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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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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제님의 발자취를 찾아서(77) : 남조선 뱃길과 일심

남조선 뱃길과 일심

 

글 대순종교문화연구소

 

 

 

  1908[戊申]년 12월의 어느 날, 상제님께서는 백지 한 장에 ‘子, 癸, 丑, 艮, 寅, … 亥 , 壬’의 24방위 글자를 둥글게 돌려 쓰셨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혈식천추 도덕군자(血食千秋道德君子)’라 쓰시고는, “천지가 간방(艮方)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나 二十四방위에서 한꺼번에 이루어졌느니라.”고 알려주셨다.

 

 


  『주역』의 「설괘전」에 이르기를, “간(艮)은 동북방의 괘이니라. 만물이 여기에서 마침을 이루고, 여기에서 시작함을 이루느니라. 그러므로 간(艮)에서 이룬다고 하느니라(艮東北之卦也. 萬物之所成終而所成始也. 故曰成言乎艮)”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동북방인 간(艮)에서 만물이 시작하고 마친다는 뜻이다. 대체로 이런 인식은 다음 그림과 같이 주역 팔괘를 방위와 계절 개념으로 나타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동북방에 위치한 괘인 간(艮)은 만물이 소생하는 첫 봄의 전령사 이미지를 가진다. 그 이미지는 간(艮)이 24방위 가운데 하나의 원소로 등용되었을 때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24방위 가운데 간방(艮方)에서 천지가 시작되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런 세간의 상식과는 다르게, 상제님께서는 천지가 간방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24방위에서 한꺼번에 이루어졌다고 일러주셨다. 상제님의 말씀은 동양의 전통 우주론을 살펴보면 이해가 될 수 있다. 주지하듯이 무극·태극으로부터 양의(兩儀)가, 양의에서 사상(四象)이, 사상에서 팔괘가 나와서 만물이 형성되고 우주는 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01 이 사상과 팔괘가 방위 개념으로 확장되면 8방위, 더 나아가 24방위가 된다. 다시 말하자면 만물의 시작은 무극·태극이다. 무극·태극이 자리하는 방위는 24방의 하나인 간방(艮方)이 아니다. 무극·태극의 활동 이후에야 24방위가 생성되었기 때문에 무극·태극은 24방위의 어느 한 방위가 될 수 없다. 더구나 엄밀히 말해서 무극·태극은 24방위의 중심이라고도 볼 수 없다. 24방위의 중심이라는 말은 이미 24방위가 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성립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주의 탄생을 설명할 때는 24방위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4방위의 이전, 우주 중심의 이전, 시간과 공간의 이전 상태가 우주의 본체인 무극·태극이다. 무극·태극의 활동 이후에 우주가 탄생하고 우주의 중심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이로써 시간과 공간이 나오고 사방팔방에서 만물이 동시 다발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우주는 24방위에서 한꺼번에 이루어진 것이지 특정한 하나의 방위인 간방(艮方)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상제님께서 100년 전에 말씀해주신 우주의 탄생 과정은 현대과학이 말하는 우주탄생이론과도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근대과학이 태동한 이후 뉴턴과 아인슈타인은 우주가 가만히 고정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실제 천문 관측 결과는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우주가 매우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하여 이론을 정립한 사람이 조지 가모프(George Gamow, 1904~1968)이다. 그에 따르면, 우주는 크기가 0이고 밀도와 온도가 무한대인 하나의 특이점(特異點, singularity)에서 대폭발(빅뱅)로 인해 생겨났다고 한다. 그 폭발로 인해 특이점 안에 모여 있던 것들이 급격하게 팽창하였다. 그 과정에서 일부 물질들이 모여 별들을 만들고 별들은 은하를 이루었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빅뱅이론(The Big Bang Theory)이다. 물론 빅뱅이론이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우주의 생성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모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향후에도 부분적인 수정은 있을 수 있어도 전체적인 틀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 빅뱅이론에 의거해도 우주는 특이점에서 폭발을 일으켜 사방팔방으로 팽창해 나가기 때문에, 우주는 24방위 가운데 어느 특정한 하나의 방위에서 생겨났다고 볼 수 없다.
  이어서 상제님께서는 종도들에게 “이것이 남조선 뱃길이니라. 혈식천추도덕군자가 배를 몰고 전명숙(전봉준)이 도사공이 되니라. 그 군자신(君子神)이 천추 혈식하여 만인의 추앙을 받음은 모두 일심(一心)에 있나니라. 그러므로 일심을 가진 자가 아니면 이 배를 타지 못하리라.”는 가르침을 내리셨다.
  ‘혈식천추 도덕군자(血食千秋 道德君子)’라는 말에서, ‘혈식(血食)’이란 원래 천지신명이나 종묘에 제사지낼 때 최고의 정성으로써 올리는, 익히지 않은 상태의 소·양·돼지 따위의 제물[이것을 희생(犧牲)이라고 한다]을 말하는 것인데, ‘국가의 의식(儀式)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혈식과 관련된 인격체로 ‘혈식군자’라는 게 있다. 혈식군자란 학문과 도덕이 높아 국가로부터 희생의 제사를 받는 성현(聖賢)을 일컫는다. 또 ‘천추(千秋)’는 오랜 세월을 뜻하니, ‘혈식천추(血食千秋)’란 제사가 오래도록 끊이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놓고 보면, ‘혈식천추 도덕군자’란 ‘도와 덕이 높아 많은 사람들로부터 추앙을 받으며 오랜 세월 동안 제사를 받는 군자’라고 말할 수 있다.02
  이러한 혈식천추 도덕군자가 모는 배는 남조선03으로 향하는 배이다. 남조선은 곧 후천 청화세계를 말한다. 후천에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그 배를 타야만 한다. 그 배를 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만 하는 절대적 조건이 있으니, 그것은 곧 일심(一心)이다.

