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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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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시풍속 : 칠월 칠석(七月七夕)

칠월 칠석(七月七夕)

 

 

글 교무부

 

▲ 견우와 직녀(고구려 덕흥리 고분벽화)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하늘나라 궁전의 은하수 건너에 목동인 견우가 살고 있었다. 옥황상제는 견우가 부지런하고 착하여 손녀인 직녀와 결혼시켰다. 그런데 결혼한 견우와 직녀는 서로의 사랑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견우는 농사일을 게을리 하고 직녀는 베짜는 일을 게을리 했다. 그러자 천계(天界)가 혼란에 빠져 사람들은 천재(天災)와 기근(饑饉)으로 고통을 받게 되었다. 이것을 본 옥황상제가 크게 노하여 두 사람을 은하수의 양쪽에 각각 떨어져 살게 하였다.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애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까마귀와 까치들은 해마다 칠석날에 이들이 만나도록 하기 위해서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주니 이것이 오작교(烏鵲橋)이다. 견우와 직녀는 칠석날이 되면 오작교를 건너 서로 그리던 님을 만나 일년 동안 쌓였던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져야 했다. 칠석 다음날 까마귀와 까치의 머리를 보면 모두 벗겨져 있는데 그것은 오작교를 놓기 위해 머리에 돌을 이고 다녔기 때문이라 한다. 칠석날이면 비가 내리는데 하루 전에 내리는 비는 만나서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고, 이튿날 내리는 비는 헤어지면서 흘리는 슬픔의 눈물이라고 한다. 또 낮에 오는 비는 기쁨의 눈물이고 밤에 오는 비는 슬픔의 눈물이란 이야기도 있다.01

 

 

  음력 7월 7일인 칠월 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씩 만난다고 하는 날이다. 천문(天文)을 보면 견우와 직녀를 나타내는 별이 있는데, 견우성(牽牛星)은 28수에 있는 우수(牛宿) 육성(六星) 중 하나로서 서양 별자리로는 독수리별자리의 알타이어(Altair)별이고, 직녀성(織女星)은 거문고별자리의 베가(Wega)별이다. 이 두 별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칠월 칠석이 되면 실제로 천체(天體)의 운행(運行)에서 견우성과 직녀성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고 밤 하늘에 떠 있는 별들 가운데 이 두 별이 이 무렵에 가장 밝게 빛나기 때문에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칠월 칠석하면 흔히들 견우와 직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지만 우리나라에는 칠월 칠석과 관련된 특이한 또 다른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한단고기』의 「삼신오제본기」에 “7월 7석은 나반(那般)이 천하(天河) 즉, 송화강을 건넌 날이다. 이날 천신(天神)이 바다의 용왕에 명하여 하백(河伯)을 부르나니, 용궁에 들어가 이로 하여금 사해의 뭇신을 주관케 하시느니라.(七月七日卽那般渡河之日也是日天神明龍王召河伯入龍宮使之主四海諸神天河一云天海今曰北海是也)”라는 내용과 또 고려때 사람 원동중의 「삼성기」에 “인류의 시조는 나반이다. 처음 아만(阿曼)과 만난 곳은 아사달이었다. 꿈에 천신의 가르침을 얻어 혼례를 이루니 9환족(九桓族)은 모두 그 후예들이다.(人類之祖曰那般初與阿曼相遇之處曰阿耳斯夢得天神之敎而自成婚禮則九桓之族皆其後也)” 또 『신사기』 「조화기」편에는 “만물 가운데 가장 빼어난 것이 사람이다. 맨 처음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었으니 나반과 아만이다. 천하(天河)의 동쪽과 서쪽에 있어 처음에는 서로가 오고 가지 않더니 오랜 뒤에 서로 만나서 배우자가 되었다. 그 자손이 오색인종으로 나뉘어졌으니 곧,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 적색인종, 남색인종이 되었다.(五物之秀曰人 有一男一女 曰那般阿曼 在天河東西 初不相往來 久而後遇 與之遇 其子孫 分爲五色族 黃白玄赤藍)” 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로 미루어 보면 칠월 칠석은 천신의 뜻에 의해 인류 최초의 시조인 나반과 아만이 최초로 상봉한 날로 알려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칠월 칠석을 연중 큰 명절로 삼으면서 여기에 관련한 여러 가지 행사들을 벌였다. 고려 공민왕 때에는 왕이 직접 견우·직녀성에 제사를 지냈고, 백관들에게는 녹(祿)을 주었으며, 또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궁중에서 잔치를 베풀고, 선비들에게 절일제[節日製: 절일(節日)에 실시하던 과거시험으로 조선시대 성균관에 재학하는 유생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실시한 특별시험]를 보게 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날 각 가정에서는 밀전병과 햇과일을 차려놓고 가족의 무병장수와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기도 했으며, 특히 문인들은 글공부나 시를 짓는 것을, 처녀들은 직녀성을 보며 바느질을 잘 할 수 있도록 빌었다고 한다. 이날 새벽에 부녀자들은 이 시절(時節)에 나는 참외, 오이 등의 과일을 상위에 놓고 절을 하며 길쌈이 늘기를 빌었는데, 비는 동안 음식상 위에 거미줄이 쳐져 있으면 하늘에 있는 선녀가 소원을 들어주었으므로 길쌈이 늘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런가 하면 밭작물의 풍작을 위해 밭에 나가 밭제[田祭]를 지내기도 하고 ‘칠석맞이’라 하여 무당을 통해 자녀의 무사 성장을 기원하기도 했다.

  칠석에는 절식(節食)으로 밀국수와 밀전병을 먹었으며, 또 땀을 많이 흘려 부족하기 쉬운 수분을 보충해 주기 위해 다양한 과일을 화채로 만들어 먹었다. 그 외에도 증편, 게전, 잉어구이, 잉어회, 취나물 등 다양한 음식들을 먹으며 칠석을 보냈다.

  한편 칠석날이 되면 처녀 총각들은 짝떡이라 부르는 반달 모양의 흰 찰떡을 먹으며 마음 맞는 짝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빌면서 시집가는 날 신랑 신부가 같이 입을 댈 표주박을 심었다고 한다. 그리고 견우와 직녀같은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기 위해 고구려 이전부터는 평소 마음에 두고 있는 대상에게 사랑의 선물로 은행나무 씨앗을 주고 받았다고 전해진다. 은행나무(사랑나무)는 암나무와 숫나무가 따로 있는데, 숫나무와 암나무가 서로 마주만 봐도 사랑이 오고가 열매를 맺는다고 해서 처녀 총각들은 이 은행나무 씨앗으로 변치 않는 사랑을 기원했던 것이다.

  견우와 직녀처럼 1년에 한 번 밖에 만날 수 없지만 영원히 함께 하기를 바라며 사랑을 보여주는 날이기도 하며, 인류 최초의 시조인 나반과 아만이 만나 인간들을 번성시키기 시작한 날인 칠월 칠석! 비록 요즘 시대에는 연인들을 상대로 한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상술에 의한 사랑을 고백하지만, 과거로부터 내려왔던 미풍양식을 되살려 은행나무 씨앗을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01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를 다룬 최초의 문헌은 중국 한대(漢代)재해기(齋諧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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