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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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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 인간을 위한 『선택 가능한 미래』

인간을 위한 『선택 가능한 미래』*
 
 
 
연구원  김의성
 
 
 
  지난해 겨울, 나는 대순종학을 연구하는 대학원생들과 일본에 견학차 방문해서 신종교와 문화유적을 둘러보며 미라이칸(Miraikan)이라는 미래과학관에 들른 적이 있다. 전문적인 과학 기술들이 자세히 소개된 곳은 아니었지만, 미래의 기술을 접할 수 있는 다채로운 내용이 있어 일반인들이 과학기술을 접하기에는 좋은 곳이었다. 그곳에서 인간형 로봇인 아시모(Asimo)의 공연을 15분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아시모는 인류가 최초로 만든 2족 보행 로봇이라는 수식어를 지닌 상징적인 로봇이기도 하다. 로봇은 눈앞에서 인사하고, 걷고, 뛰고 심지어는 축구공도 찼다. 하지만 내 감정이 자극된 순간은 그 로봇이 수화하며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줄 때였다. ‘로봇이 전해주는 노래가 감동적일 수 있구나’ 하는 묘한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미래의 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삶의 변화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고 그 느낌은 곧 미래의 삶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미래 기술의 발전 속에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상제님께서 “천존과 지존보다 인존이 크니 이제는 인존시대라.”(교법 2장 56절)에서 밝히신 것처럼 앞으로의 세상이 ‘인존(人尊)시대’라는 것이다. ‘인존시대’라는 말은 인간이 주체가 되어 천지(天地)의 운행과 인간사(人間事)를 이루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맞이하였기 때문에 인간은 그 위상이 무척이나 존귀한 존재로 부상하게 된다. 그런데 나에게 ‘인존시대’라는 말씀이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미래의 세상과는 다른 얘기처럼 생각되었다.
  로봇의 발전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갈수록 줄어들어 사회적으로 소외된 인간들이 많아질 거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오히려 기술이 인간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새롭게 다가올 변화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와는 달리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교차하는 현실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이러한 감정과 의문을 안고 찾아본 미래를 바라보는 많은 책 가운데서 비벡 와드와(Vivek Wadhwa)가 쓴 『선택 가능한 미래』는 나에게 중요한 시각을 제시해 주었다. 비벡은 카네기 멜론대학교 석좌교수이며 듀크대학교 프랫 공과대학 연구소장이다. 그의 현재 활동 영역은 미래 기술의 발전 모습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은 기술의 발전 양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설명해 놓았으며, 기술이 지닌 양면적 성격에 대해서도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미래의 기술이 가져다줄 삶의 변화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다. 이 통찰은 기술발전이라는 막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의 선택과 의지가 바른 방향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간곡한 요청으로 드러나고 있다. 먼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기술의 발전 양상과 중심적인 분야를 살펴보자.
 
“우리의 삶은 수확 가속의 법칙(The Law of Accelerating Returns) 안에 들어왔다.”

  이 책이 미래 기술의 발전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사실은 바로 기술의 발전이 수확 가속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이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제시한 이 법칙은 정보처리 기술의 발전이 기하급수적 궤적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01  정보처리 기술이 우리 생활의 상당 부분에 응용되면서 여기에도 수확 가속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의 물리적 양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유전학에서부터 인공지능, 실생활에 활용되는 다양한 기술에 이르기까지 신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게다가 발전된 신기술이 확산되어 적용되는 데까지는 갈수록 적은 시간이 소요된다. AM 라디오 방송국이 처음 등장해 미국 전역으로 퍼지는 데 20년 정도 소요됐다면 2005년에 설립된 유튜브(YouTube)가 전 세계의 대중에게 퍼지기까지는 1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설명은 삶의 변화 속도가 새로운 기술과 정보에 의해서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기술과 정보의 기하급수적인 변화 속에서 다가올 미래에 대한 통찰은 신기술이 어떠한 가치를 지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신기술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한 세 가지 기준은 형평성, 위험성, 자율성으로 정리된다.”
 
