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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심사평 : ‘소통, 배려, 공존의 멋과 맛’으로 전하는 글
제13회 대순문예공모전 심사평
‘소통, 배려, 공존의 멋과 맛’으로 전하는 글 신유식(문학박사, 대진대 교수) 13회 대순문예 공모전 특징 13회 「대순문예 공모전」의 특징은 코로나 시대에 황폐한 의식을 일구는 삽날 소리로 가득했다. 자신을 간절한 마음의 밭으로 가게 하는, 날이 시퍼런 삽날의 질타는 대단했다. ‘문예’의 창조력이란 측면뿐 아니라, 신앙적 삶에 대한 신념의 문제를 비대면 시대에 새롭게 인식시켜 주었다. 운문 시는 관찰을 잘해야 한다. 관찰을 잘한다는 것은 소통을 위한 장치다. 시의 ‘멋’과 ‘맛’을 안다는 것은 관찰을 통한 ‘소통’이다. 관찰은 눈으로 한다. 그럼 어떤 눈으로 해야 하느냐? 여기서 ‘시안(詩眼)’이란 말이 나온다. 시안은 ‘시심(詩心)’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람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마음은 소통이다. 그 시심이 얼마나 ‘예쁘고, 굳세고, 정(淨)하느냐’ 하는 것은 시인의 눈이다. 특히 수도자로의 ‘淨한 詩心’을 가진 詩眼이 ‘멋’이고 ‘맛’있는 소통의 시가 된다. ‘속 깊은 물빛’은 도대체 무슨 색일까? 물이 떨어지면서 물빛을 만든 색은 ‘청록색’이라고 단언했다. 청록색은 초록과 파랑의 중간색이다. 청록색은 공작의 여러 색 가운데 목에서 날개 쪽 안 부위 가운데 색을 청록색으로 칭한다고 한다. 아마 ‘속 깊은 물빛’ 색은 공작의 목 부위처럼 짙은 청록색이 인 듯하다.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그 배경이 어울려 ‘청록색’이 되었다. 그러다가 물방울에 의해 지워지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청록색을 훔쳐서 달아나는’ 물방울이라고 말하고 있다. 뛰어난 관찰이다.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청록색을 훔치는 것으로 표현했다. 통상 색채학에서 빨강이 에너지를 발산시킨다면 녹색은 정신적 에너지를 보충해 준다. 녹색은 원형상징어다. 일본어로 ‘みどり’, 영어로 ‘green’, 프랑스어로 ‘vert’라 하는데 모두 ‘청년, 청춘, 우월, 부활, 승리, 성, 신앙, 기억, 풍부, 신성, 구원, 평화, 이상’ 등을 상징한다. 결국 시인은 폭포를 통해 새로운 희망인 ‘봄꿈’을 청록색으로 꿈꾼다. ‘거미’는 현대시조를 만들었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다. 형식상 현대 연시조로 만들면 제격인 작품이다. 현대시조는 행(行)으로 배열하지 장(章)으로 배열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현대시조로 만들지 않았다. 아쉽다. ‘봄밤’은 시가 이쁘다. 작가의 마음을 서정적인 풍경 속에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시를 지은 작가의 마음을 알 수가 있다. ‘은하수’가 하늘에 긴 뱀처럼 흘러가는 모습도 이쁘다. 아무 욕심이 없다. 그저 이쁜 마음뿐이다. 다만 중간 연에 나온 ‘몽마’라는 시어는 읽기가 불편한 면이 보였다. 단꿈과 연결도 그렇고, 굳이 해석하자면 ‘꿈속의 마귀’ 정도일 것이다.
