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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5년(2025)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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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있는 풍경 : 저 못된 놈, 거울 속의 나

저 못된 놈, 거울 속의 나

 

 

출판팀 김인수

 



  나는 코너 중 ‘MZ 오피스’를 본 적이 있다. 출연자인 새내기 김아영은 선배들보다 먼저 주문하면서도 정작 심부름은 하지 않는다. 선배 주현영의 전화를 먼저 끊는 것은 기본이요, 에어팟을 귀에 꽂고 일하면서도 “이걸 끼고 일을 해야 안정감이 들어요”라고 당당히 말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그의 이등변삼각형 모양의 큰 눈이다. 김아영은 맑은 눈을 크게 뜨며 “왜요?”, “당연하잖아요!”를 눈으로 말한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맑은 눈의 광인(맑눈광)’이다. 주현영은 그런 김아영을 볼 때마다 철없고 버릇없는 후배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너무나 못마땅하다. 자신의 핸드폰에 아예 ‘눈까리’라고 저장해 놓는 등 꼰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MZ 오피스’를 보고 지난날 꼰대였을 나 자신이 떠올라 글로 적어보고자 한다.

 

 

  내가 중체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수반인 이선무는 마음이 착하고 정성은 있지만 일머리가 없어 자주 실수 했고 대인관계도 썩 좋진 않았다. 나는 그런 이선무의 마음을 알아 주거나 살피기보다는 그의 실수를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자꾸 지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선무가 작은 실수를 했고 평소에 탐탁지 못해 했던 터라 그동안 참고 참았던 화가 표출되고 말았다. 나는 씩씩거리며 선감께 고자질하듯 말씀을 드렸고, 그런 나에게 선감께서는 “내가 보기에는 이선무도 실수한 부분이 있지만, 김교정이 더 문제 있는 것 같아요. 이선무가 어려워한 부분을 먼저 잘 가르쳐 주고 이끌어 주지 않고 자신의 화기에 의해서 성질을 내고 있군요. 화를 내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을 반성해 보지 않고 지금까지 화를 마음에 담고 있나요?”라고 하셨다.
  나는 선감의 말씀에 머리를 세게 맞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다. 이선무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내가 이렇게 화를 낼 일인지, 선각이라는 권위만을 내세운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잘못된 부분을 설명해 주고 고쳐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지 못한 것은 나였고, 평소에 급한 성격으로 인해 화를 내면서도 일을 하다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선감께서는 “김교정, 이선무와 같이 교법 1장 11절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해 보세요”라고 말씀을 하셨다.
  나는 이선무와 함께 갑칠의 응석과 고집에 형렬이 꾸짖는 내용의 교법 1장 11절을 읽고 김형렬(金亨烈, 1862~1932)과 김갑칠(金甲七, 1881~1942) 종도에 대해서 알아보고 토론했다.
  둘은 사촌지간이다. 김형렬과 김갑칠의 부친은 할아버지의 둘째, 셋째 아들이다. 김형렬은 1894년에 상제님의 성예(聲譽)를 듣고 찾아뵈어 함께 글을 읽었으며 1902년부터 상제님을 모신 최초의 종도이다. 김갑칠이 상제님을 따른 시기는 대략 1902~1904년으로 추측되며 1902년은 그의 나이 22살이던 때이다. 김형렬과 김갑칠은 족보상 나이로 19살 차이가 나며, 갑칠이 사촌 동생이었으므로 위아래 항렬이 엄격했던 당시, 두 사람의 관계가 갑칠에게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선무와 나는 도전님께서 “말은 마음의 표현이요 덕은 도심의 자취라”라고 하신 말씀을 떠올리며 형렬의 언행에 독기가 없었다면 갑칠을 어떻게 대했을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독기 없는 형렬은 갑칠에게 대화로 문제를 풀려고 하지 않았을까? “갑칠아, 네가 상제님께 응석을 부리면 상제님을 모르는 사람은 너처럼 상제님을 불손하게 대할 것이고, 네가 고집을 부리다 보면 일에 차질이 생겨 공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그만 응석을 부리거라”라고 타일렀을 것이다.
  독기 없는 또 다른 형렬이라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으리라. 상제님께 지극한 예로서 대하고 상제님 말씀을 정성으로 받드는 모습을 몸소 보여주어 갑칠이 자각하도록 했을 것이다. 또 다른 독기 없는 형렬이라면 갑칠의 부족한 부분을 음으로 양으로 먼저 살펴주어 갑칠의 응석이나 고집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형렬은 자신의 언행에 독기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런 형렬에게 묻는다면 어떻게 답했을까? 독기 있는 형렬의 입장에서 토론해 보았다.
