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52년(2022) 9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전경 성구 전경 속 이야기 대순포커스 대원종 도장 둘러보기 정심원 지방 회관 소개 도서관 소식 내가 읽은 책 나누고 싶은 이야기 알립니다

내가 읽은 책 : 『달러구트 꿈백화점2』를 읽고

『달러구트 꿈백화점2』를 읽고



부여 방면 선무 신혜정




  소설 속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서 잠이 들면 꿈의 세계에 입장한다. 그곳에 꿈을 파는 상점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이 ‘달러구트 꿈백화점’이다. 손님들은 각 층에 테마별로 갖춰있는 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구매하고 꿈을 꾼 후 느낀 ‘감정’으로 꿈의 값을 낸다.
  구매한 꿈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백화점 직원은 꿈을 판매할 뿐 아니라 접수된 민원도 해결한다. 백화점 직원 페니는 792번 손님의 민원을 맡고 구매 목록을 살펴보았다. 손님은 최근 구매한 ‘살아있는 열대우림’이라는 꿈의 구매 후기에 열대우림의 다양한 푸르름과 각각의 색을 구분할 수 있어 좋았다고 남겼다. 그리고 요즘은 종종 꿈에서도 앞이 보이질 않는다는 사실에 두려워했으며, 이미 많은 것을 잃은 자신에게서 꿈까지 뺏어가지 말아 달라는 내용도 있었다.
  792번 손님의 이름은 박태경, 그는 6년 전부터 시력을 잃기 시작했다. 혼자서 지팡이를 들고 걷는 연습을 하며 최대한 남의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늘려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력을 잃기 전 자기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상실감에 모든 의지가 무너져 버렸다. 꿈속에서는 예전처럼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꿈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날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 날이 반복될수록 꿈을 꾸는 시간이 괴로웠다.
  페니는 백화점에 들르지도 않고 돌아가는 손님을 불러 꿈 제작자와 만나게 했다. 제작자는 오른쪽 무릎 아래가 없는 상태로 태어났는데 열 살 때 실컷 달려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넓은 벌판을 달리는 꿈을 만들었다. 자신이 처음 만든 꿈을 친구에게 권하자, 친구는 “두 다리로 걸어 본 적도 없는 네가 만든 달리는 꿈은 다리에 목발을 매단 것처럼 삐걱거릴 것 같다”라며 비평을 했다. 그때부터 그는 동물처럼 헤엄치고 날아오르는 꿈을 만들기로 다짐했다.
  범고래가 되고 싶었던 그는, 열세 살에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범고래가 되는 꿈’을 만들어 올해의 꿈 시상식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다. 그 제작자는 모든 힘은 자기가 가진 행복에서 나오고, 의욕도 행복해지고자 하는 열망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박태경은 시력을 잃은 후에 남들이 불쌍하게 보거나, 자기 때문에 난처해하는 것이 신경 쓰인다고 했다. 그러자 제작자는 “우린 살면서 한 번도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본 적이 없어요. 그 사람이 나를 보는 표정, 목소리 같은 정보로 그저 추측할 뿐이죠.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가 진실을 가릴 때가 있잖아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말처럼요. 어차피 알 수 없다면, 당신을 응원하는 사람의 얼굴을 상상해보세요. 우리도 지금 그렇게 당신을 보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때 박태경은 자신을 도와준 고마운 분들을 떠올렸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겪으며 누군가의 도움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움을 받은 만큼 남을 돕고자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된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가 제 모든 다른 면들을 가릴 만큼 크고 빠르게 번지는 것 같아서 두려워요. 저는…, 전 그냥 앞을 못 보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는 박태경이에요.”



  이 에피소드를 읽고 박태경처럼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삶과, 꿈 제작자가 언급한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함께하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커지면 좋다고 생각하는 이미지대로 그런 사람인 척 연기를 하게 된다. 본인의 진짜 바닥을 들여다보는 일과 그것을 고치려면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기에 수월한 방법인 ‘가면’을 쓰고, 괜찮은 사람인 척 연기하는 것이다.
  가짜의 삶은 반드시 그 실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고, 본래의 모습을 들키기 싫어 거짓말을 하면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 잘못이 반복되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내 생각과 행동이 결국 나를 병들게 하고 타인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우린 한 번도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관대했고 상대방의 잘못은 쉽게 비판하고 비난했을 것이다. 내가 타인의 잘못을 바라보듯이 내 허물을 하나하나 따져 물었다면 가면으로 나를 가리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부족한 면이 있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 허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힘들더라도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 모든 생각과 행동을 고쳐 나간다면 나의 본질적인 모습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내기는 쉽지 않다. 박태경이 페니의 도움으로 꿈 제작자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자기 모습을 되찾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듯이, 힘든 시기에 옆에서 응원해주며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채찍질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습관처럼 자리 잡은 내 잘못을 스스로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으므로 상대의 애정 어린 객관적 조언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결과적으로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열 살 때 만든 꿈에 대해 친구가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꿈 제작자는 그랑프리를 받는 꿈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친구의 말은 제작자의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나를 위해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었던 지인들 덕분에 이 에피소드를 읽고 공감하고 반성할 수 있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가면을 쓰지 않고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며, 함께하는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여러 손님이 꿈을 꾸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거나 고민을 해결하는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어느 순간 나의 마음도 따뜻해지면서 위로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관련글 더보기 인쇄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