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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5년(2025)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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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공모전 : 대순종학이라는 거인과 인연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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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산문 가작

 

대순종학이라는 거인과 인연이 되다

 

 

대진대학교 대순종학과 3학년 교감 김정순

 

  나는 수년 전 『프레임』이란 책에서 한 청소부를 만났다. 그는 이른 새벽부터 먼지를 뒤집어쓰고 쓰레기통을 치우며 거리를 청소하는 일을 평생 해왔다. 그의 표정은 항상 밝고 행복했다. 어느날 한 젊은이가 “어떻게 항상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어요? 매일 쓰레기통을 치우며 사는 것이 힘들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 그는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라고 말했다.
  아,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자신의 관점을 우주까지 확장해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가 하는 청소는 단지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구를 깨끗하게 하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었고, 그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값진 일이었다. 그 청소부와의 인연은 내 마음이 편협해지거나, 보다 크고 긴 안목이 필요할 때 그의 관점을 떠올려 보게 했다.



  우린 지구라는 별에 태어나 한평생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연을 만난다. 그 인연에는 사람을 비롯해 동물, 식물, 무생물, 그리고 우리 주변의 문화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 인연으로 인해 행복해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아파하기도 한다.
  내가 나의 육체와 인연이 되어 함께 한 날들도 어느새 50년을 훌쩍 넘겼다. 무릎관절이 약해지고, 윤기 있던 머리카락은 푸석푸석해지고, 흰머리가 늘어나며, 눈이 어두워지고, 젊고 탄력 있던 피부는 그 옛날 우리 엄마의 주름을 닮아간다. 앞으로 조금의 세월이 더 지나면 내 육신은 더 이상 내 영혼을 담지 못하게 되리라. 아침 이슬과 같은 인생이란 말이 조금씩 와닿고 있다. 어렸을 땐 ‘언제 어른이 될까?’ 하며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인생의 절반을 더 살아온 지금, 나는 ‘잘 살아왔는지? 잘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잘 살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리 딸 셋에 넷째로 아들을 두고 있는 집안에 막내딸로 태어났다. 아들을 하나 더 두고자 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인생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아들 아들 하던 시대에 딸 셋을 연달아 낳아 층층시하 어른들께 면목 없고, 죄인 아닌 죄인이 된 심정으로 살아야 했던 우리 엄마가 만난 시절 인연.
  엄마는 내가 딸이라 처음엔 실망이 컸다고 하셨지만, 자라면서는 “네가 딸로 태어나서 너무 좋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논이랑 밭뙈기 조금 있는 시골에서 넉넉지 않은 형편이다 보니 ‘이다음에 크면 돈 많이 벌어 부모님께 효도해야지’ 하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다.
  1995년 여름 어느날, 난 우연히 도를 만났다. 며칠간 포덕소에 가서 들었던 교화 중 가장 와닿았던 단어가 ‘효도’였다. 크게 효도하는 길이 도 닦는 일이라 하시던 선각분들의 말씀을 따라 시작했던 수도가 어느새 30년이 되었다. 그사이 도와 인연 있는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수많은 도우가 떠나갔다. 나 역시 잠시 수도를 중단했던 때도 있었고, 너무 힘들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다.
  근래 문득문득 스스로에게 대견함이 느껴지는 건, 내가 지금 여기 대순진리회에서 여전히 수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난 이번 생은 수도인으로서 살아야 하는 인연을 갖고 온 게 분명한 것 같다. 30년째 같은 길을 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부끄러운 건 30년이란 세월 동안 이뤄놓은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흔히 한 가지 일에 10년 정도 공을 들이면 그 분야의 달인 소릴 듣는다는데, 30년간의 수도이니 난 포덕의 달인이거나 교화의 달인, 아니면 해원상생을 실천하는 달인 정도는 돼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저 긴 세월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것과 ‘끝까지 따라가는 공이 크다’라는 말씀을 위안 삼아 오늘도 그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이런 나와는 대조적으로 같은 30년 세월이지만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대진대학교의 대순종학과. 1992년도에 대진대학교가 개교하고 1995년도에 인문대학 내에 대순종학과가 개설된다. 그리고 2017년도에는 대순종학대학이라는 단과대학으로 독립하게 된다. 국내외 종교학술대회 참여와 대순진리를 널리 알리기 위한 쉼 없는 연구와 노력을 하는 대순종학과 교수님들. 이 대순종학과와 난 올해 인연을 맺게 되었다. 선감의 권유로 입학 상담을 하던 중 편입을 결정하게 되었다.
  3월 초에 개강하고 둘째 주차 강의가 끝났다. 사실 편입을 하고 나서야 대순종학대학이라는 단과대학으로 독립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종과는 대순종교학과의 줄임말일 거라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종교학’과 ‘종학’은 다른 것이며, 대순종학과란 과명은 여러 추천 이름 가운데 도전님께서 “대순종학과로 하라”는 말씀에 따라 정해진 것이었다. 대순종학이라는 학문이 우리의 믿음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토대가 되고 있음에도 그간 크게 관심을 두지 못한 것에 약간은 미안한 맘이 들었다.
  편입이 확정되고 오리엔테이션 일정과 5월에 있을 학술답사 일정을 미리 받았을 때부터 왠지 마음에 설렘이 일었다. 아마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 대순진리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으리라.



  오리엔테이션이 있던 날 대진청소년수련원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숙소에 모여 같이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어떤 학생은 “대순 청소년 캠프 학생들에게 식사를 준비해 주던 내가 오늘은 주인공이 되어 대접받았다”라며 행복해했고, 어떤 학생은 “알바로 수련원 청소를 했었는데 오늘은 이곳을 내가 쓰게 됐다”라며 즐거워했다. 비대면 학생들은 대부분 낯이 익었다. 시학공부를 같이 하거나 수강, 연수, 수호 등을 통해 안면이 있었다. 점심에 나왔던 호빵만 하던 떡갈비와 저녁에 나왔던 두툼한 생삼겹살의 맛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아마도 그건 맛도 맛이지만 대종과 학생들에 대한 종단 차원의 각별한 애정과 정성 때문이었으리라.
  5월에 있을 학술답사 일정으로 강의가 하루 빠지게 된다며 개강 첫날부터 열강하시는 교수님, 학생들이 보다 쉽게 대순진리를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이런저런 비유를 들며 가르쳐 주시는 교수님들에 대한 감사함과 아울러 종단의 아낌없는 지원까지, 두루두루 마음속 깊이 감사함이 밀려드는 2주간이었다.
  ‘대순비교종교학’ 시간에 알게 된 신학자 솔즈베리의 존(John of Salisbury)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거인 어깨 위에 앉아있는 난쟁이와 같다. 우리는 거인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먼 것들을 본다. 그 이유는 우리가 거인보다 시력이 더 좋거나 키가 크기 때문이 아니라, 거인이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그의 키에 우리의 키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제 난 ‘대순종학’이라는 ‘거인’을 만났고 그를 통해 여태 보지 못했던 부분과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배우고 알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신앙심을 더욱 깊게 하고, 대순진리를 널리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에 차 있다.
  학과에서 선물로 주신 새 전경을 펼쳐 내가 좋아하는 한 구절을 소리내어 읽어 본다.
  이인생 불참어천지용인지시 하가왈인생호
  (以人生 不參於天地用人之時 何可曰人生乎)
  사람으로 태어나 하늘과 땅이 인간을 쓰는 때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어찌 인생이라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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