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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2년(2012)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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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고전독서의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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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독서의 요령

 

연구위원 김인수

 

 

 

 계절의 끝인 겨울! 풍요로운 결실의 가을은 아득히 갔습니다. 나날이 밤이 길어지고 깊어져 사색 하기엔 좋을 듯합니다. 이 깊어가는 겨울밤에, 잠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마음을 고요히 한 연후에 ‘나는 누구인가? 나는 현재 어떻게 살아가는가? 인간완성(人間完成)이란 무엇인가?’ 를 그려 봅니다. 그리고 나서 그 해답의 하나로 독서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독서(讀書)! 말 그대로 책을 읽는 것으로서, 흔히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진리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책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오늘날과 같은 문명의 시대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책은 인간의 발명품 가운데 가장 위대한 보물이라 할 수 있으며 인간의 모든 발자취가 책을 통해서 다음 세대로 이어져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책은 인류가 수천 년간 공을 들여 축적된 위대한 창조물로서 지식과 지혜의 보고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맹자, 장량, 제갈량, 사마천과 같이 그 시대의 큰 발자취를 남긴 위인들은 대개 책을 가까이하고 좋아했습니다. 일례로 조선 시대의 세종대왕은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지나치게 좋아한 나머지 한때 눈병을 앓았으며, 심지어 부친인 태종이 그의 건강을 염려하여 책을 모조리 치우게 한 와중에도 몰래 독서를 했다고 합니다. 국민당 정부와의 오랜 내전을 승리하고 1949년 960만㎢(남북한을 합한 크기의 약 45배)의 대륙에서 맨주먹으로 시작하여 공산당 정권을 수립한 모택동은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아동기에 당숙으로부터 사마천의 『사기』를 배우고 여러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커서는 잠을 줄일 정도로 열심히 책을 읽었는데 이 습관은 평생 이어졌다고 하며 그의 고향 전시관(展示館)과 혁명기지에 독서벽(讀書癖)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 빌 게이츠 전(前)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도 하버드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독서광입니다. 이처럼 독서의 생활화는 세상을 위해 큰일을 한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입니다. 덧붙여 오늘날과 같은 무도(無道)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책을 가까이하는데 자식이 엇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독서! 크게는 인류의 문명 발달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국격(國格) 또는 발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작게는 개인의 인격(人格)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습니다. 실례로,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학교에서 체계적인 독서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처럼 중요한 독서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책의 성격에 따라 또 독서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오랜 시간 사람들한테 읽혀서 소위 고전이라고 일컫는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과 같은 책을 대할 때에 참고하면 좋은 것에 대해 4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입지(立志)와 마음가짐입니다. 옛 위인들은 먼저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한 분명한 뜻을 세웠습니다. 이는 집을 지을 때 설계도와 기초에 해당하는데, 이러이러한 집을 짓겠다는 설계도 없이 무슨 집을 짓겠습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집은 기초가 튼튼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먹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이 입지가 특히 중요합니다. 사람의 뜻이란 내 마음이 향하여 머무는 곳이며 동시에 독서의 나침판이기 때문에 목적이 불분명한 독서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공자의 제자인 안연은 “순(舜)임금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 그러므로 누구든지 노력하면 순임금과 같은 성인(聖人)이 될 수가 있다”는 뜻을 세웠습니다. 그는 입지가 분명하고 참되었기에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했으며 수많은 제자 중에 스승이 가장 아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또 마음가짐과 관련하여 퇴계 이황이 지은 『성학십도(聖學十圖)』 「경재잠(敬齋箴)」을 보면, “정기의관 존기첨시 잠심이거 대월상제(正其衣冠 尊其瞻視 潛心以居 對越上帝)”라고 있는데, 이는 “의관을 바르게 하고 시선을 존엄하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혀 상제(上帝)를 마주 모신 듯이 하라.”01는 뜻으로 참고하면 좋을 것입니다. 우리가 고전을 읽을 때는, 그냥 읽는 것보다 위의 구절들을 염두에 두고 읽는 것이 좋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입지(立志)나 마음가짐이 잘못되고 또 중도에 변하여 세상에 오명을 남기고 자신의 운명을 그르친 예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의 모든 과정에 바탕이 되는 입지와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반복해서 읽는 것입니다. 이에 관한 대표적인 구절이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으로, “글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꼭 백 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옛날부터 반복 독서는 동서양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며 강조하는 방법인데 이것과 연관된 내용이 있어 소개합니다.

