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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4년(2024)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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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소개 : 삼계대권(三界大權)의 주재자(主宰者)

삼계대권(三界大權)의 주재자(主宰者)



교무부 박병만




‘삼계대권의 주재’란 어떠한 의미인가?


  강증산(姜甑山) 성사(聖師)께서는 조선 말인 1871(신미)년에 우리나라로 강세(降世)하셨습니다. 40년간 이 땅에 머무시며 천지의 도수(度數)를 새롭게 정하시는 천지공사(天地公事)와 아울러 무소불능한 권능(權能)과 신비한 이적(異蹟)들을 보이셨습니다. 이는 인류 역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당시에 주변의 수많은 사람이 신인(神人)으로 우러러 모셨습니다. ‘신인’이란 우리 인간의 의식적 사유를 통해 헤아릴 수 없는 덕성(德性)과 능력을 지닌 신비로운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증산께서는 어떠한 분이셨을까요? 우리 종단에서는 그분을 ‘상제님’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상제(上帝)’는 중국의 고대 은(殷)나라 갑골문에서 ‘제(帝)’, ‘천(天)’ 등과 함께 우주의 절대자인 ‘하느님’을 뜻하는 말로 처음 등장합니다. 그 후로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한자문화권에서는 하느님을 지칭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제님께서 “나는 삼계의 대권을 주재하여 선천의 도수를 뜯어고치고 후천의 무궁한 선운(仙運)을 열어 낙원을 세우리라”01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상제님의 여러 말씀과 행적을 기록한 『전경(典經)』에는 상제님께서 직접 당신이 ‘삼계대권을 주재하신다’라고 말씀하신 구절을 여럿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간접적으로나마 상제님께서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주의 절대자만이 삼계대권을 주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계(三界)’란 이 우주와 삼라만상을 천계(天界)와 지계(地界), 인간계라는 세 영역으로 나누어 이를 아울러서 부르는 말입니다. 천계와 지계 속에는 우리 인간이 지각할 수 없는 신(神)의 세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권(大權)’이란 일반적으로는 한 나라의 최고 통치권자가 나라를 통치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하지만, 여기에서는 ‘삼계를 통치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합니다. ‘주재(主宰)’란 ‘어떠한 일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가지고 이를 처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나는 삼계의 대권을 주재하여’라는 말씀은 ‘상제님께서 삼계를 통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이를 행사하신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곧, 이 우주와 삼라만상의 모든 생성과 변화를 주재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권한을 행사하신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상제님께서 삼계대권을 주재하셨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몇 가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삼계대권을 주재하셨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02


(1) 천지대도(天地大道)를 여심
  1901(신축)년 5월 중순(음)부터 상제님께서는 전주 모악산에 있는 대원사(大院寺)에서 불음불식(不飮不息)으로 49일 동안 공부하신 다음 마침내 7월 5일에 천지대도를 여셨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음양합덕(陰陽合德)ㆍ신인조화(神人調化)ㆍ해원상생(解冤相生)ㆍ도통진경(道通眞境)의 대순진리(大巡眞理)로 인간을 개조하면 정치적 보국안민과 사회적 지상천국이 자연히 실현되어 이 세상을 구제할 수 있다는 일찍이 인류의 역사에 없었던 위대한 진리를 선포하셨습니다.03 이 대순진리가 바로 천지대도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상제님께서 상도(常道)를 잃어 참혹한 지경에 처한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한 비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04 천지대도를 여시고 곧이어 상제님께서는 이 천지대도인 대순진리를 원리로 천지공사를 행하시게 됩니다.




