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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0년(2020)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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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있는 풍경 : 도는 나를 멀리하지 않는다

도는 나를 멀리하지 않는다



연구위원 김태윤


  우리는 간혹 다른 환경을 접하게 되면서 수도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체험하게 된다. 나는 이런 경험을 방면을 떠나 군대 생활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머리로 당연하게 여겼던 내용을 온몸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당시 나는 보정 임명을 모시고 몇 달 뒤 입대를 하게 되었다. 방면을 떠나 처음 한동안은 ‘도심을 잃지 말자’라는 생각뿐이었다. 훈련도 수도 과정으로 여겼다. 힘들 때는 태을주가 절로 나왔다. 그러다가 점차 군대 생활에 적응되어 편해지자 태을주보다는 잡다한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어떨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이러다 도를 잊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겼다.
  왜 이런 마음이 들었는지 궁금해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군대에서 포덕, 기도 등을 할 수 없으니 군 생활과 수도가 별개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니 제대할 때까지 도를 잊지 않고 지키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방면에서 수도할 때는 도인들에게 애정을 쏟았건만 이런 사고가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마음 한쪽에서 도가 사람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인산수도(人山修道)라는 점이 떠올랐다.
  도는 우주 운행의 원리이니 모든 곳에 존재한다. 그렇지만 숨 쉴 때 공기를 의식하지 못하듯이 일상에서 도를 느끼지 못할 뿐이다. 우리의 감각에 포착되지 않다 보니 신비하고도 심오해 그 이치를 별세계에서 찾으려 한다. 『중용』에서는 도는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은데, 사람이 도를 행하면서도 도가 사람에게서 멀리 있다고 여기면 도를 행할 수 없다고 말한다.01 도는 인간의 삶에서 그 가치가 드러나고 실현되는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도가 멀리 있다고 여기게 되는 것일까? 아마도 도를 찾기 위해 우주의 원리를 좇기만 하고 인간의 도리와는 별개라고 본 것은 아닐까? 『대순지침』에서 “도는 음양이며 음양이 이치이며, 이치가 곧 경위이며 경위가 법이라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02라고 한 것은 도가 우주의 이치이면서도 그 이치가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의 근간이 된다는 점을 말한 것이다. 도가 하늘의 이치이면서 인간의 도리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방면이나 군대 모두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경위에 맞추어 올바른 도리를 실천하는 것이 수도이다. 방면에서 수도인이지만 가정에서는 자식으로서, 학교에서는 학생으로서 그 책임을 다할 때 자신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생기자 나이 어린 선임을 선각 대하듯이 행동했고 선임이 되어서는 후임을 후각 돌보듯 했다. 나와 인연 맺은 모두에게 심고를 드리게 되자 태을주가 절로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군대 생활과 같이 도의 일에 직접 참여하지 못할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환경에 처할 때 수도하기 어렵다고 합리화하면서 마음이 나태해진다는 것이다. 환경이라는 변수도 그곳이 수도의 장이라는 인식과 도리의 실천을 통해서 극복될 수 있다. 도는 내가 어디에 있든 나를 멀리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이 도를 멀리했을 뿐이다. 내가 처한 곳에서 묵묵히 그들과 도를 실천해 나갈 때 그곳이 바로 수도의 현장이 되는 것이다.






01 『중용(中庸)』 13장, “道不遠人, 人之爲道而遠人, 不可以爲道.”
02 『대순지침』,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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