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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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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또 다른 세계로 향한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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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학생 하계 성지순례를 마치고

 

또 다른 세계로 향한 시간여행

 

 

글 연구위원 이재호

 

▲ 오른쪽 끝이 필자

 

 

  작년에 긴 잠에서 깨어난 대학생 하계 성지순례에 이어 올해 성지순례에도 나는 인솔 강사로 참여하게 되었다. 작년 성지순례의 주제가 구천상제님이었음을 참작하여 이번 성지순례의 주제는 도주님으로 정하기로 하고, 우리는 이번 성지순례를 지난 3월 달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도주님께서 중국 심양(봉천)에서 국내로 귀국하여 무극도를 창도하시기 이전의 과정과 무극도 창도 이후 일제의 종교단체해산령에 의해 무극도장이 조선총독부로 넘어가고 해산된 시점까지를 이번 성지순례 장소로 계획하고는 두 번에 걸친 사전답사를 실시하였다. 사전답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도주님과 관련된 많은 공사지가 흔적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과연 이번 성지순례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면서 도주님에 대한 교화를 해야 할까 하는 다소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출발 전날까지 비가 내려 걱정했지만 6월 25일 당일에는 구름이 드리워진 좋은 날씨였다. 개회식에 앞서 이름표와 티셔츠를 나누어 주다보니 작년 동계 때에 본 낯익은 얼굴들이 제법 보였다. 작년 하계 때도 그랬지만 갓 입도한 대학생과 입도를 했지만 방면에서 수도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일정 비율을 차지하다 보니 교화의 눈높이를 어디에 맞추어야 할지 난감했다. 하지만 최대한 편안하고 즐겁게 대해 주자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

  개회식을 마치고 경남 함안군의 도주님 생가로 이동하면서 첫째 날과 둘째 날 오전까지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1, 2, 3조가 한 팀이 되고 4, 5, 6조가 한 팀이 되어 따로 움직였다. 도주님 생가에서 내가 맡은 5조와 4조, 6조도 같이 교화하였다. 도주님께서 매번 도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혼신의 정성을 다하셨다는 교화를 하면서 나는 갑자기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것이 뭉클 솟아오르는 느낌이 들어 잠시 교화를 멈추기도 하였다.

  버스 안에서 반구정에 대해 교화를 하였지만, 후덥지근한 날씨에 반구정을 40여 분을 걸어 올라가다 보니 많은 학생들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다. 그러나 반구정 앞마당의 수령 650여 년 된 느티나무 그늘과 낙동강을 보자 학생들의 힘겨움이 감탄으로 바뀌고 있었다.

  둘째 날, 우리 4, 5, 6조는 전날 저녁 성지순례 설명 시간에 사진으로 보았던 무극도장의 흔적을 찾으러 정읍시 태인면으로 향했다. 무극도장 터에 남아 있는 치마바위 외에는 그 당시를 말해주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통사동 재실도 오랫동안 방치되어 무너지기 직전이어서 많은 학생들이 안타까워했다.

  안타까움을 남겨두고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의 개암사로 향했다. 이곳은 상제님께서 신원일 종도에게 개벽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보여주신 곳이다. 개암사에서 불교에 대해 잠시 설명하고 불교와 대순진리회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개암사에서 조금 떨어진 굴바위는 입구에 200여 명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서있어도 괜찮을 정도로 웅장해서 그 크기에 학생들이 놀랐다. 큰 바위가 있는 곳은 영험한 기운이 응하기 좋은 장소라고 하지 않았던가!

  저녁에는 변산반도의 야경을 감상하며 조별 대화의 시간을 가지려 했지만 모기들의 세례 때문에 포기하고, 실내에서 조원들끼리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셋째 날, 충남 태안군의 안면도로 향했다. 도주님께서 귀국하시어 처음 공부하고 포덕의 기초를 마련한 정당리 우일재터, 나중에 무극도의 진업단을 구성하여 개척한 창기리 간척지의 논 등을 둘러보았다. 우일재터 앞에는 안면암이라는 절이 있었는데, 그 시간이 바닷물이 빠진 때라 그 절 앞에 펼쳐진 드넓은 서해안의 갯벌을 보너스로 걸을 수 있었고, 바닷게와 짱뚱어가 우리에게 눈요기를 시켜주었다. 셋째 날 오후, 우리 운영진들은 저녁에 있을 장기자랑 시간에 맞춰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가랑비가 오기 시작해서 야외에서 하느냐 실내에서 하느냐 결정 내려야만 했다. 잠시 갈등의 순간을 거쳐 실내에서 하기로 결정하고는 장비를 다시 실내로 옮겨 테스트를 하다가, 시작하기 직전에 일층 복도의 배전판에 불꽃이 튀면서 전기가 나가버렸다. 그래서 다시 장비를 야외로 옮기고 비에 대비해서 비닐을 장비 위에 덮었고, 불빛 대신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켠 채 예상시간 보다 훨씬 늦게 시작하였다.

  그래도 불평 없이 따라준 학생들 덕분에 유스호스텔 직원들도 최선을 다해 협조해 주었고, 무사히 즐겁게 장기자랑 시간을 마무리 지었다. 진행을 맡은 1조 강사(교감 오세기)는 전기가 나가는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처음 야외에서 하기로 정했으면 비가 와도 야외에서 했었어야지 장소를 바꾸는 바람에 일이 어렵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믿는 마음이 부족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하나의 어려운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되었다.

  학생들이 다 들어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장대비가 내렸다. 그날 저녁부터 새벽까지 학생들도 잠들지 않았고, 우리 인솔 강사들도 학생들을 살피느라 잠들지 못했다. 마지막 날 밤이라는 아쉬움, 짧았지만 3일 동안 같이 지낸 정(情)들이 교차하면서 아침이 다가오고 있었다.

  넷째 날,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기로 하였지만 어젯밤의 여파로 학생들이 늦장을 부리자 8시 35분부터 또 장대비가 내린다. 졸지에 비를 맞아야 했는데 제 시간에 맞춰 출발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비였다. 우리가 비를 맞지 않게끔 신명이 미리 정해진 시간에 따라 움직여 주었음인데, 하늘은 우리의 정성 부족을 탓하는 듯했다.

  9시에 출발한 우리는 성(聖)과 웅(雄)을 겸비한 이순신을 모신 현충사를 방문하였다. 역경 속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과 고난 속에서 도(道)의 법을 정립하신 도주님의 행적에서 서로 통하는 점을 느낀다. 도장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각자가 4일 동안 느낀 점에 대해 발표하였다. 출발하기 전에 나 자신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전해줄 지 걱정하였고, 학생들은 다소 의무감에서 참석하거나 혹은 막연하게 도를 알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 하나 정도는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한다.

  폐회식을 마친 다음 날, 나는 5조의 소감문을 읽으면서 몇몇 학생들이 겉으로는 퉁명스럽게 보여도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감문을 참고하여 각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문자로 보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답장을 받으면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학생들의 마음을 느꼈고, 같이 했던 시간들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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