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54년(2024) 5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전경 성구 울타리 고전 에세이 대순광장 대순포커스 정심원 도장 둘러보기 지방 회관 소개 전경 속 이야기 생각이 있는 풍경 영화 속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 알립니다

영화 속으로 : 완벽한 타인

〈완벽한 타인〉



대진대학교 대순종학과 석사과정 정지훈




  <완벽한 타인>은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4명(석호, 태수, 준모, 영배)과 그 배우자 3명(예진, 수현, 세경)이 석호 부부의 집들이에 참여하면서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사건이 시작된다. 각자가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좋아서 화기애애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풍긴다. 즐겁게 저녁 식사를 즐기고 대화를 나누던 도중 핸드폰과 개인 정보가 화제로 떠오르고, 예진의 제안으로 저녁 식사가 끝날 때까지 폰으로 오는 모든 내용을 서로에게 공유하는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문자는 물론이고 통화마저도 스피커로 하는 완전 공개 게임. 처음엔 다들 정색하고 게임을 거부했지만 “찔리는 거 있어?”라는 질문에 모두 아닌 척 결백을 장담하며 폰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초반에는 석호가 딸의 핸드폰으로 준모에게 바람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내는 장난을 치거나, 영배 아버지(예전 초등학교 교장)와의 통화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유지된다. 그러나 게임이 지속될수록 서로에게 숨기고 있던 비밀이 점점 드러난다. 각자가 숨기고 있던 비밀은 다음과 같다.


● 석호: 성형외과 의사, 아내 예진은 정신과 의사이다. 평소 아내 앞에서 은근히 정신과를 얕잡아보고 있었지만 예진 몰래 다른 정신과 의사에게 부부관계에 대한 상담을 받고 있었다. 전 재산을 담보로 부동산에 투자하였으나 사기를 당했다.


● 예진: 아버지에게 온 전화 때문에 남편 몰래 가슴 성형수술을 알아본 것을 들킨다. 또한 여성부 강연에서 남편이 성형외과 전문의임에도 ‘성형은 유약한 심리를 이용한 최악의 의술’이라고 험담을 한 것도 드러났다. 부부가 서로 다른 의사에게 몰래 상담받고 있었다. 그리고 석호의 친구인 준모와 불륜관계이다. 처음으로 게임을 제안했지만, 당사자가 현장에 같이 있으니 위기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당당했다.


● 태수: SNS로 12살 연상의 여자와 셀카 사진을 주고받는 걸 들킬까 봐 같은 기종의 폰을 쓰는 영배에게 부탁하여 폰을 교환한다. 태수가 가진 영배의 전화로 박민수라는 남자로부터 연락이 오는데 정황상 애인이었으며 알고 보니 영배는 동성애자였다. 폰이 바뀐 상태라 태수가 동성애자로 오해받는다. 하지만 태수는 영배가 직접 밝히기 전까지는 영배를 이해하고 지켜주려고 노력한다.


● 수현: 예진과 친하게 지내는 듯했으나 예진의 허영에 대해 뒤에서 험담했다는 것을 들켰다. 그리고 시어머니를 모실 실버타운을 알아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태수가 크게 분노한다. 수현은 최근 부부관계가 소원해졌고 남편에게 여성으로서 매력이 없어진 것 같다며 두려워하는 게 나타난다. 이어서 과거 수현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냈을 때 태수가 대신 뒤집어썼다는 것이 밝혀지고, 수현은 그때부터 죄책감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


● 영배: 동성애자다. 그래서 이혼도 당하고, 교직에서 해고당했다. 집들이를 왔을 때 ‘민서’라는 애인이 있지만 아파서 데려오지 않았다고 했는데 친구들의 시선과 편견이 두려워서 속인 것이었다. 커밍아웃 이후 ‘민서’(사실은 민수)를 데리고 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데, 동성애자인 민서를 친구들이 잘 반겨주겠지만 그건 본심이 아니라 예의상의 행동이었을 것이고 결국은 그들의 눈빛에서 상처받을 거라는, 겉과 속이 다른 타인의 모습을 말하며 퇴장한다.


● 준모: 친구들에게 학력 콤플렉스와 열등감이 있고 분노 조절에도 문제가 있다. 어릴 적부터 여성 편력이 있었는데 지금도 예진뿐 아니라 여러 여자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었다. 게임을 통해 밝혀진 것으론 장모님을 세경 앞에서는 극진히 모시는 것처럼 연기하지만 친구들에겐 마귀할멈이라는 둥 험담을 한 것이 걸렸다.


● 세경: 전 남친 연우에게 의심받을 만한 메시지가 왔지만, 수의사인 세경에게 반려견의 교배를 위한 조언을 요청한 문자였다. 이 모임에서 유일하다시피 비밀이 없는 인물이었으나 피해를 많이 받았다. 남편 준모를 위해 자신의 꿈마저 포기하며 매우 헌신적으로 관계를 이어왔고, 준모의 불륜 사실을 어느 정도 눈치를 챘으면서도 사랑으로 참아왔다. 게임 중 약간의 오해에도 계속 욕설하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준모의 모습을 보면서 마지막에는 흑화하여 떠난다.



  서로의 비밀과 추한 모습이 하나둘씩 밝혀질 때마다 분위기는 안 좋아지고, 어찌어찌 잘 넘긴다 싶으면 새로운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마지막 세경이 “이 사람들 앞에 민수씨를 데려오지 않길 잘하셨다”라며 모두를 지적하는 말을 남긴 채 결혼반지를 빼서 식탁 위에 놓고 퇴장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라는 말이 나온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비밀의 삶이 있으며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과연 인간관계에서 서로의 추악한 비밀이 드러나는 것이 비밀이 유지될 때보다 잘된 일이라 할 수 있는가?’, ‘파국이 올 수도 있는 솔직함이 과연 좋은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훈회 중 가장 처음으로 나오는 내용이 ‘마음을 속이지 말라’다. 『대순진리회요람』에 인간의 모든 죄악의 근원은 마음을 속이는 데서 비롯하니 인성의 본질인 정직과 진실로써 일체의 죄악을 근절하라고 한다. 여기서 마음을 속이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마음을 속이지 말라는 것이 무엇이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항상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만 말해주었다. 더 깊이 있게 교화를 해주고 싶어도 나 스스로 ‘마음을 속이지 말라’에 대해 어떤 말로 정의를 내릴지 몰라서 간단하게만 알려준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마음을 속이지 말라’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영화에서는 추악한 비밀이 드러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물었는데 내 개인적 의견으로는 자신만의 비밀은 있을 수 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남을 속이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하얀 거짓말’처럼 남을 위한 거짓말이나,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가 거리낌 없는 행위라면 괜찮다는 말이다. 마음을 속이는 것은 타인뿐 아니라 자신과 신명도 속이는 것이기에 언제나 정직이 우선이어야 하지만 피치 못 할 사정이 있고 사람 사이 평화유지를 위해서라면 그 상황에서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거기에 미안한 마음으로 반드시 용서를 구하는 것은 필수일 것이다.





관련글 더보기 인쇄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