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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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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칼럼 : 평범함의 비범함

평범함의 비범함
 
 
연구원  조광희
 
  최근 한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큰 이슈를 모으고 있다. 2018년 빌보드 메인 200차트에서 5월과 9월 두 번이나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 가수로서는 사상 최초이며 아시아 가수로서도 최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비영어권 가수로서는 12년 만의 일이며, 몇 개월 사이로 연속 두 번 1위를 한 것은 빌보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마디로 팝의 역사를 새로 쓴 셈이다. 방탄소년단의 놀라운 행보에 미국의 언론 매체를 비롯한 해외 주요 외신들은 그들의 성공을 분석한 다큐 프로그램과 기사를 쏟아냈다. 이들 매체가 분석한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 중 빠지지 않고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SNS를 활용한 세계화 전략’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팝스타와 다른 방탄소년단만이 갖는 차별성으로 소개된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강조되다 보니 그들의 성공이 마치 SNS 전략에 의존한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의 신드롬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고 기존의 팝스타와 차별성을 두려다 보니 일부분의 요소가 과장되게 보도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잘 빗댄 용어로 ‘베토벤의 오류’라는 말이 있다.
  베토벤의 웅장한 교향곡을 듣다 보면 먹다 남은 음식과 더러운 옷이 굴러다니는 집에 앉아 위대한 음악을 창조하는 모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베토벤의 낡고 초라한 집을 목격하지 못한 당시의 사람들은 그의 음악만을 듣고 그가 수려한 자연경관이 둘러싸인 대저택에서 명작을 탄생시켰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한다.01  이처럼 베토벤의 오류란 결과의 크기만큼 그 원인도 비슷하리라는 편견을 꼬집는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큰 성공 뒤에는 그것에 비견될 만한 특별하고 비범한 이유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는 인식을 말한다.
  인간은 어떠한 상황이나 현상에 대해서 특징을 찾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상식적이고 지극히 평범한 것이 성공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하고 예외적이며 특이하게 보이는 무언가를 찾아내려고 한다. 현상의 이면에 ‘무언가 있을 거야’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뭐든지 정말 ‘무언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02  방탄소년단이 성공한 이유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누구보다 뛰어난 그들의 실력과 음악의 진정성이 대중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다. 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것들이다. 하지만 무언가 특별한 이유를 찾으려다 보니 부가적인 요소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포장된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완벽한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하루에 20시간이 넘는 맹훈련을 거듭했으며, 수많은 곡을 자신들이 직접 작사, 작곡하면서 음악적 실력을 키워 나갔다. 이는 음악부터 패션 스타일까지 기획사가 모두 제작하여 아이돌에게 주입해왔던 기존의 육성 시스템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처음부터 음악적 진정성과 실력을 키워 나가는, 즉 스스로가 꾸준히 성장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밖에 성공한 다른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특별한 비결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매일 꾸준히 노력했다고 한다. 그 중 세계적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일정 시간 매일 규칙적으로 독서와 운동을 반복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03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처럼 성공의 본질은 특별함보다 오히려 평범한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우리 도인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우리가 수도하는 목적은 도통인데, 이를 이루는 과정에서 특별한 비결이나 방법이 있지 않다는 말이다. 다른 말로 수도하는 과정에는 지름길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칫 쉽게 가고자 엉뚱한 것을 탐한다면 도통과는 멀어질 뿐 아니라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혹은 성공의 요인 중 일부분을 확대 해석하여 자신도 모르게 다른 길로 빠져들 수 있다. 한 번 잘못된 길을 가면 다시 되돌리기는 매우 어렵다. 만일 방법이 있다면 상제님 공사를 받드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일심을 다해 수도에 매진하는 것뿐이다. 다소 우직해 보일지라도 평범한 속에서 비범함을 깨우치는 통찰이 수도의 목적을 달성하는 첩경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01 유정식, 『문제해결사』, (서울: 지형, 2011), p.224 참고.
02 같은 책, p.225 참고.
03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양윤옥 옮김 (서울: 현대문학, 2016),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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