형렬은 “갑칠이 잘못했을 때 지적해 주는 것은 나이나 항렬로 봤을 때 당연하고, 내가 갑칠을 꾸짖은 것은 갑칠이 잘되라고 한 것이다. 갑칠이 잘못하지 않았으면 꾸중하지도 않을 것이며, 나는 오직 갑칠이 상제님을 잘 보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라고 말했을 것 같다.
  만일 갑칠에게 “저런 못된 놈이 어디에 있느냐”라고 꾸짖는 형렬의 언행이 자신의 독기 때문임을 알지 못하고 갑칠의 잘잘못을 계속 지적하고 꾸중하게 된다면 갑칠은 형렬을 볼 때마다 불편해하며 피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형렬은 갑칠에게 “저놈은 저 잘되라고 하는데도 고치지를 않고 나만 보면 얼굴을 찌푸리고 피한다”라고 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갑칠은 형렬에게 불평하는 마음을 넘어 원망하는 마음을 품게 될 수도 있다. 또한 형렬 앞에서는 마지못해서 하는 시늉을 하며 허면허소(虛面虛笑: 헛되이 대하고 헛되이 웃음)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형렬의 행동은 주현영처럼 전형적인 꼰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상제님께서 형렬이 깨달을 수 있도록, “악장제거 무비초 호취간래 총시화(惡將除去無非草 好取看來總是花)”라고 하셨는지 이해가 되었다. 즉, 미워해서 제거하고자 하면 풀이 아닌 게 없고, 좋아해서 보고자 하면 모두 꽃이라는 뜻이다. 내 마음 상태에 따라 하늘에 떠 있는 달이 달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내 마음에 의해 쓸모없는 풀이 되어 제거하고 싶은 대상이 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꽃이 되어 보고 싶은 것이 되기도 한다. 나는 상제님께서 “천지 종용지사(天地從容之事)도 자아유지(自我由之)하고 천지 분란지사(天地紛亂之事)도 자아유지(自我由之)하나니…”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며 선감께서 토론해 보라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다. “말은 마음의 외침이고 행실은 마음의 자취로다”라고 하신 말씀을 되새기며 ‘내 마음은 숨기려 하여도 숨길 수가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내 말과 행동이 내 마음이기 때문이다. 갑칠이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은 맞지만 형렬의 마음에 독기가 없었다면 ‘저런 못된 놈이 어디 있느냐’라고 갑칠에게 말하지 않았으리라. 나는 나의 화기에 의해 이선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자존심이 상하도록 한 것은 아닌지 반성이 되어 상제님께 심고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선감께 이런 내 마음을 말씀드렸더니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지금 펼쳐진 환경과 만나는 사람은 나를 보여주는 거울이요. 나를 가르치는 스승입니다. 형렬의 독기가 응석하여 고집을 부리는 갑칠이라는 상황을 만나니 마음이 말로써 외친 것이지요. ‘나는 못된 놈입니다’라고요. 나의 말은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고 나에게 하는 것이지요. 즉, 자신을 보지 못하면 자기 잘못을 알지 못하겠지요. 자기 잘못을 모르니 고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선무를 믿어주고 용기를 주도록 해보세요. 아직 수도하는데 적응이 안 되어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틀린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세 번이고, 네 번이고 반복해서 설명해 주고 이해해 주며 이끌어 주세요. 직접 모범을 보이며 가르쳐주고 배우게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직분(職分)을 잘하는 도인이 될 거예요.”
  나는 선감의 말씀대로 이선무를 믿어주며 여러 번 반복해서 설명해 주고 잘 못하는 것은 이해해 주었다. 또한 직접 데리고 다니며 수반에게 어떻게 정성 들이고 교화하는지 배우게 하고 실수한 부분이 있으면 전처럼 화를 내지 않고 그럴 때는 이렇게 해보라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이선무는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자존감 있는 사람이 되었고 실수를 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하는 고마운 도인이 되었다.
  수도는 자신을 바꾸는 것이며 지금 만나는 사람과 펼쳐진 환경은 나를 보여주는 거울이요 나를 가르쳐 주는 스승이라는 것을 상제님은 형렬의 일화를 통해 일깨워 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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