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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터치 : 높아진 한글의 위상

높아진 한글의 위상



출판팀 한상덕


  한글날은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세상에 반포한 것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최근 경제성장과 한류 문화의 열풍으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글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뜨겁다. 올해로 576돌이 되는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달라진 위상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한글, 전 세계 한류의 중심이 되다
  세계의 언어 정보를 제공하는 언어학 연구소 ‘에스놀로그(Ethnologue)’에 따르면 한국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약 7,700만 명이며 제2언어를 포함한 한국어 사용인구는 약 8,200만 명으로 세계 22위다. 하지만 ‘한류’라는 상승기류를 타면서 최근 한글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1999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반이 개설된 후 현재 세계 47개국의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세종학당 연도별 주요 성과, 세종학당 홈페이지 / 정보공개,(2019년~2021년 3년간의 변화)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2021년 기준 82개국 234개소로 확대되었다. 이렇게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글이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최근 한국문화에 관한 관심이 뜨거운데, 이런 한류의 중심에는 한글이 있다. 한글이 K-콘텐츠와 세계인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글의 해외 확산의 일등공신 중 하나로 BTS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BTS는 한글 가사로 된 곡들을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한복을 무대 의상으로 활용하는 등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무턱대고 따라만 부르던 K팝 팬들도 이제는 노랫말을 이해하려는 목적의 한국어 공부에서 나아가 한글날 축하 행사를 여는 등 한글 전파에도 앞장서고 있다.


▲ KBS 한글날 575돌 특집 다큐 [#방탄_때문에_한글_배웠다 예고], 유투브 영상 캡쳐, 2021. 10. 8., KBS 다큐



한글, 세상의 어둠을 밝히다
  세종대왕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했다. 한글에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종어제(世宗御製)의 서문과 한글의 제작원리가 담긴 『훈민정음해례본(解例本)』은 1962년 국보 70호로 지정되었으며, 1997년 10월에는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글은 세계의 문맹 퇴치 운동에도 기여하고 있다. 매년 9월 8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국제 문해(文解)의 날’이다. 이날 유네스코는 국제사회의 문맹 퇴치에 이바지한 개인과 단체에 ‘세종대왕 문해상(UNESCO King Sejong Literacy Prize)’을 수여한다. 한글이 실용적인 원리로 창제되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되어 이 상을 제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영릉(英陵):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합장릉. 1469년(예종 1년) 이곳으로 천장(遷葬)되었다. 영릉을 여주로 옮긴 이후, 국운이 100년이나 더 연장되었다며 ‘영릉가백년(英陵加百年)’이라는 말이 생겨났으며,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용이 몸을 돌려 자릉으로 입수하고, 신방에서 물을 얻어 진방으로 빠지니 모든 능 중에서 으뜸이다”라고 적혀 있다. 매년 한글날에 훈민정음 반포 기념 경축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 영릉 방문객을 위한 안내 소책자에서 발췌. (2022년 9월 14일 촬영)



  아직도 세계 곳곳에는 사회 경제적 지위나 전쟁, 재난의 영향으로 문해 교육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비문해(非文解)의 위기가 심화된 지금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는 개발도상국 교육취약계층의 문해 증진을 위해 ‘브릿지 세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1년 7월부터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받은 민간단체와 공공기관들이 진행하는 교육개발협력사업이다. 현재 요르단, 파키스탄, 우루과이, 스리랑카 등 4개 국가에서 개인과 단체를 선별하여 문맹 퇴치 교육을 하고 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글
  한글은 다양한 소리를 담을 수 있는 문자다. 한글은 24개의 자음과 모음의 결합만으로 11,172자의 음절 글자를 만들 수 있다.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과 비교해보면 일어는 115개로 다소 적은 편이고, 중국어는 기본음절 개수가 399개로 4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1,206개에 불과하다. 이는 한글이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한글의 우수성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한글 수출도 활발하다.
  한글 수출의 첫 번째 사례인 찌아찌아족은 인도네시아의 동남부 술라웨시(Sulawesi)주에 있는 부톤(Buton)섬에 사는 소수민족이다. 작은 섬들이 모인 나라인 인도네시아는 사용하는 언어가 7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중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은 음성언어는 있지만 이를 표기할 문자가 없다. 종족 언어가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봐야만 했던 찌아찌아족 사람들에게 한글은 희망이 되어 주었다.


▲ 한글로 찌아찌아족 말을 쓰고있는 어린이, 2012년 10월 14일, WIKIMEDIA



  지난 2009년 훈민정음학회가 한글 세계화 노력의 목적으로 찌아찌아족에게 한글 사용을 제안하였고 부족장 회의를 거쳐 한글 도입이 채택되었다. 현지 외무부 언어관리국의 정책적 지원이 더해지며 한글 보급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2010년 3월에 정덕영 씨가 유일한 한국인 교사로 파견되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지금까지 그를 거쳐 간 학생들이 약 2,000명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찌아찌아족이 있는 바우바우시 주변 지역에서도 교육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한글 교육의 열기가 강하다.
  그밖에 남태평양 솔로몬제도(Solo-mon Is.)의 일부 주가 한글을 표기 문자로 채택하였고,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의 고지에 거주하는 볼리비아의 아이마라족에게도 한글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5년 한국의 언어학 교수가 이끄는 아이마라어 연구단이 아이마라어에 최적화된 한글 표기법을 제작한 덕분에 볼리비아 현지에서도 한글 보급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다.
  한편,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국가도 12개국에 달한다. 2016년까지만 해도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나라는 미국, 일본, 호주에 국한되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프랑스, 태국, 인도, 독일 등의 국가가 추가되었다. 이중 미국, 일본, 호주, 프랑스, 태국 5개국은 한국어를 대입 과목으로 채택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열풍이 불면서 한국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졌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과거 국내 유학과 취업에 필요한 한국어 능력을 기르기 위해 배우던 한글이었지만, 지금은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 한글을 공부하는 세계인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높아진 한글의 위상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白凡逸志)』에 수록된 「나의 소원」에서 우리나라가 문화의 힘을 근간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희망했다. 언젠가는 아름다운 한글이 세계 공용문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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