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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1년(2011)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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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소박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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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행복


금릉1-5 방면 평도인 송진아

 

  ♪ 뽀글 뽀글~ 뽀글 뽀글~ 맛있는 라면―♬ 어느 만화에 나오는 이 노래처럼 수호서면서 먹는 라면만큼 맛있는 라면은 없을 것입니다. 특히 새벽 수호 때 먹는 라면 맛은 일품입니다. 밤샘하는 게 의외로 굉장한 체력이 요구되는데, 라면을 먹고 새벽 수호를 시작하면 참으로 든든합니다. 수호를 서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사시사철, 더운 여름이건 추운 겨울이건 상관없이 전통인 마냥 새벽마다 시행되는 라면 끓이기. 신기하게 집에선 땡기지도 않던 라면이 도장에선 그리운 음식으로 자리매김합니다. 그렇게 라면을 애용하다보니 모두들 완전히 라면의 달인이 되었습니다. 라면을 다양하게 끓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것입니다.
  수프 조금에 잘 익은 신김치를 왕창 넣고 푹 끓인 속 쉬~원한 김치라면. 봄 냉이철에 풋풋한 냉이랑 수프대신 된장을 넣고 팔팔 끓인 구수한 냉이된장라면. 여름철 상큼한 냉국에 얼음 동동 띄운 오이냉국라면, 갓 수확한 감자나 파, 고추, 깻잎 등이 있으면 뭐든 넣고 끓여 먹으면 그 또한 싱싱함의 최고봉 “국물이 끝내줘요” 라면이 완성되고, 식당에 카레나 자장이 나오면 카레나 자장으로 버무린 라면, 매콤달콤 라볶기와 고추장에 식초를 곁들인 매콤새콤 비빔면, 그리고 과자가 먹고 싶을 땐 달콤바삭 라면땅. 어디에서도 먹을 수 없는 기상천외한 라면을 아주 다양하게 웰빙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라면이 완성됨과 동시에 서로 먹으려고 라면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냄비가 식탁에 놓임과 동시에 젓가락 부딪히는 소리들이 초소 안에 가득하고, 도우들이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살처럼 흐뭇하고 행복한 미소지으며 마지막 남은 국물이라도 감사하게 챙겨 먹는 도우.
  라면을 끓여주는 이도, 맛있게 먹는 이들도 고귀하고 값비싼 음식은 아니지만, 구불구불 곱슬한 라면만으로 마음의 끈끈한 무언가가 움직입니다. 그래서 수호서면서 먹었던 라면이 이렇게 맛있을 수밖에 없고 즐거운 추억으로 가슴 속 한켠에서 잊혀지지 않는가 봅니다. 초소 앞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군침을 돌게 했던 내음새. 모락모락 김이 나는 꼬들꼬들한 라면을 호호 불어가며 소박한 정을 함께 나눠먹으며 열심히 수호 섰던 추억들. 라면이라는 음식 하나가 우리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주었기에 그렇게 맛있었나 봅니다.
  또 재미난 추억이 있습니다. 여주군에서 10월 1일부터 며칠간 어떤 행사를 하는데, 개막식에 사람이 많이 부족했는지 개막식에 참가하라고 합니다. 그냥 사람들 사이에 섞여 구경꾼처럼 잠깐 있다 가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두 대가 찰 만큼 저희만 하더라도 꽤 많은 인원이었습니다. 도착한 곳은 여주읍내에 있는 경찰서 마당이었습니다. 그런데 두둥! 박수만 친다더니 이게 웬일? 행사 자체를 잘못 알고 갔던 것입니다.
  진귀한 물건들을 소개하는 진품명품 같은 그런 프로그램에 일종의 방청객 역할로 참가하는 줄 알았는데, 저희가 할 일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진상명품’이라는 여주에서는 꽤 규모가 있는 행사에 개막식 전 거리 홍보하는 일이었습니다. 여주에서 재배한 쌀과 고구마를 임금께 올렸다 해서 진상명품이라 하는데 임금님께 올릴 정도면 여주의 쌀과 고구마가 특산품으로 취급될 만큼 얼마나 진귀하고 맛있을까 새삼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아무튼 일단 옷을 갈아입으랍니다. 흰 저고리에 펑퍼짐한 바지가 외수 한복이랑 비슷한데, 아마 옛날 농민들의 옷이 이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리에 흰 띠를 동여매고 백의민족답게 흰 옷으로 단장하니, 자칭 늠름해 보이는 저에게 아주 잘 어울린다며 돌쇠나 마당쇠 같답니다. 그래! 대순의 머슴은 멋있는 거 아닙니까, 하하.
  모두들 제법 잘 어울렸습니다. 아무튼 난생 처음 입어보는 어색한 옷을 입고 용 한 마리를 어깨에 짊어지고 여주읍내에서 신륵사까지 걸어가야 한답니다. 용이 꽤 길었는데, 용머리 쪽에는 사또복을 입은 선두주자가 올라타 있어서 꽤나 무거웠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용머리는 군인과 남학생 단체들이 맡았고, 저희는 중간 부분에서 용꼬리까지 비교적 가벼운 부분을 맡아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청룡을 들고 가고 반대편에서는 또 다른 황룡 팀이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신륵사에서 이 두 용이 만나 잠깐 퍼포먼스를 한다는데, 용이 부딪혀서 제일 앞에 선두로 올라타고 있는 사또를 먼저 넘어뜨리는 팀이 이기는 거랍니다. 이게 바로 차전놀이라고 한답니다. 개막식 전에 차전놀이로 행사를 시작하는데 거기에 저희 대순진리회랑 많은 단체가 자원봉사로 도와주는 개념이었습니다. 어쨌든 한쪽 손엔 용을 짊어지고 나머지 한쪽 손은 계속 흔들면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차도 한복판을 걸었습니다.
  ♪ 쾌지나 칭칭 나네― ♪ 쾌지나 칭칭 나네― 앞뒤로는 풍물단이 풍악을 울리고, 덩 덩 덕 쿵덕 쿵덕. 거기에 맞춰 팔을 흔들며 걸어가다가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먹는 백설기와 김치전, 막걸리가 아주 꿀맛이었습니다. 흥겹게 춤추는 모습에 힘겨움도 사라지고, 다시 길을 걸었습니다. 마침내 신륵사에 도착했습니다.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농악 소리에 맞춰 차전놀이가 진행되었습니다. 사또 쓰러뜨리기가 1:1 무승부인 상황에서 마지막 승부는 줄다리기로 하랍니다. 용을 잡고 영차영차 열심히 잡아당겼습니다. 결과는 저희 팀이 이겼습니다.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렇게 저희의 역할은 끝났고, 맛있게 점심을 먹고 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행사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과 행사장에 걸어가는 동안 만났던 사람들 모두가 하나가 되는 그런 뿌듯함을 만끽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박수만 친다더니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황당했었지만 돌아가는 길에서는 대순진리회를 위해서 무언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는 생각에 보람과 즐거움으로 가득 찼던 것 같습니다. 소박함 속에 행복함이 있습니다. 수도인 여러분도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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