(2) 천지공사를 행하심
  지금까지 이 세상은 인간과 사물이 상극(相克)에 지배되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습니다. 이로써 천지가 상도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災禍)가 일어나고 세상이 참혹하게 되었습니다. 상제님께서는 그동안 쌓여왔던 모든 원한을 풀고 상생(相生)의 도로 후천(後天)의 선경(仙境)을 세워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한 대공사(大公事)를 행하셨습니다. 이는 하늘[天]과 땅[地]을 뜯어고쳐 물샐틈없이 새롭게 천지의 도수를 짜는 일로서 ‘천지공사’라고 합니다. 짜 놓으신 도수에 따라 제 한도에 돌아 닿는 대로 이 세상에는 새 기틀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05 천지의 도수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늘과 땅을 비롯한 인간계가 변화하는 법칙 체계를 말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내면에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수많은 신명이 있어 이 변화를 주재하는 것입니다. 새롭게 천지의 도수를 짠다는 것은, 곧 천지공사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이러한 신명들을 조화함으로써 신명 세계의 체계를 새롭게 구성하셨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천지공사를 1901년부터 1909년까지 행하셨습니다. 이 천지공사에서 정한 도수에 따라 세상의 일이 펼쳐지게 됩니다. 천지공사에는 명부(冥府)의 책임자를 교체하는 공사(공사 1장 7절), 선ㆍ불ㆍ유도와 서도(西道)의 종장(宗長)을 새롭게 세우는 공사(교운 1장 65절), 만국 제왕(帝王)의 기운을 걷어버리는 공사(예시 27절) 등을 비롯하여 여러 공사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이미 실현된 것도 있고 지금 실현되고 있는 것도 있으며 장차 실현될 것도 있습니다. 만주족의 청(淸)나라로부터 한족이 중국 국토를 회복하게 하는 공사(공사 3장 18절)는 이미 실현되었고, 우리나라를 상등국으로 만드는 공사(예시 29절)는 지금 실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류가 배우지 않아도 언어가 서로 통하게 되는 것(예시 51절)이나 언어가 장차 통일되리라는 것(교법 3장 40절) 등은 장차 실현될 것입니다.


(3) 눈비를 내려 민요(民擾: 민중의 소요)를 진압하심
  1904년 11월(음) 전라북도 전주에 민요가 일어나 민심이 흉흉하였습니다. 이 소란 중에 상제님께서는 전주에 가시게 되었습니다. 이때 종도였던 김병욱(金秉旭)은 육군 진위대(鎭衛隊)06의 장교로 전주에서 복무 중이었습니다.07 그는 민심의 동요를 안정시켜야 할 중요한 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는 물 끓듯 하는 민요를 해결할 방책이 없다며 상제님의 처분만을 바란다는 청을 김보경(金甫京) 종도를 통해 전하였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사정을 알아차리고는 웃기만 하셨다고 합니다. 그날 밤에 눈비가 내리고 날씨가 몹시 추워져 모여있던 민중은 눈비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해산하였습니다. 사흘 동안 추위와 눈비가 계속되므로 다시 모이지 못하였고 이 소요 사태는 저절로 가라앉게 되었습니다.08





(4) 동곡약방(銅谷藥房)에서 떠오르는 해를 멈추게 하심
  상제님께서 동곡약방에 계시던 겨울 어느 날 이른 아침에 해가 앞산인 제비봉(帝妃峰)에 반쯤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보시고 종도들에게 “이제 난국에 제하여 태양을 멈추는 권능을 갖지 못하고 어찌 세태를 안정시킬 뜻을 품으랴. 내 이제 시험하여 보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곧바로 담배를 물에 축여 세 대를 연이어 피우시니 해가 산머리 위로 솟지 못하였습니다. 잠시 후 웃으며 담뱃대를 땅에 던지시니 그제야 멈추었던 해가 솟았습니다.09 해가 멈추지 않고 정상적으로 떠올랐다면 원래 가 있어야 할 지점으로 다시 솟았다는 것입니다.



(5) 달을 가린 구름을 흩어지게 하고 다시 원상대로 회복하게 하심
  달밤에 상제님께서 길을 가실 때 구름이 달을 가렸으면, 달을 향해 손을 오른편으로 저어 구름을 흩어지게 하여 달빛이 비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달하시면, 다시 달을 향해 손을 왼편으로 저어 구름을 모아 원래 모습대로 회복되게 하셨습니다.10


(6) 제비봉과 수리개봉(水利開峰)에서 각각 번개를 일으켜 맞은편 봉우리에 떨어지게 하심
  상제님께서 어느 해 여름 종도인 김형렬(金亨烈)의 집11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밤 그에게 “강감찬은 벼락칼을 잇느라 욕보는구나. 어디 시험하여 보리라”라고 말씀하시며 좌우 손으로 좌우 무릎을 번갈아 치시며 “좋다 좋다” 하시니, 번개가 제비봉에서 일어나 수리개봉에 떨어지고 또 수리개봉에서 일어나 제비봉에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여러 번 되풀이하신 뒤에 “그만하면 쓰겠다”라고 하시며 좌우 손을 멈추시니 번개도 따라 그쳤습니다. 다음날 종도들이 제비봉과 수리개봉에 올라가서 살펴보니 번개가 떨어진 곳곳에 풀과 나무들이 껍질이 벗겨지고 타 죽어 있었다고 합니다.12 김형렬 종도 집에서 남쪽으로 금평(金坪)저수지를 바라보면 왼편 동쪽으로는 제비봉이, 오른편 서북쪽으로는 수리개봉이 1.2k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마주하고 있습니다.