 

  독일의 심리학자인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 1850~1909)의 망각곡선의 원리를 살펴보면, 오늘 우리가 10개의 지식을 습득했을 때 4시간이 지나면 50% 이상의 정보를 잊어버리고, 하루가 지나면 70%, 한 달이 지나면 80%를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20%의 내용도 장기 기억장치와 단기 기억장치로 연결되느냐에 따라 남느냐 아니면 잊어버리느냐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이 이론을 좀 더 발전시킨 것이 1913년에 P.B. 발라드의 망각역현상(Reminscence)으로 읽은 직후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더 많은 것을 기억한다는 이론으로, 한 번 정확하게 읽는 것보다 여러 번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하는 것이 훨씬 오래 기억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한 번 읽는 것보다는 반복해서 읽는 것이 훨씬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반복이 더해질수록 100%에 가깝게 된다는 것입니다.02

 

 

  실례로 공자는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질 정도로 『주역(周易)』을 읽었고, 세종대왕의 독서법은 100번 읽고 100번 쓰는 백독백습(百讀百習)이었으며, 아이작 뉴턴도 유클리드의 『기하학』과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수도 없이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또 임진왜란 때 진주성 전투에서 전사한 김시민 장군의 손자인 김득신은 조선 시대의 독서왕이라 칭하는데, 한 예로 『노자전(老子傳)』을 2만 번을 읽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책을 많이 읽고 쓰면 자연히 그 뜻이 이해되고 외워질 것입니다.

  세 번째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무슨 뜻일까를 궁리(窮理)하고 사색(思索)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소가 먹은 것을 되새김하듯 읽은 것을 되새김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별생각이 나지 않기에 답답할 수도 있지만 이 고비를 잘 극복해야 합니다. 많이 읽어서 내용을 훤히 파악하고 치밀하게 생각해 가는 과정에서 의아한 것이 생길 것입니다. 또 전에는 의아함이 없던 구절이 새롭게 의심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볼록 렌즈로 햇빛을 모으면 나중엔 불이 붙듯이, 집중하고 집중함으로써 생각이 깊어지고 정밀해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즐거움을 어찌 언설로 다 형언할 수 있겠습니까? 깊이 생각하고 생각한 연후에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과 자신이 하나가 되도록 하며, 또 그런 연후에 자신은 더욱더 넓어지고 깊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 염두에 둘 것이 있으니, 이를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한 가지는 그 동안 몰랐던 것에 대해 새롭게 아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그 동안 내가 몰랐던 것이 이렇게도 많았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독서가 깊어져 가면 갈수록 전자에 치우칠 땐 빈 수레처럼 될 수도 있기에 경계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후자가 마음에 깃들어야 하며 그래야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이 겸허해지고 깊어짐을 명심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실천입니다. 책을 읽고 궁리 사색하여 깨달은 뒤에는 자신을 새롭게 고쳐 나가는 것입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살피고 배워야 합니다. 좋은 것이든 안 좋은 것이든 다 보고 배우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4가지가 하나로 되어야 나날이 인격(人格)이 도야(陶冶)되는 것입니다. 『중용』에서는 위의 4가지에 대해서 “박학지 심문지 신사지 명변지 독행지(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辨之 篤行之: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으며 신중히 생각하고 밝게 판별하며 성실히 행한다).”라고 했습니다.

  이외에 참고로 덧붙이면, 옛 위인들은 일촌광음 불가경(一村光陰不可輕)이라 하여 짧은 시간도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한 번 지나가면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실례로, 세종대왕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가까이했고 짧은 시간에도 항시 손을 거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방문객이 돌아간 후 2~3분의 짧은 시간에도 독서를 위해 책을 펴놓았다고 하며 심지어 옷을 갈아입을 때나 침실에서도 책을 준비해 놓고 읽었다고 합니다. 분초각(分秒刻)의 작은 시간이 모이고 모여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게다가 독서를 할 때는 독서의 시간(時間)과 양(量)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고 생각날 때 독서 하겠다고 하면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반드시 목표가 있어야 좋은 습관이 깃들며 이 때문에 독서가 즐거워집니다. 그래서 더욱 책을 가까이하게 되고 독서에 힘이 생깁니다. 이 단계가 될 경우, 책 읽기에 공백이 생기면 허전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안중근 의사(義士)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고 하였습니다. 또 모택동은 “밥을 하루 안 먹고 잠을 하루 안 자도 되지만 책은 하루라도 안 읽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합니다. 이 상태가 된다면 독서의 습관이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소나기처럼 몰아서 독서를 한다면 독서 감각의 공백이 생겨 마치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듯하여 세월이 가도 그대로일 가능성이 많으며 바람직하다고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위에서 고전을 읽는 것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옛 위인들이 책을 읽은 목적은 대부분이 인격을 도야(陶冶)하여 올바른 사람, 궁극적으로는 성인(聖人)이 되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대개 입지(立志)와 마음가짐을 바르게 한 연후에 많이 읽고 생각하고 실천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하나로 이어져서 평생에 걸쳐 반복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위해 뭔가를 했던 대부분의 위인들은 거의 평생 동안 학문(學問)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것을 극복하고자 각고(刻苦)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주자(朱子)의 경우 어린 시절에 부친으로부터 글을 배워 책을 읽었는데, 여덟 살 때 『효경(孝經)』을 읽고서는 그 책에다가 “이렇게 하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다.”는 글귀를 써 놓았다고 합니다. 열 살 무렵부터는 매일『대학』, 『중용』, 『논어』, 『맹자』등을 끊임없이 읽으며 성인이 되겠다는 뜻을 키웠습니다. 14살에 부친을 여의고 부친의 유언에 따라 당시의 유명한 학자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학문을 배우고 익혔으며, 말년에 기력이 쇠하고 병이 나서도 독서를 멈추지 않았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저술했다03고 합니다.

