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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둘러보기 : 도장 건물의 주춧돌, 초석(礎石)

도장 건물의 주춧돌, 초석(礎石)



출판팀 한상덕



▲ 여주본부도장 정심원 초석 (2023년 1월 26일 촬영)



  숭도문에 들어서 읍배를 드리다 보면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성스럽고 웅장한 도장 건물을 기둥 아래에서 힘껏 떠받치고 있는 주춧돌이다. 도장 건물 곳곳에는 군더더기 없이 잘 다듬어진 주춧돌이 자리하고 있다. 초석은 주춧돌, 또는 주초(柱礎)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흔히 주춧돌로 더 잘 알려진 초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초석은 신석기시대의 주거지인 움집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당시의 주거 형태를 수혈주거(竪穴住居)라고 하는데 수혈(竪穴)은 땅을 판 구덩이라는 뜻이다. 원시시대에는 초석 없이 기둥을 땅속에 박아 세우는 형식의 움집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면 습기에 의해 기둥이 잘 썩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음과 맞춤 등의 결구법이 발달하고 땅 위에 건물이 세워지면서 지금처럼 초석이 널리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움집에서도 땅속에 조약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초석의 사용은 건물이 지상화되기 훨씬 이전부터 사용된 오랜 역사가 있다. 초석은 기둥 밑에 놓여 기둥에 전달되는 지면의 습기를 차단해주고 건물 하중을 지면에 효율적으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 경복궁 회랑 초석 (2022년 11월 28일 촬영)



  거대한 도장 건물의 기둥을 떠받치고 있는 초석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도장의 초석에는 특별한 문양이 장식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단정하게 잘 다듬어진 초석은 경건한 도장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이런 초석의 단정한 절제미는 조선시대 궁궐의 정전이나 사찰의 대웅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초석은 지면에 받침돌을 놓고 그 위에 올려진다. 이때 받침돌을 초반(礎盤)이라 하고, 윗돌을 초석(礎石)이라고 한다. 돌을 따로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초반과 초석을 하나의 돌로 만들어 초반은 지면 아래에 묻히도록 한다. 초석은 초반과 초석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으며, 초반 모양과 관계없이 초석 모양에 따라 형태가 분류된다. 


▲ 여주본부도장 일각문 (2023년 2월 5일 촬영)


▲ 여주본부도장 뇌화고 초석(원형초석) 분리 작업 (2022년 9월 2일 촬영)



  초반과 초석을 하나의 돌로 만들 때 초반 위로 불룩하게 배부른 받침이 있는데 이를 운두(雲頭)라고 한다. 운두 위에 다시 기둥이 앉을 자리를 약간 높여주는데 이를 주좌(柱座)라고 한다. 운두와 주좌가 모두 갖추어진 초석은 고급 초석으로 평가된다. 특히 조선시대 궁궐건축에는 운두가 높은 초석이 사용되었다. 

  초석은 가공 여부에 따라 크게 자연석(自然石) 초석과 가공석(加工石) 초석으로 나뉜다. 우리 도장의 초석은 가공석 초석이다. 도장에 사용된 가공석 초석은 ‘둥근 방형초석’과 ‘원형초석’ 두 가지다. 둥근 방형초석은 본전, 시학원, 시법원, 정심원 건물에 설치되어 있다. 이곳들은 도장에서 가장 신성한 성전(聖殿)이다. 최상의 격에 맞추어 건립된 웅장한 석조 기둥과 둥근 방형 초석은 서로 조화를 이루어 엄숙하면서도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여주본부도장 정심원 뒷면의 둥근 방형초석 (2023년 2월 5일 촬영)



  원형초석은 앞서 말한 건물을 제외한 그 밖의 건물들에 사용되었다. 이 초석은 방형의 초반과 기둥이 놓이는 주좌 등의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어 전통적인 원형초석의 전형을 보여준다. 일반 민가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궁궐의 정전이나 사찰의 대웅전 등의 격식을 갖추기 위한 장소에서 사용되었다. 

  초석은 기둥과 함께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이 반영되어 있다. 천원지방 사상은 인간 삶의 바탕인 하늘과 땅에 대한 관념을 보여준다. 하늘은 원만하며 둥글고, 땅은 방정하다는 이해를 담고 있다. 이 관념에는 하늘과 땅의 이치에 따라 살라는 옛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새로운 분야의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초석을 다지다’라고 표현한다. 일상에서 초석을 다진다는 말은 어떤 사물의 기초나 기반을 닦는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렇듯 초석은 한옥의 바탕이자 출발점이다. 주춧돌이 놓이고서야 비로소 기둥이 올라가고 차츰 집의 모양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거대한 건물일지라도 주춧돌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나무와 흙의 단점을 보완해 주기 때문이다. 

  도인들에게 초석을 다진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어쩌면 수도의 기초를 다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양위 상제님과 도전님으로 이어지는 종통을 이해하고 그 말씀에 따라 수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 영대를 떠받치고 있는 저 초석들처럼 양위 상제님과 도전님의 말씀을 수도의 초석으로 삼아 우리 또한 세심히 깎고 다지는 수도가 필요하리라 생각해본다. 






【참고문헌】

·김왕직, 『알기쉬운 한국건축용어사전』, 파주: 도서출판동녘, 2007.

·이심, 『한옥의 재발견』, 서울: (주)주택문화사, 2003.

·한국건축역사학회, 『한국건축답사수첩』, 파주: 도서출판동녘,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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