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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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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대순문예공모전 산문부문 우수 운명 중화 방면 평도인 김석겸 #운명 어머님은 심심산골에서 나물을 캐시기도 전에 소나무 가지 끝 저 멀리 푸르고 높은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눈부시도록 하얀 학을 품에 안고자 했다. 그 바람은 현실이 되었고, 갑자기 한 마리의 학이 어머님 앞으로 떨어졌다. #출산 20세를 간신히 넘기고 시집오신 어머님께서는 딸 아들의 가족 계획을 완벽히 완수하고도 할아버지의 불호령과 바지게 작대기가 세 동강이가 날 정도의 강압과 구타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아들 하나를 더 낳아야만 했다. 그렇게 운명의 다섯 형제 끝에 나는 원치 않는 탄생을 하고야 말았다. #백내장 초등학교 저학년 때 단체검진을 온 의사는 마치 위대한 발견을 한 듯 집요하게 물었다. #되풀이되는 운명 칠판 글씨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수업을 마친 후에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는 고생대 생물(공룡) 그림과 식물도감 그리고 동화책과 어린이를 위한 세계 명작 소설과 과학자들의 연구 업적의 책들은 어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적어도 실명된 눈을 두 번째 다치기 전까지는 그랬다. #안경 불길한 예감이었을까? 두 번째 사고가 있기 얼마 전 어머니는 눈 보호 차원에서 난생처음 안경 가게에 나를 데리고 가셨다. 하지만 시커먼 뿔테 안경조차도 선뜻 구매하기 힘들 정도로 집안 사정이 좋지 못함을 알아차리기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70년대 70년대 시골 어촌 마을의 삶이란 대체로 비슷했다. 적어도 내가 사는 동네와 그 일대에는 그랬다. 어른들은 고된 노동과 가난에 시달렸고, 저녁이면 이집 저집 아버지의 술주정에 시달려야 했다. 자녀들은 학업으로부터 내팽개쳐진 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찍 사회에 던져져 냉엄한 현실에 적응해야만 했다. #부러진 날개 날고 싶었다. #악연 그랬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철저히 두 번이나 타인에 의해 꺾이고 뽑힌 날개로는 날 수 없었다. #절망, 절대고독 물론 “그러한 사고를 겪고 절망과 우울함에 분노하는 이가 어디 너 하나뿐인가? 그러한 사고에 의한 장애를 극복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이가 한둘이 아님을 어찌 모르는가?” 이렇게 말하며 나를 꾸짖으며 진창이(낳고 싶지 않았고 원치 않게 생겨서 애먹이는 자식)라며 폭언을 일삼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불가항력 시간을 되돌리지 않고서는 현재의 결과를 뒤바꿀 수 없다. 그것이 너의 잘못이든 아니든! #발원 별빛은 분노에 지친 나를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고, 언제인가부터 하늘에 발원하기 시작했다. #입도 학교를 졸업하고 전공과는 다르게 디자인 교육을 일 년간 더 받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마음은 늘 산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주위에서 그토록 원했고 자신도 그렇게 원했던, 하지만 부모님이 그토록 반대했던, 미대 진학을 할 수 있는 형편이었다면 아마 지금쯤 그림쟁이의 삶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불고가사 수도를 제대로 하고 운수를 받으려면 불고가사를 해야만 된다고 했다. 난 도무지 올바른 것 같지 않아 여러 번에 걸쳐 따져 물었다. 아마 그렇게 선각들의 눈 밖에 난 것도 이상치 않았을 것이다. #수도 솔직히 30년이 다 된 지금도 수도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마음? 내 마음을 밝히는 것이 어디 쉬우랴? 내 마음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내가 사회도덕을 어기고 폭언을 일삼는 그런 일은 하지 않는 그래도 도덕군자 축에는 못 들어도 나름 도덕을 숭상하고 지키고 생활하려는 그런대로 봐줄 만한 인간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래도 조금 더 스스로 들여다보고 고쳐서 가보자 이렇게 스스로 위하는 것도 이제는 그렇게 낯설지는 않다. #천지공사 그렇다. 상제님께서 인세에 내려오셔서 천, 지, 인 삼계를 뜯어고쳐 모든 만물이 화평하게 살아갈 새로운 법을 짜 놓으셨단다. 더 말하고 설명해서 뭣하랴! 이런 분이 계셨다니! 이것 하나에 모든 것에 수긍이 갔다. 설령 그것이 거짓말 일지라도 감히 누가 천, 지, 인 삼계를 뜯어고쳐 모든 만물의 화평을 이야기했을까? #만인함열(萬人咸悅) 상제님께서 대원사에서 공부를 마치시고 산길을 내려오실 때 상제님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짐승에게 “너희들도 후천 해원을 바라느냐? 알았으니 그만 물러가거라” 이 말씀에 폭풍 감동한 이가 어디 한둘이었으랴? 드라마 허준을 보면서 폭풍 오열했던 그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운수 ‘수도의 목적은 도통’이라 했다. 스스로 속이지 않는 무자기가 되어야 수도의 기본을 헤쳐 나간다 하지 않는가? 그런 면에서 보면 나는 무자기는커녕 스스로 맘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소인배 중의 소인배 아닌가? #공부 그랬다. #삶과 수도의 연속 멀리 보이는 도시의 건물들 사이로 청록과 코발트 빛 한려수도의 바다가 보인다. 바다 위로는 잡힐 듯 아기자기한 섬들이 떠 있고, 파란 하늘 속에는 하얀 구름이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 가며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흘러간다. 나는 이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오늘도 사각의 새하얀 캔버스를 들고 나선다. 교통사고 후 불편한 몸으로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면서 구족화가로 활동하시는 선각 생각이 가끔씩 나서 더더욱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2021년 4월 통영시 동피랑에서 풍경 사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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