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원피스>를 보고
잠실24 방면 선무 정문영
.jpg) 수도하고부터는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도와 연결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최근에 만화 <원피스> 극장판을 보게 되었는데 이 애니메이션에 담긴 메시지가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원피스-에피소드 오브 쵸파>의 주인공인 닥터 히루루크는 과거에 악당이었으며 대도(大盜)였습니다. ‘병자기이발(病自己而發)’이란 말이 있듯이 그의 악행이 쌓여서 심장에 큰 병이 생겼습니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명의들을 찾아갔지만 아무도 그의 병을 고칠 수 없었습니다. 크게 좌절한 히루루크는 우연히 어떤 큰 숲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곳에 있던 벚꽃 숲을 보고 알 수 없는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의사를 찾아갔을 때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불치병이었던 심장병이 다 나았다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들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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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을 계기로 그는 개과천선하였고 자신을 치유해 준 기적의 벚꽃을 연구해 사람들의 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가 사는 나라는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겨울 섬이라 벚꽃이 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지만, 사람들을 치료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치유의 벚꽃을 피우고자 연구하였습니다. 저는 입도하기 전 다른 사람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할뿐더러 인생의 의미와 방향성을 모르는 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히루루크를 치유하고 마음에 감동을 줬던 그 벚꽃이 어쩌면 저에겐 상제님의 진리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악행을 저지르며 살았던 히루루크가 병이 치유되면서 양심을 회복하고, 많은 사람을 살리겠다는 결심을 하는 과정은 마치 도를 닦아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제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히루루크는 본래 괴팍한 성질을 가진 데다 의술 실력도 좋지 않아서 사람들은 그를 피하기에 바빴지만, 많은 사람을 살리겠다는 마음만큼은 진심이었기에 20년 동안 벚꽃을 완성하는 연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의 병까지 고칠 수 있는 치유의 벚꽃을 만들기 위해 힘든 연구를 하는 그의 노력을 보며, 어쩌면 우리도 전생에 이토록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함께 힘써왔던 존재들은 아닐까? 그래서 지금 인생에 상제님의 도를 만나게 되었을까? 하는 묘한 동질감도 들었습니다.
.jpg) 어느 날 히루루크는 숲을 가던 중 쓰러져있던 사슴을 보게 됩니다. 사슴의 이름은 ‘쵸파’. 비록 사슴이지만 사람으로 변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슴은 코가 빨간색인데 쵸파는 코가 파란색이라 부모에게도 버림받고 다른 사슴들과도 어울리지 못해 마음의 상처가 있었습니다. 결국 모두에게 쫓겨나 버림받았으며 사람들에게도 늘 괴물이라고 공격받았습니다. 히루루크가 쵸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다가가다가 몸에 지니고 있던 총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쵸파는 사람들에게 총으로 공격받았던 트라우마가 있어 히루루크도 자신을 공격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마구잡이로 그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도망가려 하는데 히루루크는 쵸파를 안심시키기 위해 자기 옷을 다 벗으며 공격할 마음이 없음을 보였고 쵸파는 그제야 안심하고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히루루크는 다친 쵸파를 정성스럽게 치료해 주었고 쵸파는 그의 제자가 되어 함께 살면서 의사가 되겠다는 뜻을 품게 됩니다. 1년이 지나 갑작스럽게 히루루크의 병이 재발하였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쵸파는 은인과 같은 히루루크를 구하기 위해 만병통치약이라 불리는 버섯을 구하러 갑니다. 하지만 그 버섯은 먹으면 1시간도 못 버티고 죽는 독버섯이었고, 히루루크는 자신을 위해 다치면서까지 버섯을 구해온 쵸파에 대한 고마움에 그 사실을 숨기고 독버섯 수프를 먹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그가 살고 있는 나라의 폭군은 자신의 편이 되지 않았던 히루루크를 죽이기 위해 포로로 잡혀있는 의사들이 모두 병에 걸렸다는 거짓 소문으로 히루루크를 부릅니다. 그리고 때마침 그는 그토록 원하던 연구를 거의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제 1시간도 안 남은 목숨을 최대한 가치 있게 쓰기 위해서 포로로 잡힌 의사들을 치료하고자 자진해서 성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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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사들이 아프다는 것은 거짓이었고 히루루크는 자신이 죽을 위험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에 걸린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록 과거에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안위보다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걱정할 정도로 양심을 회복한 그의 모습은 마음에 따뜻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히루루크는 어차피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폭약을 마시고 죽는 길을 선택합니다. 독버섯인지 모르고 가져다준 쵸파가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스스로 폭약을 마신 것이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병들어가고 있던 나라를 진심으로 생각한 의사의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죽기 전 완성된 연구를 동료 의사에게 부탁하며 떠납니다. 얼마 후 기적처럼 치유의 벚꽃이 온 나라에 만발하여 사람들의 병든 몸과 마음이 낫게 되었고 그의 나라도 바로 서게 됩니다.
몸의 병을 가진 히루루크와 마음의 병을 가진 쵸파가 서로 만나 세상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게 된 이야기는 도를 닦는 선후각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습니다. 히루루크는 불치병을 치료하게 된 감사함에 다른 사람을 잘되게 하려는 뜻을 품었고, 또 그 인연으로 만나게 된 쵸파는 히루루크의 진심과 정성으로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여 그 역시 다른 사람을 치유하겠다는 뜻을 품게 됩니다. 마치 상제님의 진리인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이 서로 연결되어 덕(德)을 이루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과도 같은 상제님의 진리와 그 뜻을 실천하고자 남을 잘되게 하겠다는 마음을 품은 도인들, 또 그 마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두드려 양심을 회복하게 하고 결국 좋은 세상을 함께 열어가게 합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의 선한 영향력은 모두가 꿈꾸었지만 포기하고 있었던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희망과 의지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 힘든 순간 길을 잃었던 제 마음을 열어주고자 노력하셨던 선각분들의 진심과 정성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받아서 마음이 닫혔던 쵸파가 끊임없이 진심을 보인 히루루크를 통해 세상과 사람에 대한 마음이 서서히 열린 것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변하지 않는 진심과 정성은 언젠가는 닫힌 마음을 열게 하고 그 마음은 또 다른 희망과 의지가 되어 큰 뜻을 이루게도 하는 열쇠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습니다.
인간을 미워하진 마라. 이 나라는 지금 ‘병’이 들었어. 국민도, 왕도, 정부도, 모두···. 사람의 마음은 지금 병들어 있다. ‘병든 나라’를 어떻게 치료하냐고 하지만 그건 가능한 일이다. 내가 사라져도 내 꿈은 이루어진다. 병든 국민의 마음도 분명히 고쳐질 거야.
마침내 히루루크의 정성으로 완성된 벚꽃이 만발하여 모두의 병이 나은 것처럼, 무도병에 걸린 지금의 이 세상에 수도인들의 진심과 정성으로 상제님의 덕화가 피어나 모두가 꿈꾸는 지상천국이 펼쳐진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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