. 5천 원밖에 없어요. 카드는 있는데 카드는 안 되죠? 어떡하죠? 돈이 부족해요. 저 진짜 가야 하는데… 저 진짜 빨리 가야 하거든요! 어떡해, 어떡해!”




  자리는 생겼는데 현금이 부족해서 버스를 타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아예 갈 수 없게 되었구나’ 하는 절망감과 ‘제발 도와주세요’ 하는 간절함에 저는 버스 기사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현금이 없어서 다음 버스에 자리가 난다고 해도 저는 탈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기사의 무덤덤한 표정을 보니 제 마음은 더 초조해져 갔습니다.
  바로 그때 저 멀리서 등산복 차림의 아주머니 두 분이 차표를 흔들며 여기로 달려왔습니다.
  “잘됐다. 여기 두 장이요! 저희가 탈게요. 여기 표 있어요.”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왜요? 여기 표 있잖아요. 지금 올라가면 되나요?”
  “잠깐만 기다려보시라니까요.”
  “아니 왜 기다리라는 거야! 지금 출발하는 거 아녜요? 여기 표 있다니까요?”
  “기다리세요.”
  “아이 참나!”
  다음 시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려다 앞 버스에 자리가 나자 부리나케 달려오신 두 아주머니의 언성이 점점 높아졌습니다. 기사 아저씨는 시종일관 잠깐 기다려보라며 저 멀리 쳐다보고 있었고 그 옆에서 저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탈게요. 여기 현금이요.”
  갑자기 뒤에서 손이 불쑥 나오며 어떤 남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요. 그럼 청년이 여기 학생 차비 좀 빌려줘서 같이 타.”
  “네, 알겠어요. 여기요.”
  기사 아저씨는 2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청년이 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저와 그 청년을 버스에 태웠습니다. 그 청년 또한 기다렸다는 듯이 지갑에서 저의 몫까지 차비를 꺼내어 주고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저는 영문도 모른 채 일단 차에 탔습니다. 차창 밖으로는 나서 삿대질하고 있는 두 아주머니와 여전히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기사 아저씨가 보였습니다.
  버스 좌석은 이미 가득 차 있었고 그 청년과 저는 멀리 떨어져 앉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몇 분쯤 지난 뒤에야 비로소 방금 신기한 경험을 했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선사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고속버스를 수십 번도 더 타본 저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당연히 두 아주머니를 먼저 태워야 했는데 그 아저씨는 왜 굳이 나쁜 소리를 들어가면서 나를 태웠을까? 그 청년은 왜 그 아저씨의 말을 듣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차비를 줬을까? 너무 이상했습니다. 저는 나중에 돈을 갚기 위해서 그 청년의 연락처를 물어보려 했습니다. 제가 더 앞쪽에 앉아있었던 터라 도착해서 일찍 내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 사람은 나오질 않았습니다.
  되짚어 생각해보아도 저는 사람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저를 도와주었을까요? 왠지 조상님께서 보내주신 사람들 같았습니다. 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대로 도의 일을 하려고 마음을 쓰니 도와주셨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고 난 뒤 저에게는 ‘도의 일을 하려 할 때 신명께서 반드시 도와주신다’라는 확신이 생겼고 그런 믿음 때문인지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치성을 참석하려고 하면 대학교 개교기념일이 공식적인 이유 없이 일주일 앞당겨지기도 했고 학교 일정이 갑작스레 바뀌는 일은 허다했습니다. 심지어는 교양 수업에서 상제님, 자미원, 사주팔자, 신선술, 풍수지리 등에 대해 강의를 듣게 되고 이십사절주를 외우며 시험문제를 푸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공계 계열인 우리 학과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선각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저에게 교화를 들을 좋은 기회를 주신 것 같았습니다.
  『전경』에서 우리는 하늘과 조상들께서 헤아릴 수 없는 공을 들여 태어난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 이 구절을 읽었을 때는 ‘그렇구나, 감사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지만, 수도하면서 점점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도를 닦아오면서 믿음을 가지게 된 과정을 떠올려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믿지 못하는 저를 믿게 해주시려고 수 없는 정성을 쏟아주신 상제님, 신명, 조상, 그리고 선각들을 보면 저는 정말 소중한 사람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성을 들여서 도를 확인하려 하면 반드시 도움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믿음을 가질 때까지, 몇 번이나 언제까지나. 제 마음이 회복되기까지 이렇게 많은 공이 들어간 것을 잊지 않고 저 또한 다른 사람 마음에 공을 들여주는 정성 많은 수도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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