소통이란 마음과 뜻이 막히지 않고 서로 통하는 것을 말한다, 소통에도 마음이 없으면 뜻도 통하지 않는다. 마음을 잘 먹지 못하고 마음과 몸이 엇갈려 병이 날 때 그것이 다 마음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리 보면 동심(童心)에도, 천심(天心)에도, 시심(詩心)에도 모두 ‘마음(心)’이 들어 있다. 가장 순수한 것에도 ‘마음’이 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도 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하지만 ‘마음’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것 같다. 배고픈 마음이 삶이란 곳에 긴 이야기를 들여놓게 된다. 이게 글의 멋이고 맛이다. ‘우리 엄마’는 할 이야기가 많은 글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방황한다. 조용하지만 격렬한 언어, 그 격렬한 언어 끝의 밀물 같은 슬픔이 가득하다. 욕심내지 않고 어머니의 삶을 추적해서 종합해서 전달하는 것이 진솔하고 감동적이다. 내용을 읽어보면 어머니는 미국에서 교육학 석사까지 취득한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고생스러운가는 상상에 맡긴다. 귀국 후 어머니 삶은 황폐화된다. 결국 처참하게 살다가 66세에 삶을 마감한다. 여성으로 참 비참한 삶을 살았다. 전달하는 내레이터는 어머니의 얼굴조차 모른다. 그리고 이 글을 쓸지 말지 많이 고민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 들은 엄마의 이야기이다. 요즘의 ‘페미니즘’ 시각으로 보면 엄마는 시댁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그런 시각이 좀 결여되어있다. 아마 이는 내래이터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혹은 할머니로부터 오랫동안 끊임없이 세뇌되어 온 엄마에 대한 부정적인 말 때문일 것이다. 어린 나이에 할머니와 아버지의 손길이 엄마의 손길을 대신하진 못한다. 그분들의 시각으로만 엄마를 생각해서 나온 고충이 담긴 작품이다. 아쉽다. 다만 아버지, 할머니의 시각이 아니라 어머니의 시각으로 전환해서 보기에는 그가 양육된 환경에 고충이 있었다고 여겨진다. ‘#운명’은 이야기 속도가 빠르다. 빠른 만큼 감정이 과잉 노출되지 않았다. 때로는 연결이 부자연스러운 곳도 있다. 그런데도 감동을 ‘툭’하고 던지고 달아난다. 한 편의 영화다. 아마 그 감동은 고통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진솔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난의 극점에 떨면서 시린 손으로 빚은 가장 순수한 현실의 편린들이다. 춥고 헐벗은 곳에 맞닿아 있던 그의 심연에 숨겨 놓은 참으로 맑은 감동이 담담하게 전해 준다. 주체할 수 없는 고통에 처해있는 사람,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절망하고 있는 사람, 그러나 어디엔가 반드시 구원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위한 부활의 영가이다. ‘오! 나의 원수님!!’은 일견 자명하고 당연해 보이는 것들을, 그렇게 믿어 넘기려는 것들을 다시 따지고 드는 그의 눈길과 목소리가 이 작품에서 퍽 드물고 값진 것으로 드러난다. 제목을 잘 정했다. 시대에 따르는 패러디한 제목이다.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늘 ‘친구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을 한다. 글쓴이는 도장에서 수호의 파트너로 원수를 만난다. 앞뒤 막히고 원리원칙주의자다. 파트너로 인해 마음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살이 빠지기까지 한다. 그런데 임원이 전해 준 감화에 마음을 고쳐먹으니 새롭게 보고 자신을 고쳐 나가는 방법을 작성하고 있다. 13회 「대순문예 공모전」 산문 부문에는 영화평과 독후감도 많이 나왔다. 특히 영화평이 많다. 내용이 좋은 글도 많았다. 그런데 문장이나 맞춤법 등이 눈에 거슬리게 드러나는 작품들이 좀 아쉽다. 산문 작품 선정하는 기준을 잡았다. 자기 체험에 따른 깨달음,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 깨달음을 말하는 방식에서 확고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보다 담담하게 말하는 것에 더 믿음이 갔다. 깨달음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믿음이라는 차이에서 당선작을 선정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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