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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9년(1999)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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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사상과 21세기()

생명윤리의 재조명


대순(大巡)은 보다 큰「나」에 이르는 우주적 생명윤리관 확립의 시금석


        

백경갑 <대진대학교ㆍ전자공학과교수>

      
인간의 실천적 특질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스스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명은 자신의 생명만큼이나 귀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없는 주변 사람들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 또한 없지 않다.

  물론 이해관계가 없는 주변사람들보다 부모, 형제, 자매와 같은 가까운 사람들의 생명을 상대적으로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아무도 탓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이 지상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생명을 인지상정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태어난 인간들이라 할 때 내 생명 또는 가까운 이웃의 생명만 소중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명이 덜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스스로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극도의 자기 중심적 이기주의인 까닭이다.

  그래서 동서 고금의 많은 사람들이 인간생명의 차별성을 극복하고 평등사회 건설을 위해 자기 희생적 노력을 한 결과 인간의 존엄성에 바탕을 둔 만민평등의 생명존중 윤리를 확립하게 되었다.
  사실 이 평범한 진리 즉, 모든 사람들의 생명은 다같이 소중하다는 이 대원칙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실천되기까지는 오랜 역사적 과정이 있었다. 다시 말해 인간 생명에 대한 차별성을 극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 셈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의 생명은 다같이 소중하다」라는 인간의 생명가치에 대한 고찰이 인간이 아닌 여타의 생물이 지닌 생명에까지 확장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환경문제에서 보듯이 인간 이외의 생물들이 지닌 생명 가치의 문제가 이제는 단순한 이론상의 관심사가 아닌 심각한 현실문제로 대두되어 있다.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류의 장래뿐 아니라 생명계 전체의 운명이 결정적으로 좌우될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경윤리학자들의 논의를 보면 우선 윤리의 지평을 확대해야 된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이를 어디까지 확대해야 되는가, 예를 들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게까지도 생명가치를 인정해야 하는가, 그리고 흔히 생명이 아니라고 간주하는 주변 환경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가치 기준의 정립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가치의식이라는 것은 우리의 절실한 욕구와 합리적 사고를 통해 생각해 낸 실천요강이 자연스럽게 부합될 때 가장 강력한 호소력을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그 어떤 당위의 근거를 지닌 사안이라 하더라도 우리들의 삶을 지배하는 내면의 정신세계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데에는 엄청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실에 주목하고자 한다.


       

생존의지 –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생존을 유지하려는 강한 생존의지를 지니고 있다. 인간의 생존의지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수요 하는 모든 가치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지구적 생명, 더 나아가 우주적 생명의 가치까지도 내면화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보존의지 – 우리는 부모 자식간을 비롯한 가까운 이웃들의 생존에 대해 거의 자신의 생존의지에 버금가는 강한 보존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물론 사람에 따라 일정한 차이가 있으나 적지 않은 경우 가까운 이웃은 물론이고 심지어 애완동물을 비롯한 동식물에게 조차도 그 생존을 보살피려는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이것 또한 자신만의 생존에 대한 의지를 넘어서는 공생의 의지가 인간 내면 깊숙이 흐르고 있음을 말해주는 귀중한 단서가 되는 것이다.

 

              
연대의식 – 우리 인간들은 극히 우연한 인연으로나마 어느 한 부류를 자신이 속하는 혹은 자신과 관련이 되는 부류라고 보게 되는 일종의 연대의식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연대의식은 「우리」라는 자아를 발아시켜 나 자신과 그 부류를 일체화 시키려는 경향을 띠게 된다.

  여기서 특히 흥미로운 점은 특정 부류와의 이러한 일체화 경향이 자신과의 관련성에 대한 매우 피상적이고 인위적인 연결고리만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 프로야구 팀의 열렬한 팬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그 팀과 어떤 실질적 이해관계로 얽혀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실상 합리적 사고의 판단을 넘어서는 그 어떤 내면적 감성의 작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가 만일 위의 세 가지 성향을 우리 대부분이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 실천적 특질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만일 합리적 사고에 의해 지구생명에 대한 그 어떤 객관적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면, 바로 이러한 선천적 특질을 바탕으로 하여 이 인식의 내용을 우리의 의지와 감성 속에 담아내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한편으로 친족과 이웃 그리고 동식물에 대한 애호의 심정을 확장 시켜 나감과 동시에 자신과 지구생명 사이에 존재하는 명확한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선천적으로 주어진 연대 의식의 작용을 통해 지구 생명과의 일체화 의식에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것은 곧 작은 「나」에 국한되지 않고 좀더 큰 「나」 곧 지구생명의 「나」에게까지 이를 수 있는 정신적 바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여기서 나와의 일체성을 말해 줄 논거가 분명하면 분명할수록 큰 「나」로의 일체감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러한 보다 큰 「나」에 이르게 되면 지구생명중심의 가치관을 단순한 지적 인식의 수준이 아닌 의지적, 감성적 수준으로까지 내면화 함으로써 지구적 차원의 생명윤리의 실천을 담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동서고금의 역사에는 지구 생명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도움이 없이 그 어떤 깊은 직관에 의해 이미 우주적 생명존중의 가치관을 체득하고 삶을 통해 실천했던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다.

  비록 현대와 같은 과학적 이해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동서양의 성현들이 강조했던 자연조화ㆍ친화사상과 그 가르침은 생명존중 윤리확립의 기본 지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들이 직면한 생태학적 위기극복을 위해 실천해야 하는 삶의 지혜를 밝혀준다.
  특히 천ㆍ지ㆍ인(天ㆍ地ㆍ人) 삼계(三界)를 망라하는 우주관에 바탕을 둔 해원상생의 대순사상은 우리들 자신의 생존의지에 대한 내면적 각성을 확보한 보다 큰 「나」에 이르는 중심으로 우주적 생명윤리관 확립의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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