  옛 위인들은 올바른 사람 또 궁극적으로는 성인이 되고자 이처럼 평생을 노력했습니다. 우리의 도(道)처럼 확실한 길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수도하여 이루고자 하는 인간완성(人間完成)은 어떤 것입니까? 위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대순지침』에 “… 『전경』의 말씀을 많이 읽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도전님의 명(命)으로 1974년에 『전경』초판(初版)이 나왔습니다. 상제님께서 40년간에 걸쳐 행하신 바를 기록한 서적이 『전경』입니다.

 『전경』을 많이 읽으라는 말씀에 대하여 어떻게 하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할 수는 없지만 깊이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전경』을 읽는 습관이 깃들지 않았다면, 입지(立志)와 마음가짐을 다시 돌아보아야 하고, 덧붙여 참고할 내용이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에 있어 소개합니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왜 안 될까? 공부하는 습관은 왜 안 길러질까? 다 알면서 실행은 왜 안 되는 것일까? 겨우 시작했는데 왜 계속되지 않을까?

  그 이유를 알려면 먼저 우리 뇌가 세 겹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제1의 뇌 또는 생명의 뇌(일명 파충류 뇌)라 불리는 대뇌 기저핵은 생명 중추다. 생명과 직결되는 기능(수면-각성, 체온, 호흡, 혈압, 심장 박동, 식욕, 성욕 등)에 관여하며 파충류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 있다. 제2의 뇌 또는 감정의 뇌(일명 포유류 뇌)라 불리는 대뇌 변연계는 감정의 편도체, 해마의 기억, 측좌핵의 의욕 중추 등 학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모든 동물에게 있는 동물 뇌, 원시 뇌라 불린다. 제3의 뇌 또는 이성의 뇌(일명 인간의 뇌)라 불리는 대뇌 신피질은 뇌의 가장 상층부에 있으며 신포유류 뇌라 불리는데, 인간에게 특히 발달하여 있고 이 때문에 인간은 오늘날과 같은 문명을 창조하게 되었으며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이다. 인간 뇌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 창조가 진행된다. 이성, 지성뿐만 아니라 갈등, 행복 등 고등 감정을 조절한다.

  안 하던 공부를 한다는 건 변화를 의미한다. 동물 뇌인 변연계는 변화를 싫어한다. 동물 세계는 언제나 똑같은 걸 습관대로 되풀이한다. 그래서 발전이 없다. 대뇌 신피질은 ‘공부해야 한다’,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독려하지만, 동물적인 변연계가 반발한다. 새로운 변화는 언제나 두려움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싫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여기를 잘 달래야 한다. 거창한 공부 계획일수록 변연계의 두려움은 더 커진다. 고로 작은 계획으로 시작해야 변연계의 경보 발령을 막을 수 있다. 동물 뇌는 싫은 것에 반발한다. 공부도 싫은 것이라고 느끼면 당연히 동물 뇌가 반발한다. 싫은 일을 해야 할 땐 변연계를 자극하면 안 된다. 아주 작은 계획이라고 변연계를 속여야 한다. 일단 변연계의 편도체에 경보가 울리면 비상사태에 들어가 교감 신경이 활동하기 시작한다. 싸우거나 달아나야 할 위기 상황에서 공부가 될 리 없다. 이럴 땐 대뇌 신피질이 아무리 공부해야 한다고 우겨도 소용이 없다.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 공부될 리 없다.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바로 시작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 보면 예기 불안이 자꾸 증폭되어 끝내 책상으로 가게 되지 않는다. 싫다 좋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시작해야 변연계의 불안 공포를 예방할 수 있다. 일단 시작하면 작업흥분이 배턴을 이어받아 계속하게 해 준다.

