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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6년(2026)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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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2026년 대순문예공모전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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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대순문예공모전 심사평

 

▲ 운문 부문 심사평 발표  



○ 운문 부문 심사평


시적 구조가 말한다

 

 

심사위원 신유식, 이래, 김곤선

 

  가장 말을 적게 한 순서대로 당락을 결정하였다. 짧다든가 생략이 많다든가 비약이 있는 시가 좋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이는 시적 구조가 요구하는 말의 총량을 넘어서도 안 되고, 모자라서도 안 된다는 기준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구조가 끝까지 말하게 해야 할 것을 끝내지 못한 작품 역시 최우수상에 이를 수 없다. 그러나 실제 심사 결과 말이 모자라서 밀리는 작품은 존재하지 않았다. 반면에 단 한 작품을 제외한 나머지는 과잉 언어로 기울어 있었다. 그 작품이 최우수상이라는 데에 심사위원 세 명의 견해가 엇갈리지 않았다.


▲ 운문(상) 산문(하) 부문 최우수상 



  우수상인 「조각이 빚은 하나」는 조각 하나하나가 끝내 아름다운 조각보를 만드는 공정(工程)이 시적 정황이다. “비단옷이 될 단꿈”을 접고 “서늘한 가위 날에 잘려” 색깔도 빨강 파랑, 모양도 네모 세모 가지가지가 “슬픈 모서리들의 무덤”으로 만나 “어둠을 견”디고 “조각보의 탄생”으로 이어져 가는 눈부심을 살리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군데군데 옥의 티로 말이 많다. 예컨대 “결핍의 기억은 새로운 희망으로 엮어지고” 이런 표현은 시적 정황이 만드는 구조가 스스로 말하는 것과는 그 결이 다른, 즉 시적 화자를 넘어서서 이 시의 구조 바깥의 시인 자신이 직접 작품 속으로 개입하여 물질적 정황이 스스로 산출하는 의미의 신뢰성을 깨뜨리고, 편집자적 논평으로 주제를 추상화하고 정리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서로 맞지 않는 조각들이 충돌과 절단의 과정을 거쳐 끝내 하나의 형식으로 조직되어 가는 시상 전개를 끝까지 밀어붙인 점에서 우수작으로서의 설득력을 확보한다.
  또 한 편의 우수작은 「진흙 안온(安穩)」이다.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난다는 상식을 비틀어 진흙이 바로 연꽃이다라는 결말은 기존 이미지의 갱신에 값하는 귀한 자리에 작품을 올려놓는다. 제목의 ‘안온’이라는 추상어도 살아난다. “발 딛는 모든 세상”의 “촉감이 닿은 곳마다” “질척인다. 붙어댄다.”는 진흙의 말은 시적 정황이 스스로 말한 것이다. 그러나 군데군데 시적 정황을 넘어서는 말이 반복되면서, 화자의 시점이 유지되지 못하고 구조 자체를 흔들고 말아먹는다. 예컨대 “생각만이 자유인 걸까 / 존재의 의미를 사유한다.”, “어김없이 태양빛이 내리쬐면 / 쓸모없는 곳에도 의미가 생겼고” 등등이 시적 화자인 진흙의 말이 아니라, 작품 밖 시인의 개입에 의한 편집자적 논평으로 쓸모없는 의미를 덧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흙을 연꽃으로 전도시키는 발상의 전환이 갖는 힘으로 이 작품은 수상권에 머문다.
  「낮이 말을 걸어오는 색」은 전술하였듯이 유일하게 말이 많지 않았다. 그대의 색이 대뜸 노랑이라고 선언하는 거두절미의 도입부도 스피디했다. 황의 선택은 적, 백, 흑, 청의 제외를 전제한다. 노랑은 오행 체계 안에서 방향이 없다. 즉 중앙이다. 이 시에서 모든 관계 설정이 균형과 연결의 조화로 설정되었음을 알리는 색이다. 이는 밤의 검은 색이나 새벽의 푸르름일 수 없는 “낮”의 색이다. 이 땅의 색깔이 “하늘을 낮은 쪽으로 기울”게 하는 설정 또한 과하지 않다. 이 안에서 모든 관계망은 “서두르지 않게” 된다. 따라서 화자는 “지연 속에 자주 서 있”게 된다. 시인이 나서서 결코 직접 상생(相生)을 말하지 않으나 낮이 노랑으로 말하는 시적 정황이 상생을 저절로 말하고 있다. 땅의 노랑이 끝내 “하늘에 걸린 / 금빛 숨”으로 화하는 마지막 대전환에서, 얼핏 해원(解冤) 이후의 세계가 열리는 듯한 환시적 독법은 비단 심사위원만의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이 끝내 종교적 의미를 덧대거나 노출하지 않은 채 오직 낮의 색깔, 노랑을 통해서 관계를 중화하고 지속시키는 중심의 시간을 작동시킨다는 데에서 그 시적 성취를 보았다. 전반적으로 갈등도 없고 긴장도 없이 밋밋하다는 점은 사소함에 머물지도 모른다. 정진을 바란다.
  시에서 말하지 않는 것이 어떻게 더 많이 말하는가를 가장 정확하게 증명하는 심사평이 되기를 바라며 마친다.

