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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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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에세이 : 노마십가(駑馬十駕)

노마십가(駑馬十駕)



연구원 조광희




  어느 조직에서나 탁월한 역량으로 앞서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면 누군가가 비교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위축되거나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여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다. 이렇게 자괴감에 빠져 스스로 자책하는 일은 수도과정에서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수도의 완성은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정진할 때 성취할 수 있는 어려운 길이다. 하지만 의욕이 꺾이고 위축된 상황에서 자신의 마음을 추슬러 나아가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고전의 명구(名句)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2,300년 전 순자(荀子, 기원전 298~238)가 말한 노마십가(駑馬十駕)라는 고사성어가 이에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국시대 말 대학자인 순자는 길거리의 어떤 사람도 우(禹)임금처럼 성왕이 될 수 있다며 보통사람도 노력하면 군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즉 인간에게 부여된 선천적 능력보다 후천적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그의 저서인 『순자』의 「수신(修身)」편에 잘 나타나 있다.


무릇 천리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지만, 걸음이 느린 둔한 말도 열흘을 달리면(駑馬十駕) 또한 천 리에 이를 수 있다. 장차 무궁한 것을 다하고자 하고 끝없는 것을 좇고자 하는가? (목적지가 없이 이리저리 헤매면 비록 천리마라 할지라도) 그 뼈가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져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힘을 써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장차 도달할 목적지가 있다면 천 리가 비록 멀지라도 혹 더디고 혹은 빠르며, 혹은 먼저이고 혹 나중이라 할지라도 어찌 미치지 못할 수가 있겠는가?01


  이 문장에서 둔한 말인 노마(駑馬)는 걸음이 느린 말로서 재주 없는 둔재를 뜻한다. 말이 멍에를 지고 하루에 수레를 끌고 다닐 수 있는 거리를 일가(一駕)라고 하는데, 십가(十駕)는 열흘 동안 말이 달린 거리를 가리킨다. 즉 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꾸준한 노력은 우리가 수도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대순진리회요람』에서 수도의 삼요체 중 첫 번째인 성(誠)을 살펴보면 “정성(精誠)이란 늘 끊임이 없이 조밀(調密)하고 틈과 쉼이 없이 오직 부족(不足)함을 두려워하는 마음”02 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수도에 꼭 필요한 자세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정진하는 성실성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도의 완성은 한순간의 재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처럼 긴 호흡이 필요하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중도에 포기한다면 헛일이 된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성실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만으로 수도의 완성을 이룰 수 있을까?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면 이 또한 헛일이 되거나 방황하다 중도에 이탈할 수도 있다.
  순자 역시 이를 경계하여 노력에도 적절한 방법이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뛰어난 천리마 같은 인재라도 방향과 목적이 없으면 갈 곳을 잃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종국에는 그 뼈가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진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둔재라도 분명한 방향 설정과 자신의 그쳐야 할 목적지를 안다면 다소 시간이 걸릴지라도 결국 도달한다는 뜻이다. 『대순진리회요람』에 “기약(期約)이 있어 이르는 것과 같이하고 한도(限度)가 있어 정(定)한 것과 같이하여 나아가고 또 나아가며 정성(精誠)하고 또 정성(精誠)하여 기대(企待)한 바 목적(目的)에 도달(到達)케 하는 것을 신(信)이라 한다.”03 라는 말처럼 수도에서도 구체적인 방향과 목적은 필수적인 것이다.
  노마십가의 교훈은 우리가 평소 알던 심우도(尋牛圖)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심우도는 구도(求道)의 과정을 소를 찾아 나선 동자의 이야기로 묘사한 벽화이다. 여섯 폭의 그림 중 세 번째인 면이수지(勉而修之)를 보면 하늘에서는 천둥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며 절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어려움에 직면한 동자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동자는 포기하지 않고 소의 뒷모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끝까지 좇으려고 한다.
  이 한 폭의 그림에서 방향과 목적을 잃지 않으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동자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 결과는 도통하여 신선으로 화(化)한 도지통명(道之通明)의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순자가 말한 노마와 동자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는 한결같은 의지와 어떠한 유혹에도 가야 할 길과 목적지를 잃어버리지 않는 신중한 판단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천리마와 같은 특출한 능력의 소유자는 한순간 남들보다 멀리 나아갈 수 있겠지만 둔한 말의 근성은 배우기 힘들 것이다. 또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욕심이 앞서면 엉뚱한 길에 빠져 목적지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어쩌면 수도하여 도통에 뜻을 둔 사람에게는 둔한 말, 즉 노마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01 『순자』, 「수신」,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則亦及之矣. 將以窮無窮, 逐無極與? 其折骨絶筋, 終身不可以相及也. 將有所止之, 則千里雖遠, 亦或遲或速, 或先或後, 胡爲乎其不可以相及也?”
02  『대순진리회요람』, p.16.
03 『대순진리회요람』,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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