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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0년(2020)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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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은 지금 : Lovely 김장, Daily 김치

Lovely 김장, Daily 김치



출판팀 이공균




  11월 12일. 여주본부도장에선 이맘때쯤 늘 김장을 준비한다. 배추를 뽑으러 가는 길은 더도 없이 화창하다. 도인들에겐 날씨 부조가 그리 낯설지 않다.
“김치 담그기 딱 좋은 날씨네.”

  굴암리 배추밭에 도착하니 속이 꽉 찬 배추가 잎을 활짝 펴고 가지런히 정렬해 있다. 덩치도 비범하다. 2만 포기쯤 된다고 한다. ‘이걸 오늘 수확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무색하게 도인들의 손놀림이 빠르게 움직인다.




  배추를 실어 나르는 트럭을 타고 신생활관으로 향한다. 방금 수확한 배추를 다듬어서 소금물에 잘 절여놓는 게 김장 첫날의 일과라고 한다.



  “이렇게 많은 배추를 하루 만에요?”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총무부 종사원과 함께 도착한 신생활관은 이미 바쁘다. 외수 임원은 일사불란하게 배추를 나르고 내수 임원은 꼼꼼하게 다듬는다. 반으로 자른 배추를 다시 옮기면 소금물에 꼼꼼하게 절이는 작업이 이어진다. 소금에 절인 배추는 간이 잘 밸수 있도록 하룻밤을 그대로 둔다.




  배추를 절이느라 밖이 한창 바쁠 때 안에서는 양념을 준비한다. 먼저 만들어 놓은 찹쌀풀에 황석어젓, 새우젓 등 여러 재료를 넣고 버무린다. 마지막으로 질 좋은 고춧가루를 넣고 힘차게 저어주면 “얼마나 맛있게요~”라고 말하는 유명한 요리연구가의 시그니쳐 멘트가 떠오른다.
  13일의 동이 채 트기 전, 카메라를 챙겨 부랴부랴 신생활관으로 향했다. 제법 일찍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삼삼오오 모여 배추를 씻고 있었다. 도장 일이라면 피곤함도 모른다고 할 분들이다. 완전 ‘리스펙’이다. 씻은 배추는 식당 한편에 정리해서 쌓아 두는데, 물기가 빠져야 양념을 버무릴 수 있다고 한다.





  14일, 김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양념에 배추를 버무리는 날이다. 물기를 뺀 배추와 함께 양념을 옮겨 놓으면 대기하던 도인들이 배춧잎에 양념을 바른다. “양념 가져다주세요!”. “배추에 양념을 너무 많이 묻혔어요!”, “박카스 안 줘요?”라는 외침이 시끄러울 법도 한데, 웃음기 가득한 도인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상부상조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흥취가 아닌가 싶다.
  특히,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신선한 굴을 곁들인 겉절이와 갓 삶아낸 따끈따끈한 수육이 아닐까 한다. 배추의 아삭함과 굴의 바다향, 그리고 수육의 담백함이 함께 어우러지는 풍미라니! 마무리는 역시 막걸리다. 삼합의 풍미가 남기고 간 자리에는 짭짤함이 잔잔하게 남아있다. 이때 청량감 가득한 막걸리를 한 모금 들이킨다면? 독일 뤼데스하임의 레스토랑에서 마시는 유서 깊은 포도주조차 부럽지 않다. 물론 독일에 가본 적은 없지만, 이 맛이 1년을 기다린 그 맛인 건 확실하다. 여하튼 도장 김장에 직접 참여해봐야 알 일이다.





  김장 막바지에 ‘사랑의 이웃돕기 김장 나눔’을 위해 대진대학교에 김치 5포기가 들어있는 김장 상자 50개를 전달하는 행사가 있었다. 김장 상자는 포천시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나눔으로 쓰일 예정이다. 도장의 행사는 늘 이렇다. 상부상조의 아름다움과 나눔이라는 따뜻한 모습이 늘 함께한다. 그래서 나는 김장이 너무 사랑스럽다. 매일 먹는 김치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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