 


○ 산문 부문 심사평

 

  매년 대순문예공모전에 응모되는 작품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인들의 사유(思惟)가 점점 깊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 덕에 심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지만, 사유가 깊어진다는 건 결실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 왠지 모르게 가슴이 빨리 뜁니다.


▲ 산문 부문 심사평 발표  


 

▲ 최우수 : 고기 작업 - 정성으로 마음의 터를 닦다
덕화의 크기를 가늠할수록 나의 정성은 한없이 작아집니다. 그래도 멈추지 않습니다. 한층 한층 쌓아 올리는 미약한 정성을 우리는 도심이라 부릅니다. 만악천겁 천엽처럼 쌓여있는 무언가가 한 꺼풀씩 벗겨질 때마다 양심이 조금씩 드러나는 듯합니다. 화자의 경험 속에서 도심이 양심을 찾아가는 서사는 뭇 도인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 우수 : 나의 첫 명품
유년 시절부터 이어져 온 춥고 아팠던 이야기, 가족 간의 불화(不和)는 화상(火傷) 흔적으로 남아 오랫동안 화자를 괴롭힙니다. 잿빛뿐이었던 아버지와의 관계가 형형색색 컬러가 된 계기는 단지 꿈뿐이었습니다. 해원의 실마리가 된 꿈으로 화자는 조금씩 해방됩니다. 언니가 선물해 준 명품 립스틱은 화해의 상징이 되었지만, 결국 용서와 화해를 이루어 낸 것은 스스로임을 알고 있을까요? 들숨에 한 번, 날숨에 한 번 심고 드렸다던 화자, 그 명품 같은 도심이 잘 전달되는 글입니다.

 

▲ 우수 : 목련과 할머니
화자의 어린 시절은 하얀 목련처럼 화사하고 순수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남겨질 수 있었던 대가는 할머니의 노고 덕분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관점의 차이는 때때로 큰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오해를 상생으로 푸는 과정은 부단한 이해와 오랜 시간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화자가 무려 30년이나 걸려 할머니의 고단함을 알게 된 것처럼 말입니다. 짧은 글이지만 수려한 문장과 따뜻한 표현으로 잦은 오해와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던져줍니다.


▲ 산문과 운문 부문 우수상 


 

  이어서 장려상을 받은 작품들도 최우수, 우수에 빠지지 않는 작품들입니다.
  「나는 오늘, 흙이 되기로 했다」는 화자의 사유와 경험으로 선각자로서의 자세를 재고(再考)하게 만들어 줍니다. 「띠앗, 상제님의 사랑을 닮다」는 답사 프로그램을 통해 상제님의 덕화와 남을 잘되게 하는 상생의 교훈을 잘 풀어낸 글입니다. 「신명 덕화로 다시 걷게 된 감사」는 헌신적인 마음으로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이 교훈이 될만한 글이며, 「12시 50분」은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읽기 쉽게 표현하고, 이 과정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글입니다.


▲ 산문과 운문 부문 장려상 



  「영화 <주토피아>를 보고」는 영화와 수도의 과정을 잘 연결한 글입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깨달음을 수도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심심하지 않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화부의 화양연화」에서는 방면에서 자체적으로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모범적인 사례를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향 속에서 피어난 도깨비방망이」는 도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도인의 심고는 소원이 아닙니다. 심고가 이루어지는 순간 나타나는 것은 금빛 보물이 아닌, 사람이 사람답게 살게 해주는 ‘양심’이라고 글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 산문 부문 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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