 

 


  일심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둘이 아닌 오직 하나의 마음을 말한다. 하나[一]에서 그치는[止] 것은 바른 것[一 + 止 = 正]이니 일심이란 곧 정심(正心)이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풀어서 말한다면, 편벽됨이 없고 사사(私邪)됨이 없이 진실하고 순결한 본연의 양심(良心)이며, 상제님께 감사하고 공경하는 정신을 굳게 다져 지극한 성경신으로 수행해나가고자 하는 굳은 일념(一念)이다. 이와 같이 일심은 사심(私心)·사심(邪心)을 버리고 공명정대하게 양심을 밝힘으로써 스스로를 속이지 않게 되는 무자기(無自欺), 그리고 상제님을 믿는 굳건한 신심(信心), 여기에 연원(淵源)으로 전해진 도의 법방에 따라 닦아나가고자 하는 도심(道心)까지 모두 아우르는 폭넓은 것이다. 심신합일(心身合一)의 경지에서 무자기와 신심, 도심을 단전(丹田)에 굳건히 새겨 흐트러짐이 없이 고도의 집중 상태를 유지해나갈 때에야 비로소 일심을 오롯이 지키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후천선경으로 향하는 배를 탈 수 있는 절대적인 조건이다.
  오직 일심을 지니고 있어야 만이 후천을 기약할 수 있으니, 상제님께서 “인간의 복록은 내가 맡았으나 맡겨 줄 곳이 없어 한이로다. 이는 일심을 가진 자가 없는 까닭이라. 일심을 가진 자에게는 지체 없이 베풀어주리라.”, “내가 비록 서촉에 있을지라도 일심을 가지는 자에게 빠짐없이 찾으리라.”, “일심을 가진 자는 한 손가락을 튕겨도 능히 만 리 밖에 있는 군함을 물리치리라.”04고 누누이 말씀해주신 이유도 여기에 있다.

 


 


01 “道之謂道也者는 定而无極하고 動而太極하야 太極이 生兩儀하고 兩儀生四象하고 四象生八卦하나니 太極之理生生之數는 無盡無量하야 變通造化功德을 不可思議일새 惟我 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上帝 管領主宰 太極之天尊이시라.” 『太極道通鑑』, 1956, p.5. 도주님 재세 시, 도전님의 명의로 발행된 이 문헌에 따르면, 대순사상의 우주론은 동양의 전통적인 우주론과 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차선근, 「정역사상과 대순사상의 비교연구」, 『종교연구』 60 (한국종교학회, 2010), pp.44~49 참조.
02 『대순소식』 4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2004), p.6.
03 조선후기 백성들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외환(外患)을 겪고, 안으로는 관리들의 학정에 따른 내우(內憂)에 끊임없이 시달린 나머지,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 지극히 복된 낙원세계에 살기를 갈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진인(眞人)이 나타나 고통 받는 민중을 이상세계로 인도할 것이라는 민간신앙이 생겨났다. 그 이상세계를 지칭하는 명칭은 많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조선이었다.
04 교법 2장 4절, 교법 2장 13절, 교법 3장 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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