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56년(2026) 3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도장은 지금 새해 인사 종단 역사 참관기 청계탑 기자 수첩 전경 속 이야기 제 35회 대순청소년 겨울캠프 나누고 싶은 이야기 알립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 : 다시, 봄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다시, 봄

 

 

잠실10 방면 선무 전경호

 

  3월이 되면 저는 가슴 한쪽이 뻐근해져 옵니다.
  봄날 같았던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들, 봄에 있었던 가장 슬픈 기억이 같이 떠올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3월 어느 날, 어머니께서 막냇동생을 낳다 동생과 함께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그날 이후 저의 인생에는 시린 겨울만 남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직장을 다니셔야 해서 저랑 여동생은 부산에 있는 고모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도 보고 싶고 돌아가신 어머니도 보고 싶다고 많이 울었지만, 고모들이 사랑으로 길러주셔서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나고 갑자기 새엄마가 생겨서 집에 다시 돌아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고모들은 그냥 부산에서 같이 살자고 하셨지만, 철없던 저와 동생은 이제는 엄마랑 아빠랑 같이 살 수 있다는 말에 그저 예전처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새어머니는 성격이 불같은 분이었습니다. 저희 남매를 매우 엄하게 기르셨는데, 새어머니는 나중에 너희 동생이 생겨도 너희에게 한 것처럼 똑같이 할 거라고 해서 저희는 그 말을 믿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새어머니는 딸을 낳았고, 전에 했던 말과는 달리 태어난 막내 여동생과 저희 남매를 다르게 대하셨습니다. 저희에게는 검소함을 가르치신다면서 항상 아꼈던 것들을 막내 여동생에게는 넘치게 주었습니다. 아버지는 좋은 직장에 지위도 높은 분이었습니다. 친구들이 늘 저에게 했던 말이 집은 괜찮게 사는데 너는 왜 그렇게 하고 다니냐는 말이었습니다. 용돈도 못 받고 옷도 낡은 것을 입고 다녀서 학교 선생님이 제 형편이 심하게 안 좋은 줄 아시고 도와주려고도 하셨는데, 상황을 알고는 난감해하셨습니다.
  새어머니는 아버지와 불화가 있을 때마다 저에게 화풀이했습니다. 그래도 엄마니깐 하는 생각으로 참았지만,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져만 갔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회사에서 어떤 일로 불명예 퇴직을 하시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모든 경제권이 새어머니에게 넘어갔습니다. 새어머니와 아버지의 사이가 나빠져 집안 분위기도 더 안 좋아졌습니다. 집안 재산도 모두 새어머니 손에 들어가고 저희 남매에 대한 핍박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새어머니의 행동은 점점 도를 넘어서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마음의 화를 운동으로 풀고 있었습니다. 운동에 미친 듯이 집중하면 화가 풀렸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집은 외로움이 증폭되는 장소였고, 저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고 공격성이 짙어지게 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인생이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마치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가 나를 자꾸만 괴롭히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빼앗고 방해하는 존재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도 나고 답답한 마음에 척과 싸우기 위해 집에 불을 꺼놓고 귀신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불러보기도 하고, 야밤에 산에 올라가 다 덤비라고 소리도 질러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하늘에 기도했습니다. 평생 함께할 수 있고 같이 있으면 행복할 수 있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사람들로 저의 인생을 채워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내가 고통받는 것은 저처럼, 혹은 저보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도우라는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새어머니와 크게 싸운 이후, 도저히 집에서 못 살 것 같아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무작정 상경해 체육관에서 일하고 인테리어학원에 다니면서 자격증을 따 직장을 구하려고 했습니다. 일도 하고 자격증 공부도 하느라 바쁘게 살던 중에 선각을 만나서 입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교화를 들었을 때는 관심이 크게 없었는데 다른 사람을 잘되게 하는 공부를 한다는 말씀에 내가 하려던 공부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도하게 되었습니다.
