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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4년(2024)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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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문 : 질투에 무너진 수행자

질투에 무너진 수행자



교무부 조광희



  옛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가까운 친족간에도 나보다 잘되면 기뻐하기보다는 오히려 질투심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질투는 분노 슬픔과 같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 중의 하나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상제님께서 질투는 세상을 상극으로 치닫게 만드는 하나의 원인이라 하셨으므로01 상생의 도를 닦는 수도인으로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 경건한 수행자가 있었다. 악마들은 회의를 열어 수행자를 타락시키기로 했다. 첫 번째 방법으로 악마는 수행자에게 커다란 금덩이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수행자는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내 눈앞에서 교태를 부리게 했다. 수행자는 마치 돌을 보듯 무표정했다. 이번에는 좀 더 강력한 무기를 동원했다. 수행자의 마음에 ‘의심’의 씨앗을 심으며 속삭였다. “지금 네가 하는 금욕생활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당장 포기하라.” 그러나 수행자의 표정에는 조금의 변화도 없었고, 결국 악마의 우두머리가 나섰다. “그런 방법으로는 그를 유혹할 수 없다. 내가 최후의 방법을 동원하겠다.” 그 악마는 수행자의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였다. “당신의 경쟁자가 방금 교단의 대표로 선출됐다고 합니다.” 수행자는 이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02


  한 수행자가 악마로부터 온갖 유혹을 다 이겨냈으나 마지막에 자신의 경쟁자가 교단의 대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하게 된다. 이러한 분노의 감정은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잘되거나 우월한 것을 싫어하는 마음인 질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수행자는 다른 유혹은 잘 참았으나 질투라는 마지막 고비를 넘어서지 못하여 그간의 노력이 허사가 된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질투가 자신의 수행에서 큰 장애가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질투의 심각성은 『전경』의 김봉곡과 진묵의 일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평소 김봉곡은 진묵을 시기, 질투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진묵이 김봉곡에게 『성리대전』을 빌려 그것을 노상에서 다 읽었다. 봉곡은 진묵이 유도(儒道)까지 통달할까 봐 책을 찾아오라 했으나 이미 진묵이 그 책을 다 읽고 버린 뒤였다. 이를 알게 된 봉곡이 노발대발하자 진묵은 내가 외울 터이니 기록하라고 말하고 잇달아 한 편을 모두 읽으니 그것이 한 자도 틀리지 않았다. 이 일로 봉곡은 진묵을 더욱 질투하게 되었고 진묵이 시해(尸解: 몸만 남기고 혼백이 빠져나감)로써 인도국(印度國)에 갔을 때 그의 육신을 살 점 하나 남기지 않고 태워버렸다. 이에 원을 갖게 된 진묵은 봉곡에게 “너의 자손은 대대로 호미를 면치 못하리라”라는 말을 남기게 된다.03 결국 김봉곡의 질투심이 진묵의 참혹한 죽음과 원을 낳게 하는 극한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이처럼 상극의 씨앗인 질투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는 사심인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의 상태에서는 타인을 협력자가 아닌 나의 경쟁자로만 보게 된다. 그래서 남과 나를 계속 비교하게 되고, 혹여 남이 자신보다 앞서나간다는 생각이 들면 시기와 질투에 사로잡혀 그를 미워하게 된다. 이러한 미움은 남을 해쳐 원한을 갖게 하고 수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장애가 되는 척이 될 수 있다.
  질투를 극복하는 하나의 길은 남을 나와 같이 소중히 여기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상제님께서 김형렬에게 『대학』의 한 구절을 알려 주셨다. 이를 살펴보면, 만약 한 신하가 있어 재주는 없으나 마음이 참되어 남의 밝음과 기예를 자기가 가진 것처럼 좋아한다면 이는 남을 포용함이니 이로써 나의 자손과 백성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고 남의 재주를 시기하고 미워한다면 나의 자손과 백성을 보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다.04
  여기에서 남의 밝음과 기예를 자신이 소유한 것처럼 기뻐하는 것을 포용심이라 하였다. 포용심은 양심에서 비롯한 이타심으로 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즉 남을 인정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상생의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포용심을 지닌다면 서로 미워하여 척을 맺지 않을 것이며, 질투라는 상극적인 감정도 자리하지 않을 것이다.
  도전님께서는 시기 질투하여 남을 미워하게 된다면 우리 수도의 목적인 도통진경에 이를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05 도통은 각자가 심신으로 닦은 바에 따라 통할 수 있는 것이다.06 따라서 이기심으로 남과 지나치게 경쟁하거나 비교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망각하고 자신의 마음에 질투와 같은 상극의 감정을 남겨 놓는다면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했을지라도 질투라는 시험에 무너진 수행자처럼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진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앞날을 밝히고 수도의 목적을 향한 여정에서 질투라는 상극의 감정을 극복하고 상생의 마음인 포용심을 키워나가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01  『대순성적도해요람』, p.15,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인간 세계가 탐욕에서 일어나는 시기 질투 모략들과 차별 대우에서 생긴 원한과 불평등이 상극의 원인이 되었느니라.”
02  임한창, 『아름다운 내일을 여는 213가지 이야기』 (서울: 국민일보, 2000), p.201 참고.
03  공사 3장 15절 참고.
04  교운 1장 57절, “若有一介臣 斷斷兮 無他技 其心休休焉 其如有容焉 人之有技 若己有之 人之彦聖 其心好之不啻若自其口出 寔能容之 以能保我子孫黎民 尙亦有利哉 人之有技 媢疾以惡之 人之彦聖 而違之 俾不通 寔不能容 以不能保我子孫黎民 亦曰殆哉.”
05  「도전님 훈시」 (1987. 3. 10), “도통진경이 되려면 마음이 바르게 서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통이 있을 수 없다. 남을 미워한다는 것은 마음자리가 바로 서 있지 않아서이다. 시기, 질투, 음해하지 마라. 티끌만큼도 미워하지 마라. 작은 티끌만 한 게 있어도 바로 서지 않는다. 마음이 바로 서면 밉고 고움이 없어진다.”
06  교운 1장 41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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