  저자는 신기술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가치에 대해서 세 가지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신기술의 혜택을 ‘공평(형평성)’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표적으로 예로 든 것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혁명이다. 산업의 발달은 오늘날 많은 사람에게 교육의 기회를 가져다주었지만, 교육의 획일성과 불평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교육 환경에서 신기술은 획일성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인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아바타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결 학습이 맞춤형 교육을 통해 개개인의 학습 과정을 개선하게 되면 전 세계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교과 과정에 접속하여 최상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인도 빈민가 아이들에게 제공된 디지털 시스템의 활용을 통한 교육은 저자가 직접 겪으며 느낀 희망적인 얘기로 전해졌다.
  두 번째 기준은 신기술에 내재한 ‘위험성’이 삶에 주는 혜택의 가능성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기술의 가능성과 위험성을 저자는 대표적으로 인공지능 로봇의 활용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긍정적인 혜택의 가능성은 미래에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친구이며 동반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예로는 고령화 사회에 노인층을 부양하고 돕는 요양사 로봇이 있다.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이것은 곧 노년층을 부양할 인구의 감소라는 현실로 다가온다. 여기에 인공지능 로봇은 하나의 대안이며 필연적인 선택이 된다. 나아가 일상 속에서 인간의 삶을 돕는 로봇들은 결국 인간을 위한 좋은 동반자가 될 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로봇의 발달은 인간을 위협하는 무서운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로봇이 인간을 살상하는 기술로 잘못 이용되거나, 인공지능 스스로 진화하여 인간을 제압하는 능력을 지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이처럼 신기술이 지닌 양면성에 주목하면서 마지막으로 제시하고 있는 가치판단의 기준은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것이다. 책에서는 대표적으로 사물인터넷이 주는 혜택과 구속이라는 양면성을 보여 주며 자율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물인터넷이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전자기기·자동차 등과 가정·사무실·공공장소에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또는 이동전화 기술을 활용해 연동하여 사용의 편리를 가져다준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 패턴에 맞는 집안 관리·음식 관리 더 나아가 건강관리까지 마치 개인 비서를 고용한 것처럼 손쉽게 도움을 받으며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된다.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 나에게 필요한 개별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물인터넷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여기에도 부정적인 면은 도사리고 있다. 사물인터넷에 사용되는 많은 센서가 인간을 감시하고 구속하는 용도로 사용된다면 기존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인간의 잡무를 대신해주며 삶의 자율성을 제공해 주는 기술이 오히려 진정한 자유를 파괴하는 기술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신기술의 혜택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나뉘는 것도, 내재한 위험성을 혜택의 가능성으로 만드는 것도,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인간의 삶을 여유롭게 만드는 것도 우리 인간의 선택에 달렸다고.
    
“거대한 변화는 시작됐고 그 방향을 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앞서 설명한 새로운 기술의 변화에 대해서 우리는 유토피아를 꿈꾸기도 하고 때론 절망적인 디스토피아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는 개인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기술발전이 지닌 특성을 말하고 있다. 기술자들은 신기술을 발달시키는 과정에서 직면한 하나의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자신들의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들은 그것이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해서 고민하지도 결과에 대해 예측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앞으로의 시대에 적용되는 삶을 살아갈 우리 스스로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윤리와 올바른 방향을 찾아내야만 한다.
 
 

  이 책은 미래 기술에 대한 허황한 기대나 막연한 좌절을 심어주는 대신에 신기술이 가져다줄 삶의 변화가 진정으로 인간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기술 시대에 ‘인존’의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계기를 제공해 준다. 신기술이 지녀야 할 가치로서 제시한 형평성, 위험성, 자율성에 대한 기준은 ‘인존’을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상제님께서는 차별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의 원한을 풀어주셨고, 인간을 위협하는 재해를 거두고자 하셨다. 또한,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시며 단 한 사람의 원한마저도 소홀히 생각지 않으셨다. 우리는 이러한 인간을 위한 가치 속에서 미래의 기술을 이해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현재 우리는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변화를 피부로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기본적인 삶의 요구가 채워지지 않고, 차별과 강압이 인간을 구속하던 지난 역사를 뒤돌아보면 로봇의 인권을 얘기하며 영원한 삶을 꿈꾸고 있는 미래 시대의 변화는 경이로움을 넘어서 기적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선택해야 할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내가 느낀 미래 기술에 대한 이질감은 그 속에 인간을 위한 가치의 선택이 배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통찰은 인간을 위한 단편적인 방향성과 선택에 대한 요구에 그치지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지 상제님께서 보여 주신 ‘인존’의 가치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인존’의 가치 속에는 인간과 신명, 전 우주를 아우르는 비전과 후천(後天)에 대한 총체적인 이상이 담겨 있다. 미래의 기술이 인간을 위한 수단이 되도록 ‘인존’의 가치를 세상에 실천한다면 후천의 이상세계는 한 걸음 더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의 질문은 우리에게 선택 가능한 ‘인존’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 이 책의 원제목은 ‘Driver in the Driverless Car: How Our Technology Choices Will Create the Future’이다. 저자는 2013년 「타임스」에서 선정한 ‘첨단 기술분야의 영향력 있는 40인’에 선정되었으며, 책은 발간된 후 「파이낸셜 타임스」 & 「맥킨지」 선정 ‘2017 올해의 경제ㆍ경영서’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다.
01 비슷한 법칙으로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있다. 1965년 페어차일드(Fairchild)의 연구원으로 있던 고든 무어(Gordon Moore)가 예측하며 만든 법칙으로 반도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마이크로칩의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씩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법칙이다.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나사(NASA)가 사람을 달에 보낸 컴퓨터보다 성능이 좋은 이유도 무어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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