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연극, ‘인간의 조건’
출판팀 임정화
상생연극은 대순청소년 캠프에서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대순진리를 이해시키고, 능동적인 청소년을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에 노래와 율동을 담아 ‘훈회’와 ‘상생’을 연극으로 전한다. 특히 이번 연극은 훈회 중 ‘남을 잘 되게 하라’는 주제 아래 우리가 잘 아는 건국 신화를 각색하여 연출했다. 상생연극 ‘인간의 조건’,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늑대 : “난 멋진 털코트를 두르고 아주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게 소원이야.” 토끼 : “난 아주 아주 예뻐지는 게 소원이야. 성형수술이라도 한번 받고 싶은데…….” 다람쥐 : “음, 난 많은 책을 봐서 다양한 지식을 갖고 싶어. 일단 이 세상 최고의 도서관을 가보고 싶어. 바로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 도서관이지.” 돼지 : “나는 꼭 먹어 보고 싶은 게 있어. 인도네시아의 렌당이란 음식이야. 렌당은 코코넛 밀크와 레몬, 마늘, 고추 등으로 만든 최고의 고기찜이야. 생각만 해도 군침이 나.” 원숭이 : “나는 세계 최고의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고 싶어.” 호랑이 : “난 태권도왕이 되고 싶어. 정말 세상의 큰 힘을 갖고 싶어.” |
무대가 열리고 여섯 동물이 즐겁게 놀고 있다. 진실게임을 하며 각자 자기의 소원을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원하는 명품, 외모, 지식, 맛있는 음식, 재미, 힘 등을 이룰 수 없다. 동물들은 자신의 바라는 바를 인간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여겨 먼저 인간이 되어야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곧이어 새로운 막이 열리고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와 풍백과 우사에게 지상의 소식을 묻는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과 과학으로 인간이 살기 편리한 시대가 되었으나 이기심과 욕심을 채우기 급급한 사람들로 인해 살기 힘들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듣는다. 이에 환웅은 며칠 지상에 있으며 세상을 살펴봐야겠다고 말한다. 때마침 이 모습을 본 호랑이는 환웅이 세상에 강림하였음을 동물 친구들에게 알린다.
여섯 동물은 곰이 사람이 되었듯 자신들도 인간이 되기 위해 환웅을 찾아간다. 이에 환웅은 동물이건 인간이건 이 세상에 태어나 저마다의 역할이 있는데 어찌 인간이 되고 싶다고 하는지 되묻는다. 동물들은 인간이 되면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며 기회를 달라고 간절히 빈다. 환웅은 아무나 인간이 될 수 없다며 ‘인간의 조건’이 무엇인지 생각해 오라고 3일의 기한을 준다. 호랑이, 돼지, 토끼, 늑대, 다람쥐, 원숭이는 댄스와 노래로 각자의 취향을 한껏 뽐내며 인간의 조건에 대한 답을 고심한다. 태권도 복장을 한 호랑이는 멋진 자세를 취한다. 호랑이가 산중의 왕인 이유는 힘이 세기 때문이라며 힘 있고 강한 사람이 최고라 한다. 음식 이름으로 랩을 하며 연신 “맛있다”를 외치던 돼지는 잘 먹고 잘살려면 맛난 음식을 먹는 것이 최고라 한다. 손거울에 얼굴을 비추며 등장한 토끼는 남자들도 화장하는 시대에 성형은 기본이라며 인간 세상에서 외모가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늑대는 성형도 돈이 있어야 한다고 지폐를 휘날리며 인간의 조건은 돈이라 한다. 이에 질세라 다람쥐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지식이기 때문에 똑똑해야 한다며 노트북을 들고나와 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당장이라도 수영장으로 뛰어들 듯한 옷차림의 원숭이는 동물이든 인간이든 재미를 아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관객석을 향해 외친다. “얘들아, 나와 봐! 재미있게 놀아보자.” 드디어 약속한 3일이 되어 환웅이 등장하고, 동물들은 환웅에게 각자 고민한 인간의 조건을 말한다. 환웅은 그들이 얘기하는 힘, 외모, 지식 등이 모두 같은 이야기라며 한숨짓는다. 바로 인간의 욕심. 이미 그런 인간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굳이 더 보탤 이유가 없다고 한다. 인간의 조건을 맞추지 못해 실망한 동물들은 환웅에게 깨우쳐달라고 한다. “이미 답을 알고 있지 않냐.” 하고 돌아 나가는 환웅의 뒤로 ‘홍익인간’이라는 글이 보인다. 호랑이가 인간이 되지 못해 몹시 슬퍼하자, 친구들도 못내 가슴 아프지만, 그에게 위로를 건넨다. 다람쥐는 답을 다시 생각해 보자고, 돼지는 호랑이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토끼도 힘내라고 다가가는 등 함께 춤을 추며 호랑이의 기운을 북돋운다. 처음에는 뿌리쳤으나 계속되는 친구들의 격려에 결국 호랑이는 다시 살고자 힘을 낸다. 그리고 환웅의 말을 되짚어 곱씹는다.
호랑이는 친구들 덕에 생기를 얻은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불현듯 우리 각자가 이미 인간이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바로 인간의 조건임을 깨닫는다. 그 재능을 나를 위해 쓰면 욕심이지만 남을 잘되게 쓰면 홍익인간이라는 깨달음이다. 이제 인간의 조건에 대한 답을 찾았으나 호랑이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것도 욕심이 아니겠냐며 친구들에게 깨우침을 전한다.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에서 내가 가진 재능으로 충분히 남을 잘되게 할 수 있으니,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다른 동물들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남을 잘되게 하면서 행복하게 살자고 마음을 모은다. 호랑이는 친구들이 있어 너무 좋다며 고마워한다.
극 중 맛집 투어와 먹방 콘텐츠를 즐기는 돼지에게 남학생들은 “맛있다!”를 연발하고, 외모가 중요하다는 토끼의 대사에 여학생들은 공감의 환호를 지른다. 어느 동물이 인간이 될지 질문을 던지는 배우와 이에 답하는 학생들의 소통으로 함께 연극을 꾸려가니 차수를 거듭할수록 공연 시간이 길어진다. 같은 주제가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연극이지만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건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성장과 함께하기 때문일지도…. 이번 겨울에 보게 될 상생연극,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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