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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원 : 분수에 맞지 않는 허욕을 경계하라

분수에 맞지 않는 허욕을 경계하라

 

 

교무부 전성기


 


무엇보다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허욕이 발동하는 것을 반성하고 조정하여 수심연성(修心煉性)으로 허영과 야망을 경계하고 자기 분수에 합당케 하여 후회 없이 하는 것이 해원(解冤)의 요체(要諦)입니다. (《대순회보》 2호, 「도전님 훈시」)

 

  도전님께서는 위의 훈시를 통해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허욕(虛慾)의 발동을 삼가게 하셨다. 우리는 원(冤)을 풀고 서로 잘 되는 해원상생의 대순진리로 수도하고 있다. 원은 남에게 척을 지을 때 생기기도 하지만, 자신의 욕망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생기는 것이기에 원을 맺지 않으려면 욕망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바라서는 안 되는 것을 바라거나 이룰 수 없어 결국 후회와 실망만을 남길 수 있는 허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도전님께서 경계하도록 하신 분수에 맞지 않는 허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허욕(虛慾)은 헛된 욕심(欲心, 慾心)이란 뜻이다. 여기서 욕심은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부정적 의미이다. 이러한 욕심과 유사한 의미를 지닌 말로 욕망과 욕구가 있다. 욕망은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이며 욕구는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일’로 긍정과 부정의 뜻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욕심과 욕망 그리고 욕구는 의미에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마음의 바람이라는 맥락에서는 같다고 볼 수 있으며 현대에서는 주로 욕망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욕망은 태어날 때부터 누구나 갖는 것으로서 결핍된 것을 채우거나 더 나은 수준으로 성장하려는 욕구나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생명과 안위를 보존하려는 것에서부터 도덕적인 삶을 지향하거나 자기만족을 위해 외부의 사물에 의해 자극받아 발동하는 것이다.01 욕망은 끝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므로 인간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 기본적인 원동력으로서 자기 존재의 가치를 제공하는 근원적인 삶의 요소 중 하나일 수 있다. 문제는 하나의 욕망이 채워지면 이내 더 큰 또는 다른 욕망이 생겨 결국 완벽한 성취는 이루어질 수 없기에 완전한 만족 또한 있을 수 없다. 이렇듯 욕망은 충족됨과 동시에 새롭게 생겨나므로 이를 다 채울 길이 없어서 결국 고통을 받기도 한다.02
  따라서 욕망은 절제되지 않으면 본성인 양심을 해쳐 올바른 자아를 잃어버리게 된다. 또한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남을 속이고 위선적 행위를 하고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등 부작용을 낳아 타인과 사회에 많은 폐해를 끼칠 수 있다. 달리 말해 욕망이 바람직하게 상호 이해와 배려 속에서 조절되면 자신과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보게 되지만 반면에 이기적으로 흐르거나 과도해지면 자신과 주위에 해를 끼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03



