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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인연의 고리
인연의 고리
장영권 <평도인ㆍ서귀포방면>
나는 전남 영광군 백수읍 소재, 조용한 농촌과 어촌이 평화롭게 어우러진 곳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는 농부이다. 평소 대순회보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가 문득, 이렇게나마 글을 보내게 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요즘 같은 때에도 이렇게 고마운 분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이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제주도 서귀포에서 산다는 한 아주머니로부터 생전 듣지도 못한 도(道)에 대해서 설명을 듣게 되었다. 그때 당시 나는 종교 활동하는 사람들이란 정신이 나약하고 우둔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처음으로 대순사상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들으면 황당하기도 하고 형이상학적인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자체가 어색하기만 하였다. 그래서 난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듣지도 않고 딴전을 피우곤 하였다. 그러기를 1년 반이 후딱 지나가고 우리 집이 전화번호가 바뀌면서 연락은 끊어지게 되었고 아울러 나의 불운도 시작되었다. 1995년 12월… 난 기억하기도 싫은 크나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교통사고로 경추골절과 쇄골, 늑골, 뇌진탕으로 영광의 크다는 병원은 두루 거쳐 서울 중앙병원에서 2년을 치료 받았다. 생전 겪어보지 못한 좌절과 불안의 연속이었다. 삶에 대한 회의와 두려움이 뇌리를 떠나지 않자 문득, 김선무 생각이 났다. 그 시점에서 왜 김선무 생각이 났는지… 왜소하고, 어떤 능력이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사람인데도… 시간이 흘러 몸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다. 그러면서 김선무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점점 흐려져 갔다. 그러다가 이젠 잊을 만 하다고 생각하던 순간, 실로 믿기 힘든 악몽이 다시금 찾아왔다. 교통사고를 또 당하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몸은 첫 번째만큼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이번엔 마음이 더욱 아팠다. 입원 1개월 정도 되었을까? 또 다시 김선무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김선무 생각이 자꾸 날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듯이 도대체 김선무와 나는 어떤 인연인데 이럴 때마다 생각이 날까? 이런 생각이 극에 달하자 난 이젠 적극적으로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주도 전화번호부를 구해서 뒤졌으나 허사였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몸 아픈 것도 잊어버리고 그때 당시 김선무가 나에게 해 주었던 이야기와 그 행동을 되짚어가던 중에 번뜩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제주수련 도장이었다. 제주전화국 114에 제주수련도장을 안내 받아 전화를 했다.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하니 마침 사무실에 계신 분이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 주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다시며 적극적인 격려 말씀까지 해 주셨다. 그때 그 고마움이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1주일이 지났고 마침내 김선무와의 통화가 이루어졌다. 나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김선무에게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낱낱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나의 마음을 괴롭혔던 어두운 그림자들이 하나하나 사라져 갔다. 참으로 인연이란 것은 묘한 것이었다. 그러나 모처럼의 평화도 잠깐, 다시금 불운이 다가 왔다. 평소 피곤을 자주 호소하곤 하였던 아내가 병원진단을 받은 결과 갑상선 악성종양판결을 받은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닥칠 수 있을까… 아내는 지금 조선대학병원에서 식도절제 수술을 받고 현재 투병중이다. 그렇지만 예전같이 절망적이지는 않다. 왜냐하면 김선무와 전화로써 늘 의논하고 위로를 받곤 하기 때문이다. 난 아직도 김선무와의 인연의 고리가 뭔지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인연은 악연이 아니고 좋은 연(緣)이며, 이 인연으로 하여금 나의 인생이 조금씩 밝게 변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난 아직도 도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다. 그렇지만 분명히 아는 것도 있다. 그것은 대순진리회에는 남을 잘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은 단체는 분명히 좋은 단체임이 틀림 없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대순사상도 차차 공부할 생각이다. 그래서 나도 김선무 같이 나처럼 불행한 일을 겪어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도울 생각이다. 이제 곧 아내가 종양제거 2차 수술을 받게 된다. 물론 성공적으로 끝나리라 믿는다. 상제님께서 덕화를 내려주실 테니까… 그리고 수술이 끝나면 난생 처음으로 제주도를 가볼 예정이다. 아내에게도 제주도를 구경 시켜 주고 김선무도 만나서 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아울러 제주도장에도 들러 그 분께도 감사를 드릴 생각이다. 이제 나의 인생은 희망으로 힘차게 솟구치고 있다. 비록 깁스는 했지만 팔에 힘이 솟아 오른다. 아! 다시 한번 대순사상에 눈뜨게 해 주신 김선무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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