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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 2024 노원구민과 함께하는 ‘대진 마을음악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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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원구민과 함께하는
‘대진 마을음악회’를 마치고

 

 

대진여자고등학교 교사 김기혜

 



  대진여자고등학교 오케스트라는 지난 11월 9일, 중계 등나무근린공원에서 노원구민과 함께하는 ‘대진 마을음악회’를 성황리에 개최하였다. 이번 음악회는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소통의 장으로, 따뜻한 가을 오후를 음악으로 물들였다.
  대진여고 오케스트라 단원 53명은 인문계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1ㆍ2학년으로, 교내 동아리 활동 및 방과 후 특기적성교육에서 취미로 활동하는 순수 아마추어 학생들이다. 그동안 10여 년간의 국제교류음악회 개최, 개교 20주년 음악회와 마을음악회, 코로나19 이전까지 여주에 있는 대진노인복지센터에서 매년 ‘사랑의 나눔 음악회’로 재능 나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며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 왔다. 20년이 넘는 대진여고 오케스트라의 전통 속에 닦여진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이렇게 규모가 큰 ‘마을음악회’도 계획할 수 있었다.
  마을음악회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되어 클래식부터 팝, 영화 OST,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먼저, 김정남 교장 선생님의 ‘인공지능 시대의 오케스트라와 인성’을 주제로 한 인사말 후, 홀스트 작곡의 ‘행성 모음곡’ 중에서 ‘목성’으로 음악회를 웅장하게 열었다. 이어서 영화 OST ‘바다가 보이는 마을’을 연주하여 따뜻한 감동과 평온함을 선사했다.
  음악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성악 협연이었다. 유명 소프라노 원유슬 성악가가 뮤지컬 인기곡 ‘Think of Me’와 이태리 가곡 ‘Il Bacio(입맞춤)’를 노래했다. 청아한 음색에 뛰어난 테크닉과 감정 표현으로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매료시켜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원유슬 소프라노는 협연 요청을 했을 때 고등학교 학생들과 협연이 가능할까, 은근히 걱정했다 하는데 우리 학생들의 실력에 감탄의 인사를 해왔다.
  그리고 특별 이벤트로 학교 축제에서 1등 상을 받은 1학년 11반 학생들이 신해철의 ‘그대에게’ 치어리딩 공연을 했다. 활기찬 퍼포먼스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바로 이어진 오케스트라 버전의 ‘그대에게’는 다이내믹을 살린 열정적인 연주를 보여주어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어진 ‘Disco Lives Medley’는 학부모님들의 7080세대 취향에 맞춰진 선곡으로 경쾌한 리듬과 익숙한 멜로디로 함께 손뼉을 치며 신나게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곡인 ‘고향의 봄’으로 감동의 절정을 이루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든 세대가 다 알 수 있는 곡을 한 곡은 연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넣은 마지막 선곡이었다.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들 모두가 귀를 기울였으며, 연주가 끝나자마자 아낌없는 박수와 함께 앙코르 요청이 이어졌다. 앙코르곡인 ‘무조건’ 연주는 다시 한번 관객들을 열광시키며 신나는 분위기로 마무리하였다. 정말 남녀노소가 한바탕 어우러진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였다.

 

 

  이번 야외음악회 준비 과정은 후회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음악회를 위한 백그라운드를 우리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준비하여 공연장처럼 만들어야 했다. 연주 의자, 보면대, 연주단, 거대한 타악기들, 관객 의자 수백 개, 음향, 촬영 등등. 이벤트 회사에서 진행해야 하는 규모들을 감당해야 하다 보니 한계를 느끼기도 하고, 다시는 야외음악회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음악회를 시작하니 야외음악회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감동과 그림이 펼쳐졌다. 가을 오후의 햇살과 단풍이 공연장의 배경이 되어 주었고, 관객들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할 것 같은 실내 공연장의 정숙함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즐기며 감상하고 있었다. 준비된 객석 의자뿐 아니라, 무대 뒤 다리 위에서도, 저 멀리 미술관 앞 벤치에서도 자유롭게 감상하며 박수를 보내주고 있었다.
  음악회가 끝나고 그날 저녁, 미국에 사는 제부에게서 연락이 왔다. 제부의 학교 선배로 대학교수인 분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내용을 캡처하여 SNS로 보내주었다.
  “집 앞 공원에서 연주회가 있어 잠시 멈추었다. 대진여고 학생들의 연주라서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참 잘한다. 졸업생의 찬조 출연도 후배들의 연주와 잘 어우러져 좋았다. 국제교류를 통해 실력을 끌어올렸다 하는데 학교 공부하면서 모두 대단하다. 멋진 공연에 마을 주민들이 흡족해한다. 가을을 보내며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그저 산책하며 지나가다 우연히 우리의 음악회를 보고 올린 것으로, 이 내용으로 우리의 음악회 평가는 다 된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마을 주민이라 밝힌 50대의 남성이 교장 선생님께 “정말 감동 어린 공연이었고 이러한 교육을 하는 대진여고가 있어 마을 주민으로서 자랑스럽다”라는 말도 했다 한다. 직접 인사말을 건네진 않았지만, 관객의 표정에서 공연에 대한 평가가 그대로 느껴졌다.
  단풍 물든 공원에서 오케스트라 연주와 관객들, 멀리서 강아지 산책길에 멈추어 듣고 있던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마치 서정적인 한 폭의 수채화처럼 가슴속에 깊이 남는다.
  2024년 가을은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가을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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