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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 둘러보기 : 천상의 문양, 금문

천상의 문양, 금문



출판팀 한상덕


 ▲ 여주본부도장 일각문 (2024년 4월 20일)



  도장 건물의 창방과 대들보 양쪽의 머리초 사이에 그려진 기하학적 문양을 단청에서는 ‘금문(錦紋)’이라 한다. 금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금단청 양식으로 본전을 비롯한 정내의 건물을 장식하여 도장의 품격을 한층 더해준다.
  금문은 비단무늬를 일컫는 말로 ‘쇄문(瑣文)’이나 ‘송금문(宋錦紋)’이라고도 부른다. 금문의 금(錦) 자는 비단을 의미한다.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기하학적 문양이 조밀하게 들어가 있는 모습이 수를 놓은 비단처럼 보여 비단무늬, ‘금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금문은 일찍이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그 초기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송대 건축가였던 이계(李誡, 1065~1110)가 집대성한 목조건축서 『영조법식(營造法式)』에는 각종 금문의 도면과 함께 상세한 해설이 실려 있다. 이 책에서 비단무늬는 ‘쇄문’으로 소개되었는데, 이는 각종 무늬가 조밀하게 구성되어 붙여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 중국에서는 ‘송금문’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단무늬는 중국보다는 한국에서 크게 발전되었고, 오늘날 한국 궁궐이나 사찰의 금단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문양으로 정착되었다.


 ▲ 경주 불국사 처마 금문 단청



  금문은 신석기시대 인류가 옷을 만들어 입기 시작한 원시적인 직조 과정에서 발견된 기하학적 문양이다. 금문의 구성은 원형, 삼각형, 사각형, 육각형 등의 무늬와 아자문(亞字紋), 뇌문(雷紋, 번개무늬), 소슬문[銷紋, ‘ㅅ’ 무늬], 차륜문(車輪紋, 바퀴무늬), 귀갑문(龜甲紋, 거북등무늬), 정자문(井字紋) 등의 기하학적 무늬가 조합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무늬들이 반복되거나 결합하고 변형되어 구성된 금문은 형태에 따라 귀갑금문(龜甲錦紋), 갈모금문(葛毛錦紋), 고리금문[連環錦紋], 금강저금문(金剛杵錦紋) 등이 대표적이다.
  기본적으로 원형, 삼각형, 사각형, 육각형 등의 단위 문양을 연속적으로 전개하고 이 문양을 2~4개씩 중첩한다. 따라서 금문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요소와 구성은 다음과 같다.
  원형금문은 주로 원형 고리들이 사방으로 연속된 고리금문이 대표적인데 그 밖에 겹고리금, 모닷고리금, 갖은고리금, 쌍고리금 등에서도 그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 고리가 여러 모양으로 연결된 형태는 시작과 끝이 없이 단절되지 않는 영원성을 상징한다.
  삼각형은 다각형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균형과 안정성을 상징한다. 그 구성 방식은 삼각형과 역삼각형이 서로 계속 이어지는 갈모금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갈모’란 조선시대 비가 올 때 갓 위에 덮어쓰던 비막이용 모자다. 갈모 모양이 세모꼴로 되어 있어서, 이 무늬도 갈모처럼 삼각형이라 붙여진 명칭이다. 삼각형 금문은 소슬금, 줏대금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각형은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형태로 대지, 인간 등을 의미한다. 불교에서 사각형은 땅에 묶인 것을 상징하고 그 사각형이 원 안에 배치되면 인간계와 신계의 연결을 나타낸다. 사각형 형식은 동일한 무늬의 사각형 단위를 사방으로 연속하여 나열하여 전개하는 형태로 십자주화금, 십자금, 모닷줏대금 등의 문양에서 찾을 수 있다.
  육각형금문은 거북 등껍질 모양의 귀갑금문이 대표적이다. 귀갑금문은 동양에서 길상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이 무늬의 구성은 ‘ㅅ’자 모양이 사방 연속되면서 이루어진다. 이 무늬는 점성관과 결부되어 천체의 성신(星辰)을 의미하고 사람의 운수와 운명 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러한 육각형의 형식으로 연속된 금문의 대표적인 예로는 모닷금, 거북금의 변형금문 등이 있다.



  우리 문화의 역사적 전통에서 금문은 천상의 세계를 표현하며 제의(祭儀)의 상징으로 쓰였다. 궁궐의 정전이나 사찰의 법전 등을 장엄하는 문양으로 신성과 위엄을 나타내기 위한 표식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도장의 성전을 금문으로 장식한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도장은 상제님의 천지공사를 받드는 성지이며, 더욱이 본전은 상제님과 천지신명을 모신 가장 신성한 공간이다. 그리고 금문은 천상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조형 양식이기에 도장의 성전들을 장식한 금문은 도인들이 바라는 이상세계에 버금가는 최고의 격을 갖춘 건축물에 조형적 아름다움을 담고자 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참고문헌】
김왕직, 『알기쉬운 한국건축용어사전』, 파주: 도서출판동녘, 2008.
곽동해, 『한국의 단청』, 서울: 학연문화사, 2002.
임영주, 『문양으로 읽어보는 우리나라 단청Ⅰ』, 서울: 태학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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