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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5년(2025)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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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은 지금 : 배추도 풍년, 마음도 풍년

배추도 풍년, 마음도 풍년

 

 

출판팀

 



  입동이 지나면 여주본부도장에서는 일 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김장 준비를 한다. 올여름 한 포기 2만 원에 육박하는 배춧값에 김장을 어떻게 하나 다들 걱정이 많았다.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도장의 배추밭에는 듬직한 배추들이 알차게 익어있다. 예년에 비해 농사가 잘된 덕분에 배추를 뽑는데 상당한 체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배추 농사가 성공한 것은 영농팀 종사원들의 세심한 살핌 덕분이다. 영농팀은 경험을 바탕으로 김장용 배추를 병충해에 강하면서도 맛이 좋고, 여주 지역 기후에 잘 맞는 품종으로 골랐다. 하지만 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 날씨는 늦더위를 몰고 왔고 도장 주변의 배추밭에서는 모종이 말라 죽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농팀은 더위를 싫어하는 배추의 속성을 알기에 심어둔 모종 사이사이 구멍을 크게 뚫어 통풍이 되도록 하고 물을 추가로 줬다. 빠른 판단과 적절한 조치 덕분에 배추가 초기 활착에 성공했다. 배추가 자라는 동안 막걸리 트랩을 설치해서 농약 사용을 최소화했다. 김장 김치는 도장에 오는 도인들이 일 년 내내 먹는 음식이기에 영농팀은 건강한 배추를 키우기 위해 정성을 들인다.


 
 

 배추가 어느 정도 속이 차면 김장 날짜를 정한다. 본부성이나 치성 등 도장 행사와 겹치지 않으면서도 우천이나 기온 등 날씨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준비한 배추는 3만 포기다. 도장 홈페이지 소식란을 찾아보면 2000년대 초반 10만 포기 김장 기록이 있다. 하지만 3만 포기도 엄청난 양이다. 덕분에 박물관 앞 주차장에 배추전용 수영장이 두 곳이나 설치되었다.
  밭에서 따온 배추가 ‘배추산’을 형성하면 도인들이 하나둘 작업에 들어간다. 다듬고 자른 배추가 소금을 품고 수영장에서 하룻밤 잠을 자면 숨이 죽는다. 그리고 배추를 씻어 물기가 잘 빠질 수 있게 자른 단면을 아래로 해서 쌓아 올린다.
  김치 양념은 배추 뽑기 전날에 버무려 골고루 맛이 들게 준비한다. 들어간 고춧가루만 1.6톤 정도라니 말만 들어도 재채기가 나온다. 이번 양념에는 무를 채 썰지 않고 갈아 넣었다. 거기에 대파, 생강, 양파 등 각종 채소와 멸치액젓과 새우젓 등 젓갈로 풍미를 더했다. 마늘은 색이 변할 것을 고려하여 진작부터 껍질을 벗기고 갈아서 냉동해 뒀다. 김장은 며칠 동안 한다지만 준비는 1년 동안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 듯하다.



  숙성 시켜둔 양념이 지게차로 등장하면 테이블을 둘러싸고 위생모와 앞치마에 고무장갑까지 제대로 무장한 도인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숙성된 양념을 도인들의 손맛을 더해 배춧잎 사이 꼼꼼하게 발라 차곡차곡 통에 넣는다. 김치 위로 허옇게 낄 골마지 방지를 위해 우거지를 두툼하게 덮고 웃소금까지 뿌리면 뭔지 모를 뻘건 뿌듯함이 얼굴에도 가슴에도 차오른다. 김장하는 내내 배추가 잘 절여졌나, 덜 절여졌나, 양념이 짤까 싱거울까 이 사람 저 사람 맛을 보지만 결국 김치는 하나의 통에서 서로의 짠맛과 싱거운 맛을 주고받으며 조화의 맛을 낼 것이다. 처음 김장 행사에 참여한 내수가 잘못하면 어쩌나 걱정이라는데 그런 걱정은 노노. 베테랑 김장러가 초보 김장러의 부족함을 채워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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