 

 

 

  덧붙이면, 뇌에는 좌우로 측좌핵이라는 신경 군이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의욕을 북돋워 주는 신경 세포가 있는데, 이 신경 세포가 활발히 움직일수록 의욕이 넘치게 된다. 문제는 이곳의 신경 세포가 평소엔 활발하지 않아서 스스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무엇이든 시작해서 이걸 자극해야 한다. 그러면 측좌핵이 스스로 흥분해 세포를 더욱 움직이도록 하는데, 이런 현상을 작업흥분이라고 한다. 이는 심리학자 크레페링이 뇌과학적으로 증명한 사실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을 증명한 뇌과학적 근거가 바로 작업흥분 현상이다.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공부를 시작함으로써 뇌의 측좌핵을 깨울 수 있다. 싫다는 생각을 조금만 참고 일단 시작을 하고 보면, 신기하게도 공부는 절로 진행된다. 그리고 공부가 진행됨에 따라 측좌핵은 스스로 흥분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한번 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공부에 빠져들면서 몰입의 경지에 이르면, 이제 더는 공부가 하기 싫은 일이 아니라 즐거운 일이 된다.

  뇌는 1,000억 개의 신경 세포(뉴런)로 형성되어 있다. 하나하나의 뉴런은 서로 밀접하게 연락망을 이루고 있으며, 이것이 컴퓨터 회로처럼 신경 회로를 형성해 상호 연결함으로써 뇌가 작동된다. 머리가 좋다는 건 회로가 많고 잘 돌아가는 상태를 말한다. 뉴런과 뉴런의 연결 접점을 시냅스라고 하는데, 약 1,000조 개로 추산되고 있다. 즉 하나의 뉴런이 평균 1만 개의 다른 뉴런과 연결, 신경 회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시냅스는 기막힌 정교함으로 기능하고 있는데, 인류가 발달하며 생존해 온 비결이 여기 있다. 왜냐하면,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모든 사고와 행동은 뉴런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이다. 즉 신경 활동이 생명의 근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소크의학연구소는 2000년, 72세 교수의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세포가 계속 생성된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머리는 쓸수록 좋아진다. 나이와 상관없이 공부를 계속하면 해마의 신경 세포는 증식한다. 젊은이처럼 생기발랄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고령에도 창의적인 공부로 세상을 놀라게 한 전설적 인물이 우리 주변엔 얼마든지 있다.04

 

 

 

  위의 예처럼, 뇌과학은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의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 주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고 몸은 그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 사실로 입증됨을 알 수 있습니다. 입도 후에 『전경』에 대해 어렵다 생각하고 많이 읽지 않았다면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우리의 도에는 인간완성인 도통군자(道通君子)가 되는 첩경(捷徑)이 있습니다. 오직 상제님·도주님·도전님의 덕화로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도통(道通)은 우주 삼라 만상의 진리에 다 통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귀중한 보배인 『전경』과 『대순지침』에 도통으로 향하는 첩경이 있기에 많이 읽어야겠습니다.

  새롭게 시작한다면 먼저 인간완성을 목표로 입지를 굳게 세우고 마음가짐을 다지며 심고(心告)를 생활화하고, 한 해 한 달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며 실천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대순지침』에 “성(誠)은 남의 간여도 증감도 견제도 할 수 없고 오직 스스로의 심정(心定)한 바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간절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면 신기하게도 그에 맞게 뇌가 작동하고 또 이루어진다고 하잖습니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듯이, 또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즉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상제님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겨 언행과 처사가 일치되게 생활화하여 세립미진(細入微塵)되고, 마음이 무욕청정(無慾淸淨)이 되었을 때 도통진경에 이르니라”고 하셨음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나날이 밤이 길어지고 깊어져 가는 계절에, 인간완성(人間完成)을 위해!

 

 

 

 


01 이광호 옮김,『성학십도』, 홍익출판사, 2001, p,97,

02 김창환ㆍ이가희 지음,『독서 잘하는 아이가 무조건 대성한다』, 한스미디어, 2006, pp.103~105.

03 김영수 지음,『현자들의 평생 공부법』, (주)위즈덤하우스, 2011, pp.225~226.

04 이시형 지음,『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중앙북스(주), 2009, pp.54~55, p.68, pp.7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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