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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5년(2025)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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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공모전 : 미움에서 깨달음이 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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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산문 가작

 

미움에서 깨달음이 된 인연

 

 

잠실28 방면 선사 박향희

 



  저는 수도를 하면서 도우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중에 특히 가장 많이 힘들었던 분이 있었습니다. 성별부터 살아온 환경, 생각과 성격까지 많은 게 달라서 그분과 함께 어떤 일을 진행하는 부분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제가 이야기한 내용을 다르게 받아들여서 오해가 되기도 하고 그분이 저한테 하는 얘기가 상처가 될 때도 많았습니다. 그분을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생각되어서 ‘참을 인(忍)’만 되뇌며 지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저는 그분의 부족한 부분, 잘못된 부분만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분이 도를 잘 닦고 있는 것처럼 안보였는데 포덕을 하면 반듯한 후각도 많이 만났습니다.
  ‘왜 저분은 포덕도 잘하고 후각도 잘 나오는 거지?’
  ‘어떤 부분 때문에 하늘에서 인정을 해주시고 도와주시는 걸까? 그리고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라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그 수도인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도인분들과 그분이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맡겨진 일을 마음을 다해 성실하게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서 정성이 보였습니다. ‘이거구나.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고 온 마음을 다해 정성껏 하는 이런 마음 때문에 하늘에서 도우시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모습은 저와 있을 때와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평소 미운 마음이 많았던 제가 봐도 그분이 도의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 감동할 때가 있었습니다.
  얼마 뒤에 코로나가 심각했을 때 그분은 도장에 종사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몇 년 동안 보지 못하다가 코로나가 풀리면서 도장 참배를 가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미운 정이 들었는지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에 함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과거 포덕소에서 지내면서 함께 경험했던 일들을 이야기하다가 제가 서운했던 일들, 상처받았던 일까지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제 이야기를 듣고 본인이 많이 부족했다면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분도 저 때문에 상처받거나 서운한 게 있었을 텐데 그 어떤 말도 일절 없고 제가 한 이야기들에 대해 사과만 했습니다. “저 때문에 서운한 거 많으셨죠?”라고 물어도 고마운 게 더 많았다고만 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도 풀지 못하고 있던 응어리가 있었는데 그분은 너무나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미안했다는 말과 고마운 게 더 많았다는 그 말 한마디에 마음에 남아있던 응어리가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내심 부끄러워졌습니다. 같은 시간을 지내면서 저는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그분과 헤어지고 도장을 나가면서 다시 한번 과거의 제 모습들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분은 다른 분들하고는 잘 어울렸지만, 저랑은 소통이 안 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그분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과도 소통이 잘되지 않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 과거 입도하기 전에도 주변 사람들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던 게 생각났습니다. 저를 힘들게 했던 원인은 상대가 아닌 저한테 있었습니다.
  ‘왜 나는 사람들과 소통이 안 되는 걸까? 나의 문제점이 무엇일까’ 하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제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부분에서 저의 언행을 돌아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상대의 이야기를 저의 상식으로 재해석해서 듣거나 상대의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미리 넘겨 집고 판단해 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오해할 수도 있기에 생각해서 움직여야 하는 행동도 행동부터 하고 나서야 뒤늦게 후회할 정도로 배려심과 조심성이 없었습니다. 오해를 만드는 주범은 저였습니다.

 

김 형렬이 출타하였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예수교 신자 김 중구(金重九)가 술이 만취되어 김 형렬을 붙들고 혹독하게 능욕하는지라. 형렬이 심한 곤욕을 겪고 돌아와서 상제께 사실을 아뢰니 상제께서 형렬에게 “청수를 떠 놓고 네 허물을 살펴 뉘우치라” 하시니 형렬이 명하신 대로 시행하였도다. 그 후 김 중구는 한때 병으로 인해서 사경을 헤매었다고 하느니라. 이 소식을 형렬로부터 들으시고 상제께서 다시 그에게 충고하시기를 “금후에 그런 일이 있거든 상대방을 원망하기에 앞서 먼저 네 몸을 살피는 것을 잊지 말지어다. 만일 허물이 네게 있을 때에는 그 허물이 다 풀릴 것이요 허물이 네게 없을 때에는 그 독기가 본처로 돌아가리라” 하셨도다. (교법 2장 28절)

 

라는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내수 때부터 읽어온 구절인데 정작 저는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조금씩 고치려고 노력하다 보니 지금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많이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제가 변화할 수 있도록 계기가 되어준 그 수도인분께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고 소심한 어린 마음으로 미워했던 게 참으로 후회되고 부끄러웠습니다. 같은 사람도 제 마음 하나로 원수도 되고 은인도 될 수 있음을 그 수도인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의 부족한 모습을 찾고 고쳐갈 수 있도록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주신 상제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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