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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6년(2006)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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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대학』 상장(上章)과 주자(朱子)

『대학(大學)』에 대하여 1

 

『대학』 상장(上章)과 주자(朱子)

 

 

차선근 교무부 차장

 

1.『대학』 상장(上章)과 주자(朱子)
2. 『대학』 상장(上章)의 주 내용
   - 삼강령과 팔조목
3. 삼강령에 관련된 하나의 논쟁
   - 친민(親民)·신민(新民) 논쟁
4. 팔조목에 관련된 논쟁
  
- 격물치지(格物致知) 논쟁

 

 

  “대학 상장(大學上章)을 되풀이 읽으면 활연관통한다.”(교법 2장 26절)

 

 

  ‘활연관통(豁然貫通)’이란 환하게 통하여 도를 깨닫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대학(大學)』 상장(上章)이란 무엇이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하나하나씩 차례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원래『대학』은 『예기』에 속했던 짧은 글

  ‘대학(大學)’은 대인지학(大人之學) 즉 대인(大人)1)의 학문이라는 뜻이다. 『대학』은 유교의 핵심 경전인 사서(四書)2)의 하나로 알려져 있으나, 사서로 분류되기 전에는 원래 오경3)의 하나인 『예기(禮記)』에 속한 짧은 글이었다.4)

  『대학』은 『예기』에 들어있기는 했지만 그 중요성 때문에 따로 부각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전한(前漢)말의 학자 유향(劉向 : 기원전 77?~6)이 당시 전국의 책들을 수집·정리한 『별록(別錄)』을 편찬할 때도, 비록 『대학』이 예(禮)의 이론 및 실제를 주 내용으로 하는 『예기』에 속하기는 하지만 유교의 목적과 국가 정치의 근본을 간추려 놓은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예기』와는 별도로 『대학』을 「통론류(通論流 : 세상에 널리 통하는 일반적인 이론)」로 따로 분류해 두었던 것이다. 또 성리학의 기초를 놓았다고 인정받는 당나라의 한유(韓愈 : 768~824)도 『대학』에 씌어있는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유학의 강령(綱領)이라고 하여, 『대학』을 높이 평가하였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북송(北宋)시대에 사마광(司馬光 : 1019~1086)이 『중용대학광의(中庸大學廣義)』를 저술함으로써, 비로소 『대학』이 『예기』에서 독립하여 별도로 다루어지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북송의 4대 황제인 인종(仁宗 : 재위 1022∼1063)이 새로 과거에서 급제하여 올라온 진사(進士)들에게 『대학』을 『예기』에서 따로 떼어 하사한 이후로, 드디어 『대학』은 단행본으로 출판되기 시작하였다.

 

 

주자가 『대학』을 개편하여 경 1장(상장)과 전 10장으로 분류

  정호(程顥 : 1032~1085, 호 명도(明道))와 정이(程 : 1033~1107, 호 이천(伊川))형제는 『대학』을 ‘학문을 시작하는 자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고 생각하여 깊이 연구하였다. 그런데 이들 형제는 『대학』이 유학의 이상을 가장 잘 나타낸 글이기는 하지만, 구성이 치밀하지 못하고 글 내용의 순서가 잘못 되었으며 틀린 글자까지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들의 주장을 계승하여 『대학』을 대대적으로 새로 개편한 사람이 있으니, 그가 후일 상제님에 의해 유교의 종장으로 임명되는 남송(南宋) 사람 주희(朱熹 : 1130~1200, 주자(朱子))이다.

  주자는 『대학』의 내용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명명덕(明明德 : 밝은 덕을 밝힘), 신민(新民 : 백성을 새롭게 함), 지어지선(止於至善 : 지극한 선(善)에 도달함)을 삼강령(三綱領)이라 이름 짓고 이를 『대학』이 추구하는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여덟 항목을 팔조목(八條目)이라 명명하여 이것이 『대학』의 목표인 삼강령을 이루기 위한 실천과정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렇게 주자는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八條目)을 『대학』의 핵심으로 파악하고 이 내용이 요약·정리되어 있는 부분을 1개 장(章)으로 된 경문(經文)으로, 또 부연 설명되어 있는 부분들을 10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진 전문(傳文)으로 설정하여 『대학』의 글 구성을 다시 짜 맞추었다. 이로써 원래의 『대학』에서 3곳의 글 위치가 바뀌게 된다.