  우리 도에서는 사람은 잘못된 욕망인 허욕이나 물욕(物慾: 재물을 탐내는 마음)에 의해 진실하고 순결한 양심을 저버리고 사심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서 허욕은 허영의 욕심이며04 언행으로 드러나 자신은 물론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척을 지을 수 있다. 따라서 양심으로 돌아가서 허욕에 정신과 마음을 팔리지 말고, 수도 과정에서 허욕을 제거하고 그 근원인 욕망을 올바른 방향이나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05 그 이유는 욕망은 해소되지 않고 쌓이면 원을 낳기 때문이다.
  이러한 허욕에 대해 상제님께서는 “인간은 욕망을 채우지 못하면 분통이 터져 큰 병에 걸리느니라. 이제 먼저 난법을 세우고 그 후에 진법을 내리나니 모든 일을 풀어 각자의 자유 의사에 맡기노니 범사에 마음을 바로 하라. 사곡한 것은 모든 죄의 근본이요, 진실은 만복의 근원이 되니라. … 운수야 좋건만 목을 넘어가기가 어려우리라.”(교법 3장 24절)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상제님께서는 해원시대를 맞아 매사를 각자의 욕망에 따른 자유의사에 맡기셨지만, 허욕에 빠져 사곡을 행하는 자는 해를 입고 운수와 도통을 받기 어렵다고 경계하셨다.
  『전경』에는 허욕과 관련한 사례들이 나타나는데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일부 동학도의 모습에도 나타난다. 이에 관해 상제님께서는 “본래 동학이 보국안민(輔國安民)을 주장하였음은 후천 일을 부르짖었음에 지나지 않았으나 마음은 각기 왕후장상(王侯將相)을 바라다가 소원을 이룩하지 못하고 끌려가서 죽은 자가 수만 명이라.”(공사 2장 19절)라고 하셨다. 이 성구와 관련해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수많은 동학도 중 김개남(金開南, 1853~1894)을 따르던 동학 신도들은 처음에 내세웠던 나랏일을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명분을 잃고 허욕에 빠져 왕후장상이 되고자 농민들을 끌어들여 결국에는 목숨을 잃게 하고 그들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06
  허욕의 사례는 차경석(車京石, 1880∼1936)의 활동에서도 보인다. 상제님께서 정음정양(正陰正陽) 공사를 보실 때 차경석은 “열두 제국에 하나씩 아내를 두어야 만족하겠나이다”(공사 2장 16절)라고 하였고, 포덕소(布德所)를 정하는 공사에서도 “유방백세(遺芳百歲)를 못하면 유취만년(遺臭萬年)이 한이로다. 열지(裂地: 나누어 준 땅)를 원하나이다”(교운 1장 54절)라며 허욕에 빠져 천자(天子)가 되려는 야망을 드러냈다. 이에 상제님께서는 “천고춘추 아방궁 만방일월 동작대(千古春秋阿房宮 萬方日月銅雀臺)”(교법 3장 15절)란 글로 진시황 같은 천자[황제]를 꿈꾸던 경석에게 항상 마음에 두고 삼가도록 하셨고, “천자(天子)를 도모하는 자는 모두 죽으리라”(교운 1장 51절)라고 일깨워 주셨지만, 상제님의 화천 이후 많은 민중을 현혹하여 천자에 오르려고 하였다. 그러나 말년에는 신도들이 그를 외면하고 떠나가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허무하게 생을 마쳤다.
  위와 같이 일부 동학도와 차경석에서 드러난 헛된 욕망을 분수에 맞지 않는 허욕이라고 볼 수 있다. 분수(分數)는 ‘자기 신분이나 직분에 맞는 한도 또는 사람으로서 일정하게 이를 수 있는 한계’라는 뜻이다. 따라서 분수에 맞지 않는 허욕이란 도리와 직분에 맞지 않는 욕망 또는 자신의 권한과 역량에 맞지 않는 허황된 욕망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허욕은 일상에서 자신의 직분과 도리에 충실하지 않고 의미 없이 다른 일에 마음을 뺏기는 것에서부터 천자를 도모하는 일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허욕은 종국에는 이루지 못한 좌절감과 후회를 남기고 자신과 남을 원망하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허욕이 지나치면 자신의 욕망에만 사로잡혀 양심을 가리고 수도의 법과 가르침을 벗어나 허령(虛靈)에 들 수도 있고 나아가 우리 종단의 제도와 규정을 따르지 않는 난법난도(亂法亂道)와 같은 심각한 상황에도 이를 수 있다. 이로써 허욕은 자신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상처를 입히고 원과 한을 남겨 상극을 초래함으로써 모두의 수도를 망치고 도통에서 멀어지게 할 위험까지 내포한다.07 따라서 도인은 수도를 통해 욕망이 허욕으로 흐르지 않게 배제하거나 긍정적인 모습으로 조절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허욕에 빠져 허영과 야망에 집착하지 않기 위한 수도의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관해 도전님께서는 “욕심부리는 것보다도 그 위치에서 해야 할 책무를 다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내가 어떤 위치에 있어서 도통이 크고 그런 게 아니다. 도통은 크고 작은 것을 떠나서 받기만 하면 그보다 큰 영광이 없다. 무자기가 근본이라는 것, 속이면 안 된다는 것, 이것을 명심하고 꼭 믿어야 한다.”08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욕심은 헛된 욕심 즉 허욕으로, 책무을 다하는 것은 직분을 다하여 분수를 지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로써 자신의 위치에 맞는 책무를 다하는 것이 도리와 직분에 맞는 분수를 지켜 허욕을 경계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무자기는 인간 본래의 진실하고 순결한 양심으로 돌아가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과 성품을 닦고, 기운을 맑게 하고 성질을 단련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바 일을 함에 부족하거나 지나침이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수도인으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마땅히 해야 할 직분인 도리와 역할에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절실하다. 즉 도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그 어떤 외적인 욕망이나 쾌락, 권력, 명예, 물질적 소유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인류가 양심을 회복하여 해원상생하는 화평한 지상선경을 이루는 일을 진심과 성심을 다해 이루어 가는 것임을 자각하고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허욕이 발동해 생긴 사심과 언행이 없는지 성찰하여 과부족을 살펴 고쳐나가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허욕이 드러날 때 이를 조언해 주는 도우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정리해 보면, 정신과 마음을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허욕에 팔리지 않도록 하여 인간의 근본 도리 그리고 도인으로서 자신의 위치와 책임에 따른 역할과 분수를 항시 잊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려는 욕망을 좇으며 살아간다. 도인 또한 수도하며 많은 욕망을 갖게 된다. 이때마다 허욕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며 이를 위해 자신을 성찰하며 주위의 조언을 경청할 줄 알고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 이러한 수도 과정에서 분수와 도리를 지켜 바른 수도의 길을 잃지 않아야겠다.

 

 

  


 01 고려대 철학연구소, 『극복대상으로서 욕망』 (경기 파주: 한국학술정보, 2011), pp.54-58 참고.
02 황경섭ㆍ김형기, 「현대사회 속 욕망의 이미지가 투영된 미디어 아트 연구: 라캉의 욕망이론을 중심으로」, 『한국디자인문화학회』 (2011), p.637 참고.
03 고려대 철학연구소, 『자기실현의 동력으로서의 욕망』 (경기 파주: 한국학술정보, 2011), pp.180-183 참고.
04 「도전님 훈시」 (1993. 6. 24) 참고. “안심, 마음이 안정되어야 안신, 몸이 안정되는 것이다. 조금도 남이 꾀는 말 어디에 빠지지도 말고, 당치 않는 허영의 욕심도 부리지 말고, 내 할 일을 다하면 마음이 안정이 되니, 이것이 안심이다.”
05 『대순진리회요람』, p.15 참고; 차선근, 「대순진리회 마음관 연구 서설: 해원(解冤)과 감응(感應)을 중심으로」, 『신종교연구』 36 (2017), pp.120-122 참고.
06 대순종교문화연구소, 「상제님의 발자취를 찾아서(17) : 동학농민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상제님의 평가」, 《대순회보》 81호 (2008), pp.32-39 참고.
07 차선근, 앞의 글, pp.120-121 참고.
08 「도전님 훈시」 (199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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