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박사과정생, 연산 방면 교령 이수현
세계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 팬데믹은 현재 우리 삶의 방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19는 끊임없이 세계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델타 변이’, ‘오미크론’과 같은 신종 변이 바이러스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세계는 다양한 백신들의 개발로 더 이상의 바이러스 확산은 없을 것이라 크게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으며 백신을 1차, 2차, 3차까지 접종했어도 돌파 감염이라는 사례가 잇달아 나와 사람들의 불안을 증가시켰다. 우리는 일단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예방책을 최선으로 지키고 있으나 앞으로의 ‘단계적 일상 회복’,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위해서는 ‘위드코로나’ 혹은 ‘또 다른 새로운 해결책’을 고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2년간 지속된 팬데믹으로 우리의 삶은 비대면, 언텍트(Untact: 접촉의 반대를 뜻하는 신조어, Un+Contact) 만남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이제 우리는 직접 가서 만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업무를 보거나 친구들과 만날 수 있으며 다양한 취미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사람들과도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특히 인터넷 강대국인 우리나라는 어디에서나 인터넷 접속이 쉽기에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온라인 가상 공간에서 만나 업무나 수업 진행을 하거나 타인과 소통하며 불편하지 않게 지내고 있다.
이러한 언택트 시대에 사회, 경제, 문화 활동 분야에서 크게 주목되고 있는 플랫폼이 바로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Meta-Verse)’란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우주/세계’를 뜻하는 ‘Universe’를 합친 단어로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 닐 스티븐슨(Neal Sephenson)의 1992년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피자 배달원이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서 진짜 세상과 가짜 세계를 왔다 갔다 하는데 이때 그 가상의 세계를 뜻하는 말이 메타버스였다. 사실 메타버스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싸이월드,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는 온라인 속의 가상현실 플랫폼으로 개개인이 자유롭게 자기 생각과 관심 분야를 업로드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대변해 주는 아바타를 만들 수 있으며 그 아바타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며 즐길 수 있도록 ‘또 다른 세상’을 제공해 주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앱인 구글맵, 네이버맵, 카카오맵도 실제의 건물과 도로들을 모두 온라인상의 미니어처 복제품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 위에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등을 입힌 수많은 VR(가상현실)ㆍAR(증강현실) 프로그램들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SNS 속에 나의 모든 일상속에서 보고, 듣고, 만나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여 공유하면 그것들이 지속해서 복제되어 여러 사람과도 정보공유가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의 세상 속에 살고 있으며, 내가 서 있는 세상은 둘 이상의 세계들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메타버스 시대를 과거와 같이 되돌릴 수 없다면 ‘제4의 물결’인 새로운 시대를 수용하여 즐기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상적인 삶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인가’이다. 코로나19의 종식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스스로 변화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 앞서 살펴본 메타버스라는 4차원적 가상세계는 기존의 3차원적 현실 세계를 초월 가능한 세계로 인류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는 세계이다. 예를 들면, 시공간의 제한 없이 더욱 실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여 세계 각지의 친구들과 만나 소통하고 교류를 할 수 있으며,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분야에서의 신기술 및 정보가 크게 확장되어 더욱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인류의 무한한 가능성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대 속에 살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의 생활 방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어쩔 수 없이 변화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최근까지 코로나 확진 상황이 좋지 못하여 대외활동에 제한이 많으며, 특히 우리 종단도 정부의 코로나19 예방 수칙에 따라 도장과 회관에서의 종교 활동 참여가 제한되어 개개인이 개별 장소에서 기도를 모시는 것 외에는 도장 방문, 치성, 참배 등 행사를 자유롭게 참여하기가 어려웠다. 앞으로 코로나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현재 종단에서는 비대면식 대학생 수강과 자원봉사활동이 일부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수많은 도인의 종교 활동 참여에 대한 기대와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도인들 간의 종교 활동 참여에 대한 요구사항이나 바람에 대한 의견 교류가 잘 이루어질 수 없기에 현재 활동하고 있는 도인들의 생각이나 의견 또한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비대면 활동을 준수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각자 소속된 방면의 선각과 후각이 소통과 교류를 하고는 있지만, 공식적인 활동에 대한 도인들의 의견과 종교 참여에 대한 요구사항들을 수렴하기 위한 소통 창이나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소통의 장이 생긴다면 도인들의 잠정적인 중단 상태의 종교 활동 참여에 대한 불만이나 아쉬움을 알고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종교 활동 참여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를 들면, 종단이나 방면에서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카카오톡, 줌이나 웹엑스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 등)을 만들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연령별 도인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일상 속의 가벼운 주제부터 토론이 필요한 주제까지 자유롭게 대화하고 생각과 의견을 교류할 수 있다. 끝으로 지금처럼 다원화되고 디지털화된 사회문화 속에서 자유롭고 능동적인 방식으로 도인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기존의 시공간적으로 제한된 참여 방식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며, 나아가 이후 국외에서 활동하는 도인들과 비도인들의 참여도 함께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방식을 통한 다양한 사람들의 종교적 참여 유도는 상제님의 가르침에 대한 각자의 의견과 생각을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순사상의 세계화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해원상생의 가치가 실현되는 날까지 다 같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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