  주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4글자를 없애고 1글자를 고쳤으며 격물치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하여 128글자5)도 새로 지어 넣고, 또 본문의 뜻을 풀이한 주해(註解)까지 달았다. 이렇게 주자가 새롭게 개편한 『대학』6)은 『대학장구(大學章句)』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지만, 지금까지도 통상 『대학장구』를 『대학』이라고 불러오고 있다. 그리고 주자는 『논어』·『맹자』·『중용』과 함께 『대학』을 사서(四書)로 합편하였으니, 그 이후로 『대학』은 세상에 널리 읽히게 되었다.

  주자는 『대학』을 개정할 때 원래의 것에 상당히 심한 변동을 주었으므로, 어떤 학자(주로 양명학파)들은 그의 업적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을 뿐더러 심지어는 그것을 비하하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주자의 『대학』에 대한 교정과 주석은 치밀하고 논리적이어서 『대학』의 사상 체계를 조리 있게 드러내었다고 평가받아 왔으며, 그가 저술한 『대학장구』는 거의 천 년에 걸쳐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 왔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본다면 주자가 『대학』에 끼친 영향은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대학』 상장’이란 『예기』 속에 있었던 원래의 『대학』에는 없고, 후일 주자가 『대학』을 1장의 경문과 10장의 전문으로 분류한 『대학장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대학장구』의 경문을 『대학』 경일장(經一章) 또는 『대학』 상장(上章)7)이라 부르는 것이다. 

 

 

『대학』상장는 누가 지었는가 

  『대학』 상장의 저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계속되어 온 문제이다. 이에 대해 주자는 『대학』 상장이 공자(孔子 : 기원전 551~479)의 말씀을 증자(曾子 : 기원전 505~436)가 기술한 것이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많은 학자들은 주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한편 『전경』에는 상제님께서 『대학』의 저자에 관한 주자의 주장을 한번 읽어주신 적이 있어서8) 한번 참고해 볼만 하다. ‘어느 날 상제께서 형렬에게 대학에 있는 우경 一장을 외워주시니 그 글은 다음과 같도다. 盖孔子之言而曾子述之 其餘十章 則曾子之意而門人記之也 舊傳 頗有錯簡 今因程子所定而更考經文 別有序次如左[경일장(經一章)은 공자께서 말씀하신 것을 증자가 그대로 받아 적은 것이고, 전 10장은 증자의 뜻을 증자의 문하생들이 기록한 것이다. 옛 책(『예기』 속에 있었던 원래의 『대학』)에는 잘못된 부분이 있으므로 이제 정이천 선생께서 정한 것을 따르고 다시 경일장을 상고하여 별도로 차례를 만들었으니, 그 글은 다음 좌측과 같다]’(교운 1장 56절)

 

 

 

 


1) 주자는 대인(大人)이란 어른을 뜻한다고 말했으며, 왕양명은 대인(大人)을 소인배(小人輩)에 대한 반대말이라고 설명했다.

2) 『대학』·『중용』·『논어』·『맹자』를 사서(四書)라 한다.

3) 『시경』·『서경』·『역경』·『예기』·『춘추』를 오경(五經)이라 한다.

4) 『예기』는 모두 49편의 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중 제42편이 바로 『대학』이다.

5) 이것을 「격물치지보망장(格物致知補亡章)」이라고 한다.

6) 주자는 임종을 목전에 두고도 계속 『대학』의 개정에 매달릴 정도로 『대학』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7) 경일장(經一章) 또는 상장(上章)이라고 해도 대학에는 경(經)이 1장밖에 없으므로 결국 경이장(經二章)이나 하장(下章)은 존재하지 않는다.

8) 상제님께서 단순히 『대학』의 저자를 밝혀주시기 위해 이 글을 읽어주셨다고만 이해한다면 곤란하며, 이 말씀은 상제님의 어떤 공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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