  강감찬은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던 고려의 명장이자 문신이었습니다. 그와 관련한 여러 설화가 전해오고 있는데, 벼락칼 이야기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옛날에는 사람이 잘못하면 벼락 치는 일이 잦았다고 합니다. 예컨대, 부모에게 무례하거나 밥알이 시궁창에 들어가게 하면 벼락을 맞는 등 사람들이 맘 놓고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사람이 벼락을 맞아 걸핏하면 죽어서야 쓰겠냐며 벼락칼을 분질러 없애려고 우물가에 앉아서 대변을 보았습니다. 그때 벼락칼이 내려와 치려 하자 얼른 그것을 붙잡아 분질러 버렸습니다. 그 후로 벼락 치는 횟수도 적어지고 벼락칼도 도막 난 칼이 되어 순식간에 나왔다 들어가게 되니 사람이 상하는 일이 거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13 아마도 이러한 설화를 토대로 상제님께서 그가 분질러버린 벼락칼을 잇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의미는 알 수가 없을 듯합니다.


(7) 풍(風)ㆍ우(雨)ㆍ상(霜)ㆍ설(雪)ㆍ뇌전(雷電)을 자유자재로 운용하심
  쏟아지는 큰비를 상제님께서 걷히게 하시려면 종도들에게 명하여 화로에 불덩이를 두르게도 하시고 술잔을 두르게도 하시며 혹은 말씀으로도 행하셨습니다. 그 밖에 풍(바람)ㆍ우(비)ㆍ상(서리)ㆍ설(눈)ㆍ뇌전(천둥과 번개)을 일으키는 천계(天界)의 대권을 행하실 때나 다른 일에서도 일정한 법이 없었습니다.14 또한, 어느 추운 겨울날에는 종도인 최창조(崔昌祚)의 집에 오셔서 벽력표(霹靂票)를 땅에 묻으시니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이 천지를 진동하는 일도 있었습니다.15 벽력표는 벼락을 치게 하는 부적(符籍)이나 문서 정도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사례들은 모두 1901년부터 상제님께서 화천(化天)하신 해인 1909년 사이에 있었던 일입니다. 오늘날까지 100년이 조금 넘은 시간이 지났을 뿐입니다. 수백 수천 년 전에 있었다고 전해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상제님께서 태양을 멈추게도 하시고 바람과 비, 눈, 구름, 천둥과 번개 등을 마음대로 운용하시던 상황을 당시의 종도들은 뚜렷하게 목격하였습니다. 일정한 법이 없이 천지의 조화를 이렇게 자유자재로 행하시는 상제님의 모습은 종도들의 눈에 분명 신비로움 그 자체로 보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지며 당연히 ‘신인’으로 추앙되지 않았겠습니까? 또한, 참혹한 지경에 이른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한 천지대도를 선포하시고 이를 토대로 천지공사를 행하셨습니다. 이 공사 가운데 많은 부분이 이미 실현되었고 지금도 실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우리는 증산, 곧 상제님께서 ‘삼계대권의 주재자’이시라는 점을 확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01 공사 1장 2절.
02 이 사례들은 『대순성적도해요람(大巡聖蹟圖解要覽)』의 ‘「三, 삼계대권」’에 열거된 내용을 토대로 구성하였다. 다만, ‘(2) 천지공사를 행하심’은 『전경』 내용을 토대로 필자가 별도로 추가하였음을 밝힌다.
03 『대순진리회요람』, p.10 참고.
04 차선근, 「신년기획: 신축년에 천지대도를 열으시고 - 상」, 《대순회보》 240호 (2021), p.29 참고.
05 공사 1장 3절, 교법 3장 4절 참고.
06 1895(고종 32)년 9월 지방의 질서유지와 변경의 수비를 목적으로 설치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지방 군대. 1907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해산되었다.
07 대순종교문화연구소, 「상제님의 발자취를 찾아서(34): 김병욱의 화(禍)를 풀어주심」, 《대순회보》 98호 (2009), p.10 참고. 
08 행록 3장 25절 참고.
09 권지 1장 27절 참고.
10 『대순성적도해요람』, 「三, 삼계대권」 7ㆍ8항 참고.
11 김형렬 종도의 집은 ‘동곡마을’(현재는 전북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에 있었다.
12 권지 1장 23절 참고.
13 ‘교무부, 「전경 속 역사인물: 강감찬(姜邯贊)」 《대순회보》 77호 (2007)’ 재인용(『한국구전설화-임석재전집 7』, 전라북도편, 평민사, 1989).
14 공사 1장 4절 참고.
15 권지 2장 25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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