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열탕 시대’
출판팀 염장선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024년 8월 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 7월은 2023년 7월에 이어 지구 역사상 두 번째로 더웠다. 2023년 7월 27일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의 온난화 시대는 끝나고 끓는(열탕) 지구의 시대가 시작됐다”라고 발표한 이래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월별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올해 8월 우리나라도 30도 이상 폭염이 역대 최장기간 지속되었다. 이미 우리는 ‘열탕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현재 지구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평균 1.09℃ 이상 오른 상태가 되었다. 특히 급산업화 과정을 거쳐 성장한 우리나라는 1.5℃ 이상 올랐다고 한다. 지구의 기온상승을 사람의 체온 상승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의사들은 사람의 체온이 평균보다 1.5℃ 오른 38℃가 되면 발열된 것으로 보고 병원에 가서 진찰받아 보라고 한다. 지금의 지구는 이 순간도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데, 사람으로 치자면 발열에서 고열 상태로 가고 있는 것과 같다. 21C 이후 세계 곳곳에서 유례없는 기후변화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2019년부터는 이례적이고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9년 8월경 인도양 동ㆍ서쪽의 기온 차가 2℃ 났고 이는 주변 지역에 대형 산불과 폭우의 원인을 제공하였다. 인도양 동쪽에 자리한 호주는 2019년 9월경 극심한 가뭄과 마른번개에 의한 대형 산불이 발생한 후 2020년 2월까지 6개월간 지속되어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죽었으며, 호주 전역에 걸쳐 대한민국보다 넓은 12만 ㎢의 면적을 태웠다. 인도양 서쪽에 자리한 소말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등의 아프리카는 대홍수로 큰 피해를 보았다. 또한 같은 해 여름 파키스탄, 중국, 일본, 한국 등지에서도 기록적인 폭우 때문에 생긴 홍수로 수많은 재산 피해와 수천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또한 최근 바닷물의 온도상승으로 우리나라는 서해와 남해에서 양식하던 수백만 마리 고기들이 폐사되는 등 매년 해양자원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다른 지역보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곳이 극지방이다. 2020년에는 그린란드 빙하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녹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으며, 오하이오 주립 대학 연구원들은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결국 빙하가 녹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라고 하였다. 2030년경이 되면 북극의 빙하가 거의 다 녹는다고 한다. 최근 중위도 지역의 기후 급변 현상은 북극 지방의 공기가 따뜻해지면서 극지방의 찬 공기와 중위도지방의 따뜻한 공기의 경계를 지켰던 제트기류의 띠가 무너져 들쑥날쑥해지면서 발생한 것이다. 그 예로 2020년 9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38℃ 이상의 폭염이 3일간 지속되다가 하루 만에 영하 2.2℃의 돌풍을 동반한 폭설로 15cm가량의 눈이 쌓였다. 그리고 겨울 평균기온이 18℃로 대체로 포근한 미국 텍사스(2021년 2월)에 영하 20℃ 이하의 때아닌 혹한과 폭설로 생태환경에 큰 혼란과 피해를 일으키기까지 하였다. 또한 기후변화로 발생한 극지방 빙하의 바다 유입이 대지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질학자들의 연구가 있었다. 특히 일본 근처에 있는 지진대에 영향을 주어 여러 차례 지진을 일으켰다고 한다. 최근 일본 난카이 일대와 주변 지역의 지진은 난카이 대지진에 대한 염려와 공포를 키우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진뿐만 아니라 사람의 식생활과 밀접한 전염성 질병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하와이대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기후변화’가 흔한 수인성 바이러스에서 페스트(흑사병)와 같은 치명적인 질병까지 인간이 접하는 전염성 질병의 58%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와이대학교와 예테보리대 환경 및 보건 과학자팀은 모든 병원성 질병 병원체에 대한 수십 년의 과학 논문을 검토해 기후변화로 인해 악화되는 인간 질병 지도를 만들었는데, 연구 결과 병원성 질병 375개 중 218개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앞으로 2070년까지 15,000건 이상의 전염병이 발생할 것이라고 《네이처》지는 발표하였다. 폭염과 홍수에 의한 재난은 선진국에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겠지만, 수많은 전염병은 경제발전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또 다른 영역이 될 것이다. 세계는 이런 기후변화에 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온실가스가 증가하며 지구의 평균온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상황들을 마주하게 한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 정도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관측과 더불어 6차 대멸종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보면 상제님께서 “이제 천하 창생이 진멸할 지경에 닥쳤음에도 조금도 깨닫지 못하고 오직 재리에만 눈이 어두우니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오.”(교법 1장 1절)라고 하신 말씀이 자꾸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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