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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1년(2011)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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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이른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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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중흥1-10 방면 정리 윤선희

 

 

 

  이른 아침에 눈을 뜨니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렸다. 아침 6시 기상소리였다. 수호? 아니다. 영농작업 나가기 위해 일어나는 소리다. 오늘은 배추밭에 거름을 주러가는 작업이다. 봄에는 모내기, 여름에는 풀매기, 가을에 추수하여 겨울에 저장하는 4계절 내내 우리가 먹는 채소나 곡식을 직접 기르러 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사실 아침작업 땐 늦잠자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하지만, 우리가 직접 씨를 뿌려 가꾸지 않으면 안 되는 거라 내려앉는 눈꺼풀을 버티고 회관마당에 있는 버스에 올라탔다. 짧은 거리이긴 하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논이나 밭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봄에는 초록빛으로 어린 새싹들이 자라난 모습이 가을이 되면 누런 황금색 물결로 춤을 춘다. 누런 벼 이삭이 고개 숙인 채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면 어느새 내 마음도 초록빛, 황금빛으로 상큼해지고, 따스해져 가는 것 같다. 도시에서 회색빛의 똑같은 빌딩, 건물들, 울긋불긋 현란한 간판들만 보다가 자연의 생생한 경치들을 잠시나마 만끽할 수 있다는 게 내가 작업 나가는 하나의 기쁨이기도 하다.
  그러나 항상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 여름 내내 따가운 햇볕 속에 도우들이 땀방울 흘리며 심고 가꾼 배추가 지난 추석 때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망쳐버렸다. 강물이 범람하여 어린 배추 3만 포기가 흙더미에 묻혀 있는 광경을 봤을 때는 참 마음 한구석이 안타까워 저려왔다. 하늘이 하는 일인지라, 사람의 정성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애써 가꾸어 한 달 뒤면 수확할 수 있는 김장배추들이 흙에 깔려있는 모습에 새삼 인간의 힘이란 게 천지 자연 앞에서는 교만도 욕심도 비울 수밖에 없이 빌고 빌었던 옛 조상님과 울고 웃었던 농부들의 심정을 1% 정도 알아지는 것 같다.

  이렇듯 지금의 선천 현실에서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아무리 정성을 드려도 미완성인 세상인데 상제님께서 뜯어 고치는 공사를 해주셔서 씨를 한번 뿌리면 후천 5만년 내내 해마다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 추수하게 되는 세상이 된다니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상제님께서 풀 한 포기 작은 미물까지도 살리고자 하셨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농작물을 통해서 씨 뿌리고 거름 주고 풀매어 수확했던 경험들이 많은 것을 알게 해준 것 같다. 예전에는 음식 먹을 때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라고 심고 드렸다면, 이제는 밥 먹을 때면 쌀 한 톨이 밥이 되어 우리가 먹을 수 있게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도인들의 정성과 땀, 이런 모든 것을 자랄 수 있게 베풀어주시는 천지신명과 상제님께 감사한 마음이 더 들면서 밥알 한 알이라도 버리지 말고 귀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화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밭이나 논에 나가서 풀 한 포기 만져보고 흙을 밟아 보는 게 낫다고 해주신 교화가 생각난다.
  도에서 하는 모든 작업들이 노동이 아니라 공덕이 되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옆에 같이 있는 도우들이 소중하고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그냥 나갔던 일들이 흙을 만지고 땀에 흠뻑 젖어보기도 하고 때로는 햇볕에 그을리기도 하지만 작업 끝나고 나서 새참으로 먹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박카스처럼 세상의 값비싼 음식과는 비교도 안 되는 맛처럼…, 앞으로 기회가 되면 많은 경험들과 작업들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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