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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1년(2021)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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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있는 풍경 : 고마운 수마

고마운 수마



교무부 정석균




  내가 도문에 들어온 시기는 80년도 후반이다. 입도 후 수도 생활을 하면서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은 경험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수마(睡魔)’에 대한 것이다. 수마란 견딜 수 없이 오는 졸음이 곧 마(魔)임을 일컫는 것이다. 수마는 내가 교화를 듣거나 기도를 모실 때에 졸음으로 나타나 맑은 정신을 유지하지 못 하게 하였다.
  그 당시 도장 참배를 하면 대순성전에서 시봉으로부터 성화에 대한 교화를 듣는 것이 일정의 하나였다. 교화가 시작되면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귀를 당겨도 소용없고 어깨를 주무르고 허벅지를 꼬집어봐도 졸음을 이겨내기는커녕 더욱 잠으로 빠져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교화가 끝나면 졸음이 달아났다. 그때는 졸음이 수마 때문이라는 걸 잘 몰랐다.
  수마는 기도를 모실 때도 나를 괴롭혔다. 기도상 앞에 서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주문봉송 시작하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 주문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다. 기도를 마치는 순간 정신이 맑아지면서 졸음은 금방 사라졌다. 그럴 때마다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앞으로는 졸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을 하였다. 이런 경험이 여러 번 반복되자 수마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입도 후 6개월이 지나 교무 임명을 모셨다. 이때도 여전히 수마는 나의 수도 생활에 그림자처럼 함께 했다. 수마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후 선무 임명을 모시면서 수마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선사 임명을 모시면서 신기하게도 수마로 인한 어려움은 많이 사라졌다. 입도 후 3년 만이었다. 참으로 기뻤다. 신명의 음호(陰護)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수마가 사라진 다른 이유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수도인 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겠지만 나에게 수마란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해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반들에게 교화하고 있었는데, 어떤 수반이 건성으로 듣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교화가 어렵나 아니면 수반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정성을 들여 교화하였다. 내가 교화를 할수록 수반의 눈꺼풀은 무거워졌고 급기야 졸기 시작했다. 졸고 있는 수반을 보면서 문득 내 과거의 모습이 생각났다.
  평도인일 때 교화를 들으면서 졸았던 이유가 선각의 교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마음의 문이 닫혀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는 것도 없으면서 아집과 고집으로 뭉쳐있었기에 누구의 교화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선각분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차츰차츰 마음을 열면서 수마가 떠났고, 나 스스로 수마를 오래도록 붙잡고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 수반이 졸고 있는 모습이 이해되었다.
  도전님께서 “내 경위만 옳고 남의 주장을 무시하는 데서 반발을 일으켜 서로 미워하다가 마침내 원한을 품어 척을 맺는 법이다”(『대순지침』, p.27.)라고 하셨다. 체계를 통한 수도 과정에서 선·후각 간에 상호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는 자세로 수도를 함으로써 화합되며 이것이 올바른 도인을 육성하는 지름길이라는 말씀이라 생각된다.
  아집과 고집은 나의 수도 생활에서 나 자신을 스스로 속이는 허물이 되었고, 이로 인해 내 마음에서 척이 발동하여 수마를 붙드는 원인이 되었다. 아집과 고집을 인정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 교화를 받아들이고 선각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게 되니 정신이 맑아지고 졸음이 점점 줄어들었던 것 같다. 솔직하고 정직한 태도로 도인 상호 간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실천하는 진실한 수도를 통해 수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수마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으니 어찌 고마움을 표하지 않을 수 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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