  입도하고 포덕소에 가면서 서서히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저를 항상 밝게 맞아주는 선각분들과 방면 도인들이 그저 좋았습니다. 입도하기 전에도 친구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지는 않았기에 마음을 열고 진실한 대화를 하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동안 집에서 느꼈던 어두운 마음은 실은 이런 인간관계에 대한 그리움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도를 모시면 마음속의 화가 내려가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희 집안 사정을 들은 선각은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니 『등신불』이라는 소설이 생각난다며, 단편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있다고 한번 보면 좋을 것 같다고 권해서 드라마를 찾아보았습니다.
  드라마를 보니 저희 집안 사정과 거의 비슷한 이야기였습니다. 주인공은 만적이라는 스님입니다. 만적의 어머니는 한 남자와 재혼했고, 그 남자의 자식이 신과 여옥 남매입니다. 사실 만적의 어머니는 남편의 재산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재혼한 것이었습니다. 재산을 차지하고자 남편을 독살하고 그 아들까지 독살하기 위해 밥에 독을 탑니다. 이를 알아차린 만적이 신의 밥을 대신 먹으려고 하자, 만적의 어머니가 뛰어 들어와서 밥을 못 먹게 막습니다. 이 일로 만적의 어머니의 목적을 깨달은 신과 여옥 남매는 두려움에 집을 뛰쳐나갑니다. 만적도 집을 뛰쳐나가서 남매를 찾아보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그렇게 떠돌다가 어느 절에 들어가서 스님이 됩니다. 10년 후 만적은 우연히 신과 여옥을 만나게 되는데, 남매는 문둥병에 걸린 채로 숨어 지내면서 비참하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충격을 받은 만적은 어머니의 죄를 자신이 짊어지겠다고 하며, 자기 몸을 소신공양하고자 합니다. 소신공양하는 날, 남매와 만적의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만적의 어머니는 예전과 다르게 정신이 나가 있었습니다. 소신공양이 시작되고,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많은 이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때 만적의 어머니는 정신이 돌아와서 남매를 알아보고는 자신의 죄를 뉘우칩니다. 그러자 남매의 문둥병이 낫습니다. 이를 바라보던 만적의 머리 위에 무지개가 뜨고, 만적은 성불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선각은 저에게 도를 닦아서 겁액을 풀고 해원상생의 마음을 가지라는 얘기를 해주려고 드라마를 추천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처음 봤을 때는 만적의 어머니를 연기하는 배우가 저의 새어머니랑 외모가 너무 닮은 탓에, 신과 여옥 남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오히려 화만 더 났던 것 같습니다. 만적의 어머니로부터 살해의 위협을 느끼고 집에서 뛰쳐나와서 떠돌다가 문둥병까지 걸린 남매를 보면서 그들의 운명이 너무나도 가혹하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저는 입도한 이후 10여 년간 수도를 잘하지는 못했습니다. 마음을 닦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마음의 어두움이 깊을수록 그것을 마주하는 데에는 고통이 따랐습니다. 수도하기 힘들어서 저는 핑계를 대고 도를 원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수도하면 모든 게 잘된다고 믿었는데 왜 이렇게 힘든 거냐고 선각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저는 거친 기질을 다스리지 못하고 방황했고, 결국 많은 시간이 흘러 작년부터 다시 마음잡고 수도하고자 노력하고 포덕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새어머니에 대한 미움, 친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운 마음, 동생과 저를 지켜주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 등 어린 시절부터 생긴 어두운 마음을 이제는 풀어내고 싶습니다. 과거의 아픔이 단지 상처로만 남는 게 아니라 후각을 찾아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제는 저도 남을 잘되게 하는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등신불〉을 한번 다시 보았습니다. 예전처럼 화가 올라오지 않고 오히려 감동해서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이제야 선각이 왜 보라고 권하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저도 바르게 수도해서 해원상생의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결국 제가 어린 시절에 하늘에 기도했던 소원은 이루어졌습니다. 상제님께서 들어주신 것 같습니다. 가족 같은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선각을 만나고 방면 도인들과 한 식구가 되어서 저에게 어린 시절에 느꼈던 마음의 온기를 되살려 주고 있습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제 마음의 봄날이 다시 오는 중인 것 같습니다. 해원상생 보은상생의 진리를 실천하는 수도인이 되도록 열심히 수도하겠습니다.

 

 

 

관련글 더보기 인쇄 다음페이지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